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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품 | 전시 | 공연

엄마, 올 여름엔 미술관으로 놀러가요

by 야옹서가 2003. 8. 1.

 Aug. 01. 2003
| 7, 8월은 화랑가에서 비수기에 속하지만, 여름방학 특수를 맞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채로운 기획전이 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어린이 대상 전시들은 ‘놀이와 체험’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는 이것저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았던 미술관의 제약에서 답답함을 느꼈던 아이들도 직접 작품을 만져보거나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기도 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눈높이를 맞춘 전시에 즐겁고, 어른들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어린이 대상 전시 두 가지를 함께 소개한다.

그림책 속 환상세계로 들어가자 - 동화 속 미술여행
그림책에 관심이 많다면 갤러리현대·두아트갤러리에서 8월 17일까지 열리는 ‘동화 속 미술여행’전을 찾아가 보자. 갤러리현대에는 다채로운 어린이가구와 체험적 설치미술작품이 마련되며, 두아트갤러리에서는 그림책 원화전이 열린다. 

갤러리현대 1층 전시장에 마련된 ‘그림책 작은 도서관’에서는 벽을 따라 그림책 원화들을 전시하고, 가구디자이너 이종명의 아기자기한 어린이 가구를 곳곳에 배치했다. 이 중 압권은 전시장 한가운데 원형 기둥처럼 매달린 대형 모빌. 조개껍질을 둥글게 잘라 색색가지 염색을 하고 매달아 가볍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모빌 주위에는 낮은 벤치를 사방으로 둘러 전시를 보다 지친 사람들이 쉴 수 있게 했다. 등받이가 길고 높은 의자에 앉아 왕이 된 아이, 놀이터에 온 것 마냥 바퀴 달린 목마를 타고 전시장을 빙글빙글 도는 아이들도 눈에 띈다.

김재규, 김경민, 성유진, 손진아, 조미영, 김태정 등 설치미술가 10명이 입체작품으로 꾸민 2층의‘예술가들이 읽어 주는 동화책 이야기’는 그림동화책 세계를 고스란히 옮겨온 듯한 모습으로 인기가 높다. 나무로 만든 작은 성채, 코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늘어났다 줄어드는 피노키오의 얼굴, 몸이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바뀌어 보이는 요술거울, 눈처럼 하얀 자갈밭 위에서 네온 방망이를 휘두르는 얼음나라 도깨비의 모습 등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옮겨온 듯한 가벼운 분위기지만, 그림책으로만 접했던 원화를 직접 보면서 아이들과 한바탕 놀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편 지하 1층에서는 《마지막 거인》 《삐비 이야기》 《짱뚱이와 황토의 열두달 일기》 《털끝 하나도 까딱하면 안되기》 등의 그림책을 매일 2작품씩 멀티슬라이드로 상영한다.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동그라미 상상그림책’에 어린이가 그림을 그려 제출하면 우수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공모전도 마련된다(8월 10일 마감). 본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아동 3천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10시∼오후6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전화 갤러리현대 02-734-6111, 두아트갤러리 02-737-2505.

일상 속 사물을 블록처럼 집적해 작품을 만든다 - 블록으로 지은 미술관
 ‘동화 속 미술여행’전과 더불어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전시로 평창동 A+스페이스에서 8월 24일까지 열리는 ‘블록으로 지은 미술관’도 주목할 만하다. 강용면, 권기수, 안윤모, 이정승원, 주재환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블록 쌓기 놀이를 미술에 접목시킨 기발함이 돋보인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미니카에서부터 포스트잇에 이르기까지, 보잘것없는 일상의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집적하는 행위를 통해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심을 유발하는 것.

2백여 평의 전시장을 ‘블록 미술관’과 ‘블록 놀이터’로 나눠 작품 감상 영역과 놀이 영역을 구분하면서, 작가들의 작품과 아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만든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작가 조현진과 관람객이 함께 만드는 블록 벽화 이벤트는 참여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다. ‘블록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블록으로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본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4천원, 아동 3천원. 장애아동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서울옥션 02-39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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