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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품 | 전시 | 공연

아기토끼 미피와 친구들을 함께 만나요 - 미피 원화전

by 야옹서가 2002. 12. 27.

 Dec 27. 2002
| 만지면 찰떡처럼 말랑말랑할 것 같은 동그랗고 하얀 얼굴, 쫑긋 솟은 긴 귀, X자 모양으로 꼭 다문 입,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말똥말똥한 두 눈. 아기토끼 미피가 좁은 그림책 속을 벗어나 미술관으로 걸어나왔다. 2003년 1월 5일까지 분당 삼성플라자 6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피 원화전에서는 딕 브루너의 대표 캐릭터 미피와 친구들이 그려진 원화 40여 점이 전시된다.

섬세하게 계산된 단순함
네덜란드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딕 브루너의 첫 번째 동화책 《미피》(1955)의 출간과 함께 세상에 알려진 아기토끼 미피의 본래 이름은 ‘나인체 프라우스’-네덜란드어로 ‘폭신폭신한 아기토끼’라는 뜻이다. 아기를 기다리는 엄마·아빠토끼의 소원을 아기천사가 들어줘 태어났다는 미피는 곰인형과 철봉놀이를 좋아하는 명랑한 토끼소녀다. 미피가 텐트 속에서 숨바꼭질하는 모습, 씽씽카를 타고 달리는 모습,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모습 등 미피의 다채로운 활약을 큼직한 화폭 위에서 볼 수 있어 즐겁다.

 토끼의 특징을 최대한 압축해 표현한 미피 캐릭터는 계속 단순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초기 캐릭터와 현재의 모습은 약간 다르다. 초창기에는 귀의 윗 부분이 뾰족하고 원피스 하단이나 발 부분에서 각진 부분이 보이는데 비해, 1980년대를 전후로 등장하는 미피는 더욱 둥글둥글하고 단순해졌다.

단순한 모습 탓에 별 고민 없이 쓱쓱 그려낸 것 같지만, 손으로 일일이 그려낸 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건 딕 브루너만의 제작방식이다. 대상의 형태가 최대한 단순해질 때까지 트레이싱지 위에 반복해서 스케치해본 뒤, 선택된 형태를 우둘투둘한 수채화지 위에 옮겨 그리는데, 이는 컴퓨터로 작업한 그림에서 느낄 수 없는 섬세한 손맛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완성된 윤곽선은 이른바 ‘브루너 컬러’로 불리는 주황, 노랑, 초록, 파랑의 네 가지 기본 색상으로 채색돼 하나의 캐릭터로 탄생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밝고 선명한 원색이 캐릭터의 명쾌함에 힘을 실어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탄생한 동물친구들 
이번 전시에서는 미피 외에 곰돌이 보리스, 주근깨가 귀여운 아기곰 소녀 바바라, 꼬마돼지 뽀삐, 영리한 강아지 스너피, 농부 존 등 미피의 친구들도 소개된다. 이처럼 다양한 여러 가지 동물들의 특징이 어떻게 단순화됐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딕 브루너가 그려낸 캐릭터들은 대개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책을 읽는 아이와 대화하듯 마주보며 눈맞춤을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부대행사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피 그림그리기 행사가 진행되며, 주말에는 1층 이벤트홀에서 미피 캐릭터 커스튬 퍼레이드가 열린다. 딕 브루너 코리아(www.miffy.co.kr)에서는 전시장 내에서 판매중인 캐릭터상품의 10% 할인쿠폰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본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까지이며 1월 1일은 휴관. 전시관람은 무료다. 문의전화 031-779-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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