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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마을에서 보낸 ‘고양이 휴양 여행’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작년 가을 마츠야마 현으로 고양이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고양이 섬 아오시마. 처음에는 당연히 별 무리 없이 들어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섬은 하늘이 허락해줘야 발을 디딜 수 있는 땅이었다. 섬으로 들어가는 날은 아침부터 보슬비가 내렸다. 사실 비보다 더 큰 문제는 바람이었다. 이십 명 남짓 탈 수 있는 작은 배는 풍랑이 일면 위험하다. 오전 배는 들어가도, 오후 배는 뜨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함께 배를 탔던 사람들 모두의 눈에 실망한 빛이 어렸다. 결국 들어온 배로 다시 나가야 하는 상황.  아예 오후 배는 운항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하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배가 뜰지 말지 모르겠다고 하니 마음이 더 복잡했다. 하지만 그날 섬에서 발이 묶인다면 다음날로.. 2016. 2. 25.
어른아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결핍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그 결핍이 어떤 방향으로 인생을 바꾸는가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결핍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만, 어떤 결핍은 반작용으로 집착이나 강박을 만들어낸다. 성장 과정의 결핍과 관련해 흔히 인용되는 알코올중독자의 두 아들 이야기가 있다. 날마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를 보며 자란 큰아들은 아버지처럼 알코올중독자가 되었고, 작은아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목사가 되었다. 당신은 왜 그런 사람이 되었느냐고 묻는 질문에, 두 아들은 똑같은 답을 했다. 아버지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보면 이것은 “환경도 극복하기 나름”이라는 교훈을 주기 위한 일화다. 그럼 큰아들은 실패자이고 작은아들은 성공한 사람일까. 한데 나는 그런 교훈을 얻기보다.. 2016. 2. 14.
<시튼의 동물 이야기> 한정판(궁리)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라면 어렸을 때 읽었던 늑대왕 로보 이야기가 생각난다. 로보를 잡기 위해 로보의 아내인 은빛 늑대 블랑카를 죽여 함정을 만들고, 그것 때문에 이성을 잃고 결국 잡힌 로보를 안쓰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 읽었던 건 아동용 축약본이었을 것이다.그때는 시튼이 고양이 이야기까지 썼다는 건 몰랐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그가 남긴 다른 책들을 접하면서 새삼 그가 얼마나 동물의 삶에 깊이 매료되었고, 깊은 감정이입 속에서 글을 썼는지 알게 되었다. 흔히 시튼을 '학자가 아닌 작가의 시점으로 동물의 세계를 그려낸 사람'이라고 말한다.그는 동물을 미개한 생물이나 통제할 대상으로 보는 대신, 그들에게도 희로애락이 있고 존중받아야 할 세계가 있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주는데, .. 2016. 2. 8.
단백뇨 진단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스밀라가 단백뇨 진단을 받았다. 새벽부터 뽈뽈거리며 잘 돌아다니고 간식 달라, 놀아달라 호통과 밥투정이 늘어 건강해진 것처럼 착각하기 쉽지만 남은 생애 동안 스밀라가 신장질환이나 그에 따른 합병증과 싸워야 한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한 해 동안 분가, 퇴사, 이직 같은 일을 연달아 치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동안 스밀라에게는 평화로운 기간이 이어진 탓에 잊고 있었다. 스밀라는 벌써 열두 살, 사람으로 치면 일흔 살쯤 되는 할머니 고양이고, 환자라는 걸. 원래 6개월마다 갔어야 하는 건강검진을, 바쁘다고 몇 달 미뤘던 탓인 것 같아 심란하다. 간식 달라는 소리에 차오 추르며 동결 닭가슴살 따위를 꼬박꼬박 먹였던 것도 그렇고... 스밀라는 단백질 섭취 .. 2016. 2. 1.
아사쿠사의 논 그림, 또는 고양이 그림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重廣, 1797~1858)의 (1857)는히로시게의 만년작이다. 고양이의 쓸쓸한 뒷모습에서 예순이 넘은 노화가의 그림자가 언뜻 비친다면너무 과장된 상상일까. 어쨌거나, 우키요에 하면 떠오르는 호쿠사이의 후지산이나 파도 그림보다도나는 이 그림이 좋았다. 누군가에게 이 그림은 그저 아사쿠사의 논 그림으로 보이겠지만, 심지어 제목에도고양이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고양이 판화'로 보인다. 보는 이가 그림 속 어느 곳에 마음을 두는가에 따라 그림의 주제가 달리 느껴지고전경과 배경이 교차되는 것처럼, 지금 준비하는 책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고양이 사진집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에 대한 책이 될 것이다.한데 고양이.. 2016. 1. 29.
[안내] 2016년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후원달력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내년이면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고 하네요. 매년 고양이를 테마로 고보협 달력이 나오는데, 올해는 재개발 고양이를 테마로 달력을 만들 예정이라고 해서 그간 찍은 길고양이 사진들을 보내드렸습니다. 저는 사진기부를, 고양이 잡지 를 만드는 펫러브에서는 편집디자인 기부를 해주셨고요. 달력 판매 수익금은 고양이들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매년 길고양이 치료비와 보호소 고양이들 돌봄비로 적잖은 금액이 들어간다는 걸 알기에, 제가 기획해서 매년 진행하는 '고양이의 날' 전시 때도 약소하나마 후원판매를 하고 수익금으로 고보협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만, 올해는 달력 사진에도 참여하게 되어 보람이 있네요. 아래는 탁상달력 내지 사진 12장입니다. 재개발이 끝난,.. 2015.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