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길고양이의 '뒷발 경례' 지난 달 노랑아줌마가 잠깐 데리고 나왔지만, 너무 수줍어해서 나무 뒤로 숨기만 했던 녀석들과의 첫만남 사진 기억나시죠? 그땐 아직 눈 색깔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회색이 돌았는데, 이제는 갈색 눈동자 쪽으로 거의 자리를 잡았습니다. 황금마스크를 쓴 것 같은 얼굴이라 아명을 황금이로 부를까 했는데, 이렇게 전신을 제대로 보니 생각나는 이름이 있습니다. '피구왕 통키'요^^ 천상 이 녀석은 통키로 불러야겠습니다. 은은하게 비치는 저녁 햇살을 받으며 식빵을 굽고 있는 통키. 무사히 자라나고 있어 다행입니다.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인사드려요~" 하는 듯이 뒷발을 들어 머리를 긁고 있습니다. 아기 고양이의 '뒷발 경례' 같지요? 경례는 각이 잡혀야 한다지만 여기는 군대도 아니고 하니까 발가락 끝이 좀 굽힌 것 .. 2010. 10. 15. 내 고양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놀이 오래간만에 스밀라가 박스 속으로 쏙 뛰어들어 숨었습니다. 얼굴과 몸은 숨겼지만 허리는 다 보이는데, 바깥이 안 보이니 제 딴에는 완벽하게 숨은 거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제가 "스밀라 뭐해?" 하고 머리 위에서 말을 건네니 "헉, 어떻게 알았지?" 하는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녀석, 다 보인단 말이다^^ 스밀라는 박스 안에서 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다음 동작을 생각합니다. 기왕에 들켰으니 그냥 나갈까, 아니면 모른 척하고 박스 안에 있을까... 조금 더 상자속 숨바꼭질 놀이를 즐기기로 한 모양입니다. 다시 머리를 쏙 숨겨보지만, 귀는 바깥으로 열어놓았습니다. 고양이의 귀는 가끔 눈 역할을 대신하기도 해요. 민감한 청각으로 바깥의 동태를 잘 살필 수 있거든요. 그런 스밀라를 놀려주는 방.. 2010. 10. 15. [폴라로이드 고양이] 077. 몽마르트르의 검은 고양이 사크레쾨르 대성당에서 테르트르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검은 고양이가 있습니다. 종잇장처럼 가느다란 간판 위에서 날이면 날마다 발밑을 오가는 관광객을 내려다보곤 한답니다. 파리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카페 '검은 고양이'는 이제 없지만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을 검은 고양이는 이곳을 오래오래 지키고 있습니다. * 고양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실까봐 덧붙여요. 진짜 고양이가 아니고 라는 갤러리의 간판입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0. 14. 길고양이, 연륜의 차이는 표정이 말해준다 지붕 단열재 빈틈에 세들어 사는 길고양이에게 인사하러 갑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나이 많은 길고양이는 여유롭게 대하는 반면 아직 어린 녀석은 뭘 해도 서투르고 겁이 나기만 합니다. 저를 빤히 바라보는 어른냥과 반대로 두근두근,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눈을 외면하는 청소년 고양이가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네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자 어린 고양이의 눈동자는 더욱 동그래지고, 어른 고양이는 '흠...한번 내려가 볼까?' 하는 듯한 표정으로 유유자적 아래를 바라봅니다. "에잇, 일단 숨고 보자!" 청소년 고양이는 결국 쏙 숨어버립니다. 초점을 맞추기도 전에 잽싸게 들어가는 통에 심령사진이 나왔네요. "그렇게 새가슴으로 험한 세상을 어찌 살려고...아직 어린애구나." 한숨 쉬며 말없이 발아래를 바.. 2010. 10. 14. 스웨덴 길고양이와 함께한 꿈 같은 산책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고양이와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은 저의 소원 중 하나였는데요,집고양이는 산책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길고양이는 대개사람을 경계하기 때문에 혹시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더라도 산책이 아닌 미행이 되곤 합니다만, 붙임성 있는 스웨덴의 길고양이를 만나잔디밭을 산책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여행 도중에 흔치 않게 접하는'고양이 산책' 기회이기에,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마치 좋은 곳으로 데려가 주겠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가는 발걸음을 따라잡기 힘들 만큼, 고양이는 혼자 산책하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곳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영원한 안식처-삭막한 묘지의 느낌보다고요한 쉼터라는 인상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무덤과 비석의 크기로죽어서까지 지위의 고하를 구별하고 싶어하는 .. 2010. 10. 14. 하품하는 길고양이, 놀라운 입 크기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고양이의 유연함은 종종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합니다.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를 쭉 펼 때나, 갑작스레 하품할 때면 고무고무 열매를 먹었나 싶을 만큼 신체 부위가 쭉쭉 늘어나니까요. 평소 겉으로 보이는 고양이의 입은 ㅅ자로 굳게 다물려 있기에 하품할 때 고양이 입 모양의 변화가 더욱 놀랍게 보이는지도 몰라요. 가끔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 흔히 들어가는 사진이 고양이의 하품 장면입니다. 입을 크게 벌리니 송곳니가 드러나고, 눈이 옆으로 쭉 찢어져서 어쩐지 위협하는 것만 같고, 괜히 꽉 깨물 것 같다고 생각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입장에선 이런 평가는 억울한 면이 있어요. "난 그냥 졸려서 .. 2010. 10. 13. 이전 1 ··· 5 6 7 8 9 10 11 ··· 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