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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품 | 전시 | 공연

현실의 재현을 넘어선 사진예술의 실험무대-제3회 사진영상페스티벌

by 야옹서가 2003. 8. 8.

Aug. 08. 2003 | 평창동 가나아트센터·포럼스페이스에서는 8월 31일까지 ‘제3회 사진영상페스티벌’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3회 째를 맞이한 본 전시는 ‘금지’라는 대주제 아래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 한국 등 12개국 작가 20명이 참여해 사진·영상작품 70여 점을 선보였다. 출품된 사진의 규모가 상당부분 축소되고 한국작가의 참여 폭도 대거 줄어든 것이 1, 2회 전시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금지된 허구’‘보이지 않는 풍경’‘비디오 포럼’의 세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 올해 전시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첫 번째 파트인 ‘금지된 허구’. 1990년대 이후 활발하게 전개된 포스트모더니즘 사진 속에서 다양한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한 참신함이 돋보인다. 현실세계에서 포착한 일상의 이미지와 합성을 통해 조작된 이미지가 교묘하게 맞물리고, 인화지를 넘어 캔버스, 필름지 등 다양한 재료 위에 펼쳐지는 사진의 모습은 사진과 회화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는다. 개념적인 사진설치작품부터 합성사진에 이르기까지 작가마다 다양한 시도도 눈길을 끄는 부분.

누가 사진을 진실의 기록이라 했나? 
예컨대 네덜란드 작가 데지레 돌롱의 사진들은 얼핏 보기에 그냥 조작하지 않은 사진처럼 보이지만, 물안개가 금방이라도 피어오를 것 같은 은은한 풍경은 사진을 디지털이미지로 전환해 고요한 느낌이 강화되도록 손을 본 것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디지털 이미지의 조작을 한번 거쳤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고 오히려 겉으로 드러내는 작가도 있다. 그 예로 아넬리스 스트르바는 가족이라는 친근한 대상을 소재로 삼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고, 컴퓨터로 색을 입힌 일련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마치 디지털이미지라는 것을 광고라도 하듯 윤곽이 픽셀과 픽셀 단위로 나눠져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밖에 몇 차례의 단체전으로 국내에도 익숙해진 샌디 스커글런드의 컬러풀하고 위트 넘치는 작품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포인트다.

사진의 눈으로 재해석된 풍경 선보여
한편 기존의 ‘정직한’ 풍경사진과는 달리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보이지 않는 풍경’파트에서는 사진의 눈으로 재해석된 풍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민병헌의 ‘잡초’연작은 흔히 사람들이 별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미미한 풀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여 한 폭의 은은한 수묵화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건축물 기록사진을 주로 찍어온 프랑크 브로우어는 수평적 요소가 강조된 기하학적 구성의 사진을 선보였는데, 마치 미니멀리즘 조각을 정면에서 찍어 부피감과 거리감을 소멸시켜버린 사진처럼 평평한 느낌을 준다. 

이밖에 ‘비디오 포럼’에서는 비디오와 슬라이드쇼를 상영한다. 전시의 부대행사로 상설전시장에서 매일 오전10시∼오후 7시까지 배병우의 타히티 풍경, 동경 비디오페스티벌 필름 등이 상영되며 관람자를 대상으로 사진서적 및 화보집을 20∼50퍼센트까지 할인 판매하는 아담한 포토북페어도 개최된다. 한편 가나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는 해금연주자 김애라 콘서트(16일 오후6시), ‘Dive into the Cinemusic’(22일 오후7시), 피아니스트 이루마 콘서트(23일 오후7시) 등의 공연이 열린다.

본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4천원, 소인 2천원.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전화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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