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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만난 길고양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만난 길고양이. 나름대로 야성적인^^ 고등어무늬다. 이상하게도 집 근처에서는 길고양이를 만나기 힘든데, 어제는 운이 좋았는지 화단 창살 반대편을 기웃거리고 있는 녀석과 만났다. 마음은 급한데 고양이가 도망갈까봐, 살금살금 카메라를 꺼내 찍었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한 장, 한 걸음 더 다가가서 한 장. 고양이는 갑자기 터지는 불빛에 놀랐는지 화단 밑 틈새로 기어들어가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고양이는 도망갈 때 꼭 한번씩 뒤를 돌아본다. 귀찮은 인간이 계속 쫓아오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걸까? 돌아볼 그 시간에 차라리 한 걸음이라도 더 가면 더 빨리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거나, 창살 사이로 카메라 렌즈를 디밀고 다시 찍는다. 고양이 동공에 불.. 2006. 7. 30.
오래간만에 찍는 안국고양이 종로매점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 밑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노랑둥이 녀석. 원래 있던 노랑둥이 녀석과 몸의 무늬가 좀 다르다. 등짝 근처 줄무늬에 황토색 털이 더 짙다. 슬슬슬 나와서 마실 간다. 왠지 저 앞에 걸어오는 청년과 '대결 모드' 같다. 엄폐물이 없어 불안해 보이지만, 저 앞에 보이는 자동차까지만 서둘러 가자구. 그럼 그 밑에 숨을 수 있을 테니까. 길고양이는 여차하면 숨을 수 있도록 엄폐물 가까이 몸을 붙이고 조심스레 걷는다. 자동차가 있으면 차체 쪽으로, 아무 것도 없으면 벽 쪽으로 몸을 바짝 붙이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자동차 밑에 숨는 데 성공. 누가 보면 수상한 인간으로 오해할만한 자세로, 바닥에 눕다시피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차 밑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찍으려니 쉽.. 2006. 7. 29.
아기고양이 '코팩이' 일산에 사시는 황이슬 님 댁에서 보호 중인 3개월 된 길고양이 '코팩이'. 코에 머드팩을 한 것처럼 검은 얼룩이 있어서 임시로 붙인 이름이 '코팩이'다. 각이 안 나와서, 최대한 몸을 뒤로 눕혀 벽에 기대고 사진을 찍는데 이 녀석이 슬그머니 다리 위에 올라왔다. "응?" 하는 듯한 동그란 눈매가 귀엽다. 개성이 넘치는 얼굴. 어디서 잃어버리더라도 금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코팩이는 생후 5주 경, 죽은 어미 고양이 곁에서 발견된 삼형제 중 한 녀석이다. 함께 발견된 노랑둥이 한 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삼색이와 코팩이 두 마리만 남았다. 코알라 같기도 한 귀여운 코팩이를 데려갈 분이 빨리 나타나길. 오뚜기 인형처럼 앉아 있는 코팩이의 뒷모습. 검은 얼룩 부분에 군데군데 흰 털이 섞여 있다. 2006. 7. 16.
태릉동물병원에서 태릉동물병원 김재영 원장님은 길고양이 보호뿐 아니라 한국 토종고양이의 위상 정립에도 관심이 많다. '길고양이 밥주는 사람들' 기사 때문에 한번 만나뵈었을 뿐이지만,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인데도 낯설지 않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위한 일을 하자는 것, 그리고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과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감성에 소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일치하는 생각에 반가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즐겁다. 모든 취재가 다 유쾌하게 마무리되는 건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순간, 상호공감이 가능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몸은 고달파도, 그렇게 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기에 취재 일을 쉽게 놓지 못한다. 다리가 부러져 .. 2006. 7. 14.
신도림 길고양이, 심돌이 신도림 인근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길고양이 심돌이. 신도림 냥이왕초 님이 불임 수술을 해 주고 사료를 주며 돌보고 있다. 늘 여동생과 함께 지내던 심돌이는 아파트 8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함께 뛰어내렸던 여동생은 죽고, 심돌이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진 후에 살아남았다. 아파트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사람이 오르내리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가, 난간에서 무심코 뛰어내려 이런 식으로 다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1층에 위치한 냥이왕초 님 댁 베란다에서는 심군을 비롯해 심돌이, 얼마 전에 새끼를 낳아 데리고 온 삼색이 어미까지 볼 수 있다. 삼색이 어미와 새끼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가끔 고등어 무늬의 아깽이가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조심성 많은 어미가 새끼를 곧 불러들이곤.. 2006. 7. 8.
안국동의 길고양이 안국동 종로매점(이라고 쓰고 고양이집이라고 읽는다) 앞에 서식하던 길고양이들이 한동안 뜸했다. 도로공사를 한답시고 고양이들이 즐겨 모이던 곳 근처의 땅을 다 파헤쳐놓았으니, 고양이들이 마음 편히 놀러올 리 없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들러보았더니, 못 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자동차 밑에 숨어있다가 발견된 고양이. 초점이 멀리 이끼 쪽에 맞았다. 인기척이 느껴지니, 불편했는지 훌쩍 일어나서 혼자 또 둣둣 간다. 자동차 옆에 서서 내가 쫓아오는지 어쩌는지, 뒤돌아본다. 보통 여기는 삼색 고양이가 지배하는 곳인데, 노랑둥이 얼룩이는 거의 못 보던 녀석이다.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오른쪽에 보이는 철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덕성여고 뒷문인데, 대개는 잠겨 있다. 고.. 2006.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