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놀이를 하는 스밀라 귀는 부엉이 귀. 2007. 6. 12. 고양이 입술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은 웃음을 지을 수 없다고 한다. 사람처럼 감정에 따라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인간이 평소에 얼마나 밋밋한 일자형의 입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하루 중에 얼마나 오랫동안 그런 일자형 입술로 살아가는지 곰곰 생각해보면, 고양이가 사람보다 더 풍부한 표정을 지녔다는 주장은 반드시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고양이의 입술에는, 적어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사람의 입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표정이 있다. 고양이의 선명한 ㅅ자 입술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어떻게 보면 단호해 보이고, 어떨 때는 심통이 난 것 같다. 뭔가 집중해서 바라볼 때, 어린아이처럼 살짝 입술을 벌리고 바라보는 모습은 압권이다. 특히 세상 모르고 잠든 새끼 고양이의 입술은 살짝 .. 2007. 6. 2. 장식장 놀이 2007. 5. 22. 같은 곳을 바라보기 집에 있던 장식장 맨 아래 칸에 수석을 하나 놓아두었는데, 잡동사니가 쌓인 장식장 앞을 치운 뒤에 스밀라가 슬그머니 올라가 앉아있습니다. 어머니는 스밀라 앞모습도 귀엽지만, 볼이 볼록 부풀어오른 옆모습이 더 귀엽다며 이 사진을 고르셨네요. 수석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습니다. 2007. 5. 21. 스밀라 이야기 장마가 징글징글하게 계속되던 작년 7월 중순께, 조그만 회색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왔다. 친구네 집 근처에서 방황하다 구조된 고양이였다. 고양이를 구조한 친구는 틈틈이 밥을 주며 닷새 동안 고양이를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혹시 고양이를 찾으러 온 사람이 나타날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찾는 사람은커녕 전단지도 나붙지 않았단다. 결국 친구가 임시로 구조해 돌보던 고양이는, 한번의 입양과 파양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내게로 왔다. 아직은 도저히 고양이를 키울 형편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엄두도 못 냈던 고양이와의 생활을 떠밀리듯 얼떨결에 시작한 셈이다. 그 녀석이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 스밀라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말도 없고 소심하고 늘 불안해 보이던 녀석은, 이제 큰 소리로 앵앵 울며 의사 표현을 할 줄.. 2007. 5. 19. 같기도 스밀라는 문지방 앞에 몸을 길게 누이고, 가끔 꼬리를 땅바닥에 탁탁 치며 음악을 듣는다. 정말로 음악을 듣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 집에서 뭔가 소리가 나는 곳은 라디오 근처밖에 없는데다가, 꼼짝 않고 앉아 그 근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으니 그렇게 상상할 뿐이다. 문지방은 밟지 않는 거야. 사람으로 따지면 집 주인의 목을 밟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생각하다가, ‘아무렴 어떠냐’ 하고 내버려둔다. 스밀라는 문지방 위에 앉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을 닫지 못하게 그 자리를 선점하고 싶은 것이다. 안 같기도 하고, 밖 같기도 한 그곳에. 2007. 5. 17.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