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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품 | 전시 | 공연

빛과 색으로 그려낸 한국의 얼굴-‘한민족의 빛과 색’전

by 야옹서가 2002. 5. 24.

 May 24. 2002
|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5월 17일 서소문 구 대법원 자리에 이전 개관했다. 1927년 건립된 대법원 건물의 역사성을 고려해 전면 벽체는 보존하고 내부를 신축해 1900년대와 2000년대의 조우를 표현했다. 새 미술관 은 건평 4천여 평에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6개의 전시실, 자료실, 아트샵, 2백80여 평의 수장고, 옥상무대 ‘하늘마당’등을 갖춘 문화체험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색에 담긴 한국문화의 고유성 탐구해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개관을 기념해 ‘한민족의 빛과 색’, ‘천경자의 혼’ 등 2건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중 7월5일까지 열리는 ‘한민족의 빛과 색’전은 단순히 근·현대미술의 영역만을 다루지 않고 일상적인 삶의 현장, 전통문화 속에서 발견되는 색채미학까지 포괄했다. 1백20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활동 영역도 회화, 조각, 설치 등 순수예술부터 전통염색, 복식, 매듭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총 출품작 수는 1백50여 점.

제1실 도입부에서 태초의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색채의 스펙트럼으로 연결되는 설치공간은 본 전시 성격을 함축한다. 이어지는 제2실에서는 한국적 미감을 추구했던 유영국, 박생광, 김환기, 이대원 등의 회화작품을, 제3실과 제4실은 화려함과 순수함을 겸비한 전통공예의 고유색이 현대의 서울거리에서 변용된 모습을 포착했다. 제5실은 다양한 디지털 아트의 세계를, 제6실은 색채와 형상의 상징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출품작 중 주목할만한 작품은 1층 벽면에 전시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메가트론 작품 ‘서울 랩소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가 숨쉬듯 쉴새없이 점멸하며 삶의 편린을 비추는 2백80개의 모니터 속에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거대도시 서울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표현됐다. ‘서울 랩소디’는 본 기획전이 끝난 뒤에도 영구 전시돼 서울시립미술관의 상징물로 남게 된다.

상설전 ‘천경자의 혼’전도 열려
한편 미술관 2층 천경자실에서는 1940년대∼1990년대에 제작된 천경자 화백의 대표작 57점과 드로잉 36점을 상설 전시하는 ‘천경자의 혼’전이 개최된다. 이는 평소 개인미술관 건립을 희망했던 천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선뜻 기증했기에 가능했던 일. ‘생태’,‘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등 자전적 채색화를 비롯해 이국적 채색풍물화, 문학기행화 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유준상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개관전을 통해 자연에서 얻은 우리 색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확인하고자 하며, 특히 모든 시민의 공감대 형성에 중점을 두고 다채로운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본 전시의 관람료는 일반 2천원, 학생 1천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이며 전시기간 중 무휴. 부대행사로 2층 휴게실에서 색채치료의 일종인 오라소마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지하1층 강의실에서는 우리 색 물들이기, 전통매듭 짓기 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02-2124-8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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