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길고양이의 뭉클한 배려 고양이를 만나러 가면, 그네들이 뭘 하며 지내는지 가만히 앉아 바라봅니다. 사람 사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듯이, 고양이의 하루도 그렇게 담담하니 지나갑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알아챌 수 없는 고양이의 작은 배려를, 몸짓에서 읽을 때가 있습니다.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와 아기 통통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통통이가 잘 따라 오나, 못 오나...한 배에서 난 통키보다 조금은 허약한 통통이 때문에, 노랑아줌마의 표정에도 근심이 담긴 듯합니다. 통통이도 점프는 잘 할 나이인데, 오늘은 엄마 꼬리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노랑아줌마는 애가 타는지 통통이를 돌아보며 부릅니다. "이 정도면 넘을 수 있겠니?" 노랑아줌마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꼬리를 들어.. 2010. 10. 28. 금배추밭 지키던 길고양이, 부럽다 추석연휴 전인 9월 15일 H모 사의 포기김치 10kg을 주문했다가, 배추값 폭등으로 배송받지 못하고 '보름만 더 기다려달라'던 말에 묵묵히 기다린 게,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더 이상은 못 기다릴 것 같아서 주문을 취소하려던 차에, 업체에서 메일이 왔네요. 내일은 꼭 보내주겠노라고... 배추값이 오른다고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중간유통상의 주머니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는데... 도대체 이 배추는 금배추도 되었다가, 무용지물이 되었다가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날이 추워지면서 또 배추값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고 하니 한숨이 나네요. 작년 이맘때 풍성하게 자란 배추밭을 홀로 지키던 길고양이가 생각나 사진을 올려봅니다. 누르면 커져요^^ 아, 저 많은 배추들...보.. 2010. 10. 27. 루브르의 '고양이 미라', 애틋한 표정 고양이가 가축의 개념으로 인간 곁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부터라고 합니다. 이집트 여신인 바스테트가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기에, 고양이는 이집트인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동물이었을 것입니다. 프랑스 고양이 여행 중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로 루브르 박물관을 꼽았던 것은, 이집트관에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의 미라를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무덤 주인의 사망 시기에 맞춰서 이 많은 고양이들이 자연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먼 옛날 한국에서도 그랬듯 순장 형식으로 죽음을 맞았겠지요. 인간의 무덤에 묻히기 위해 생목숨을 끊어야 했던 고양이의 비애는 오랜 세월에 탈색되어 그저 담담한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집트 고양이 미라의 형태는 이렇게 대부분 끝이 동그란 원기둥 .. 2010. 10. 24. 아기 길고양이의 '수줍은 발라당' 반가움을 표시하는 어른 고양이의 발라당 자세는 거침이 없습니다. 스밀라도 가끔 저를 거실로 데려가서, 몸을 바닥으로 툭 던지고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배를 드러내곤 하는데, 길고양이의 발라당도 마찬가지로 사랑스럽습니다. 특히 발라당 자세의 묘미는 절반으로 접은 앞발의 귀여운 각도와 '아잉~그냥 갈 거야?' 하고 말하는 듯 고개를 갸웃한 자세가 핵심입니다. 벌써 몇 년째 밀레니엄 일족의 대장 노릇을 해온 카오스 대장냥은 오랜 세월의 노련한 경험으로 발라당의 기본 자세를 연출해 냅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본 아기 길고양이 통통이는, 발라당 동작의 시늉을 하기는 하나, 아직 그 핵심을 모릅니다. 발라당의 기본은 애정을 표현하는 대상의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약간은 유혹하는 듯한 느낌으로 해야 하는.. 2010. 10. 24. [폴라로이드 고양이] 087. 마음의 감옥 마음이 고단하면 창살이 없어도 사방이 감옥입니다. 마음의 감옥에서 한 발짝만 걸어나오면 되는데, 그 처음 한 발을 내딛지 못해서 영영 갇히고 맙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0. 23. [폴라로이드 고양이] 086. 동굴 아저씨 가끔 보노보노를 떠올려 보곤 합니다. '동굴 아저씨가 가둬버릴지도 몰라'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던... 겁많은 보노보노가 동굴 아저씨를 정말 만났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가끔은 동굴 속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울적한 생각은 동굴에 가만히 놓아두고, 동굴 밖으로 나올 때는 그 생각이 따라나오지 못하게 커다란 바위로 동굴 입구를 단단히 막아버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굴을 빠져나오고 싶습니다. 그런 동굴 아저씨, 어디 없나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0. 22. 이전 1 2 3 4 5 6 7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