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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프로젝트(9.23~24) 2005년 가을께 인터뷰했던 극단 '뛰다'에서 가끔 소식지가 온다. 인형을 매개로 한 연극(아동인형극이 아니라)에 관심이 있었기에 인터뷰가 끝난 뒤에 회원가입도 하고 새 공연 때마다 보러가곤 했다. 마지막으로 본 공연은 2007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 어두운 하늘 아래, 왕과 왕비의 머리가 달린 거대한 천이 나부끼던 불길하면서도 매혹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햄릿'을 기점으로 음악극과 인형가면극의 요소가 강조되는데 '앨리스 프로젝트'에서는 어떻게 변했을지 보고싶다. 23일, 24일이면 평일 저녁인데, 회사를 안 나가니 과천에서 하는 저녁 공연도 볼 수 있네. 그 점은 좋다. 공연 소식은 아래에. 2009. 9. 14.
달항아리 같은 고양이의 뒷모습 내가 오래 집에 있어 좋은지, 스밀라가 내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살짝 이지러진 달항아리 백자처럼 탐스러운 자태로 등 돌리고 앉아 귀만 쫑긋쫑긋한다. 그런 스밀라의 등 위로 가느다란 길이 보인다. 흰털 사이로 까만 털이 올올이 얹힌 자리마다 길이 되어서, 어서 내게 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그런 무늬다. 스밀라가 호랑무늬였으면 그 길은 횡단보도처럼 연이은 가로줄무늬 길 까맣고 노랗고 하얀 카오스 무늬였으면 징검다리처럼 퐁퐁 뛰어가는 길 아메리칸 숏헤어 무늬였으면 골뱅이처럼 뱅글뱅글 맴도는 길이었겠지만 스밀라는 그냥 스밀라여서,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쭉 이어지는 곧고 가느다란 길 내 손이 그 길을 따라 하늘을 날아, 스밀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러 간다. 곁에 있어도 모른 척, 식빵 자세로 등 돌리고 앉아 있지만,.. 2009. 9. 14.
고양이 블로그로 맺은 귀한 인연 '고양이의 날' 행사가 끝날 무렵,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물결치는 바다를 의연하게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투명한 색유리로 모자이크한 것인데, 4년 전 단행본 기획을 할 때 뵌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세피로트(김동현) 님의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고양이 옆모습으로만 생각했는데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어서 가만히 보니, 제 블로그의 메인 사진인 '바다를 건너는 고양이' 모습이더라고요. *유리 느낌을 보기 위해 역광으로 찍어서 테두리가 까맣지만, 원래 액자틀은 원목 색깔이에요. *사진 원본(왼쪽)과 스테인드글라스(오른쪽)로 변신한 모습. 가보로 간직하겠습니다^^ * 밝은 빛 아래 찍은 모습. 유리여서 바닷물 뒤로 스밀라의 앞다리가 살짝 비칩니다. 한 칸 한 칸 어울리는 색유리를 잘라 퍼즐 맞추듯 채워 넣는.. 2009. 9. 13.
카메라 가방에 들어가려는 고양이 "북북, 북북." 스밀라가 발톱을 세우고 가방 뜯는 소리가 난다. 가죽을 너덜너덜하게 잡아뜯어 망가뜨린 가방이 벌써 서너 개는 넘는지라, "안돼!"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앉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차마 혼낼 수 없었다. 카메라 가방에 몸을 절반쯤 얹고서 저러고 있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방이 너무 작아서 걸치고만 있는 듯... "응? 무슨 문제 있음?" 하는 얼굴. 초점이 안 맞아도 이 사진이 좋다. 오히려 더 눈빛이 촉촉해 보여서. "에이, 내가 가방 뜯는 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럼 나는 잠깐 눈을 붙이겠음" 하는 자세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흰 식빵이 된다. 아프고 나서 어리광쟁이가 됐는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큰 소리로 울며 뛰어내려오는 것도 애틋.. 2009. 9. 11.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이렇게 보냈어요 9월 9일, 제1회 고양이의 날 첫날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9월 12일(토) 오후 12~6시에도 '길고양이 친구 맺기' 행사가 있습니다. 2002년부터 찍어 온 길고양이 사진 중 99장을 선별해, 종이액자에 넣어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해주시기를 바라며 시작하는 행사입니다. '고양이의 날' 행사를 계기로 길고양이의 가족이 되기로 약속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이 행사에는 사진을 데려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징적인 입양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럼 9월 9일 첫번째 고양이의 날에 있었던 행사 사진들 쭉 나갑니다. '길고양이 친구 맺기' 행사 모습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홍대앞 쌀집고양이는 햇살이 기분좋게 들어오는 구조여서 좋아요.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의 얼굴이 드러나는 .. 2009. 9. 10.
9월 9일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축제에 초대합니다 9월 9일, 홍대앞 쌀집고양이에서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행사를 엽니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란 말이 무색할만큼, 거리에서 태어나고 죽는 고양이들의 삶은 턱없이 짧고 쓸쓸합니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우리 곁의 고양이를 따뜻한 눈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려 합니다. 고양이의 질긴 생명력을 뜻하는 아홉 구(九)와 고양이가 주어진 시간 ㄷ오안 오래 살아남기를 바라는 오랠 구(久)의 음을 따서, 9월 9일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로 삼고 매년 이맘때 고양이를 위한 행사와 전시를 열기로 했습니다. 날짜를 정하는 것은, 이 행사를 매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날'이라고 해서 거창한 기념일로 생각하기보다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있고, 고양이와 함께 더불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2009.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