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동묘지에서 열린 고양이 만찬 화려한 식탁도 진수성찬도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따뜻해지는 고양이 만찬. 만약 일본여행 중에 야나카 레이엔(谷中霊園)을 들를 기회가 있다면, 운좋게 그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일본의 유명한 공동묘지 야나카 레이엔에서 열린 '고양이 만찬' 장소를 찾아가봤다. 일본에서 길고양이를 만날 확률이 높은 곳을 세 군데만 꼽으라면 단연 묘지, 절, 주택가 골목이다. 골목이야 한국에서도 길고양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묘지나 사찰에 길고양이가 있다는 건 의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외진 곳에 있는 데다 인적도 드물어 먹을것도 없어 보이는 한국 묘지와 달리 주택가 한가운데서도 묘지를 흔히 볼 수 있어,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고양이들의 쉼터로 애용된다. 특히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의 손길은 이들 묘지 고양.. 2008. 8. 25. 츠키지 고양이의 아침식사 츠키지, 라는 말을 내뱉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푸른빛이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순간, 파르스름한 공기는 바다를 닮았다. 비릿하고 축축한 바다 냄새가 떠도는 공기 속에, 전국 각지의 스시집으로 팔려나갈 차례를 기다리는 은빛 참치들의 무덤이 있다. 바닷속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벗어나 육중한 몸을 바닥에 누인 참치들은 평화로워 보인다. 그 은빛 무덤 사이로 장화를 신고 눈을 번뜩이며 다급히 수신호를 날리는 참치 경매 참여자들, 다이와 스시 앞에 길게 줄지어 선 관광객, 지루한 기다림에 보답하듯 먹음직스런 자태를 뽐내며 접시에 올라앉은 스시... 츠키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은 대개 이런 이미지다. 그러나 초를 다투는 긴박한 참치 경매가 끝나고, 감칠맛나는 스시에 아쉬운 입맛을 다시며 스시집을 나선 .. 2008. 8. 19. 올해도 고양이 여행 다녀왔습니다. 올해도 여름휴가를 내서 고양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야나카의 고양이들은 여전히 여유롭게 늘어져 있더군요. 여행 도중에 렌즈 하나 깨먹고(새로 산 지 두 달밖에 안된 건데, 흑),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가 연착되어 공항버스가 끊기는 등 자잘한 사건은 있었지만 하여튼 큰 사고없이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쳐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스밀라가 저를 보고 막 달려나오는 바람에 감동했답니다. 돌아오니 일이 잔뜩 밀려 있네요;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은 정리해서 포토앨범으로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작년에 찍은 사진도 몇 장만 인화하고 대부분 하드에 잠자고 있어서요. 참 이번에는 글도 많이 넣어볼 거라서 들어갈 컨텐츠를 정리하는데 좀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그래도 앨범으로 묶어놓고 나면 기념이 되겠죠? 2008. 8. 7. 귀가 의식 회사에 다시 나가게 되자, 퇴근 때마다 스밀라가 현관 앞까지 마중 나오는 빈도가 높아졌다. 열쇠를 쩔걱거리며 꺼내 끼울 때, 문 너머로 우엥 소리가 들리면 이미 스밀라가 현관까지 나온 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을 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여 초 정도, 하지만 스밀라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땡' 소리를 내는 순간을 신호 삼아 뛰어나오기 때문에, 나는 스밀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문을 열면 발아래 동그란 눈을 뜨고 우엥 울며 나를 올려다보는 모습은 귀엽지만, 한편으론 "또냐?" 싶다. 현관까지 맨발로 나왔으니, 스밀라를 붙들고 털버선발 네 개를 일일이 닦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별 수 없이 동생을 불러 일단 스밀라를 붙잡게 하고, 수건에 물을 적셔와 발을 닦아 준다. '퇴근하자마자 스밀라 발 닦기'가 .. 2008. 7. 27. 제3의 아깽이 어린 길고양이 두 마리를 찍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제3의 아깽이. 세 마리 다 얼굴이 비슷비슷해서 헷갈린다. 그래도 어미는 누가 누군지 구분하겠지. 지붕 위로 열심히 기어올라가더니, 처마 밑에 도사리고 앉아 지켜본다. 해치지 않을 텐데...여전히 겁먹은 눈빛. 2008. 7. 13. 어린 길고양이들 지붕 끄트머리에서 놀고 있던 어린 고양이 발견. 깜짝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 날 빤히 보면서 얼어붙어 있다가, 내가 움찔움찔 하면서 가까이 다가갈 자세를 취하니 얼른 도망가 버렸다. 지붕 너머 덤불 속에 다시 고양이가 보이기에 당겨 찍어봤더니, 그늘 쪽에 한 녀석이 더 있었다. 마지막 사진에서 앞에 선 녀석의 앞발에 얼룩무늬가 없는 걸로 봐서는, 뒤에 숨은 녀석이 아까 달아난 녀석인 듯. 사진을 찍기 전에 고등어무늬 어미고양이가 앞질러 간 걸로 보아, 아마 그 고양이의 새끼들인 것 같다. 솜털이 뽀송뽀송한 게 이제 서너 달쯤 되었으려나. 똘망똘망한 녀석들. 어른 고양이들은 의외로 사람을 피하지 않고 다가오기도 하지만, 어린 고양이들은 대개 조심성이 많아서 인기척이 나면 잽싸게 도망간다. 뒤에 있는 녀석.. 2008. 7. 12.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