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 고양이] 020. 그 친구의 앞머리 고등학생 때 우리 반에는 앞머리가 너무 길어 눈을 찌를 것만 같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옆으로 넘겨 핀을 찌르거나 좀 자르기라도 하면 시원할 것 같은데 친구에게 짧은 앞머리는 촌스러움의 상징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그땐 학교에서 정한 '단정한 학생의 앞머리, 뒷머리 길이'가 정해져 있었지만 머리를 자르게 만들려는 주변의 압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머리를 사수하려는 친구의 노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길이를 짧아 보이게 하려고 롤을 말기도 하고, 머리 끝에 실핀을 꽂아 속으로 접어서 말아넣기도 하고... 불시에 머리 단속을 하는 교련 시간에는, 책상과 걸상을 비상계단으로 빼놓고 원래부터 없던 학생인양 슬쩍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앞머리가 길어 눈을 찌르는 고양이를 보면, 그 친구 생각이 가끔 납니다. 그때 찍었던 .. 2010. 8. 18. 창가의 고양이들, 마음 짠한 뒷모습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창가입니다. 기분좋은 햇살이 들어오기도 하고, 바깥공기 냄새를 맡을 수도 있으니까요. 언제 보호소 밖으로 나갈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창가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고 새소리를 들으면 갑갑한 마음도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습니다.그런 고양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쫑긋 세운 귀와 통통한 엉덩이가귀여워 쓰다듬어주고 싶다가도, 예전 집과 가족이 얼마나 그리울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고양이에게바깥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는 저 창문밖에 없기에... 마냥 귀엽게만 바라볼 수없는 건, 저 뒷모습에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한 마리만 고즈넉하게 앉아있던 창가에 두 마리가 더 늘더니,.. 2010. 8. 18. [폴라로이드 고양이] 019. 우리 다시 싸우지 말자 어렸을 때, 오빠나 동생과 싸우게 되면 어머니는 우리를 불러다놓고 잘잘못을 가린 다음, 화해하라고 포옹을 시켰습니다. 혼나고 나서 억지로 하는 포옹은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들던지.... 그때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말로 사과하기 어려울 때 대신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몸짓이 포옹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다시는 싸우지 말자' 말하지 않아도, 그냥 그렇게 마음으로 전해지니까요. 추천은 블로그에 가장 큰 힘이 됩니다^ㅅ^ 손가락버튼을 눌러주세요~ 2010. 8. 17. 길고양이 세계에도 조연이 있다 *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응원해주시는 세 가지 방법! 1. 파란색 배너를 눌러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 보세요^^ 직접 뵐 수는 없지만, 글을 구독하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새 글을 쓸 때마다 큰 힘을 얻습니다. 2. 트위터 이웃맺기 @catstory_kr 3. 길고양이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트위터 모임, '길고양이당' 가입하기 http://bit.ly/bwgvRr 어떤 이야기에든 주연급 등장인물이 있으면 조연급이 있게 마련입니다. 늘 억울냥과 함께 다니면서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한 고등어무늬 고양이도, 어쩌다보니 조연급 등장인물이 되어버렸네요. 억울냥보다 두어 달 먼저 태어났으니 그전부터 제 눈에 띄었을 텐데, 지난 사진들을 뒤적여 보면 항상 억울냥의 모습이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둘 다 흰 바탕에 고등.. 2010. 8. 17. 스웨덴 유기고양이 보호소, 부러운 이유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북유럽 고양이 여행의 주된 목적지 중 하나는 유기고양이 보호소 방문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지와거리가 멀지만, 버려진 고양이들이 어떻게 보호되고 새로운 가정을 찾아나갈까 무척 궁금했고,또 유기동물 보호소 자립사례로 좋은 아이디어가 발견된다면, 한국의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에도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스웨덴 거리에서 발견되는 고양이는 한국의 경우처럼거리의 삶에 적응해서 야생화된 길고양이보다, 집을 잃거나 버려진 고양이가 더 많은 듯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길고양이 보호소라기보다 유기고양이 보호소로 불러야할 것 같네요.제가 찾아갔던 '스톡홀름 고양이집' 보호소는 월, 수, 금, 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일반인에게도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방문객.. 2010. 8. 16. [폴라로이드 고양이] 017. 검은 꽃병 *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응원해주시는 세 가지 방법! 1. 파란색 배너를 눌러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 보세요^^ 직접 뵐 수는 없지만, 글을 구독하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새 글을 쓸 때마다 큰 힘을 얻습니다. 2. 트위터 이웃맺기 @catstory_kr 3. 길고양이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트위터 모임, '길고양이당' 가입하기 http://bit.ly/bwgvRr 스스로 꽃을 피울 수 없다면 꽃병이 되면 됩니다. 꽃병 같은 자세네...하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쩐지 저 자세가 익숙합니다. 가만히 보니 '고양이 끙아' 자세-_- 저 꼬리 끝에 미묘하게 힘을 준 모습은, 단단하게 뭉친 맛동산을 밀어내기 위한 힘주기의 일환이었던 겁니다. 그래도 볼일 다 마치고 나면, 저 둥글린 등짝 위에 꽃 한 송이 .. 2010. 8. 15.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