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타는 길고양이 보셨나요? 깎아지른 암벽을 조심스레 타는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젖소무늬 코트를 입은 이 길고양이는, 온갖 위험으로 가득한 인간의 길보다, 조금은 더 위험해 보이더라도 암벽을 따라 걷는 쪽을 택한 것인가 봅니다. 발밑을 내려다보면 어지럽고 무서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길고양이는 자신이 가야할 길만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젖소무늬 길고양이의 조심스런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자못 엄숙하기까지 한 길고양이의 표정. 종종걸음으로 걸어도 암벽 길은 쉬 끝나지 않습니다. 어디 발 딛을 자리나 있을까 싶은데도, 앞발에 힘을 꾹 주고 발 옮길 곳을 찾아냅니다. 조금이라도 발을 헛디디면 바로 깎아지른 바윗길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길입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2008. 11. 29.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전시+모금으로 알리기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블로그를 주축으로 한 글쓰기는, 인터넷에 친숙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전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문도 길고양이들의 현실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중 한 방법이 전시와 모금입니다. 앞서 썼던 몇 편의 글을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요약하면,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필요한 선결 과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길고양이 살처분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공감과 이해입니다. 살처분으로 몇 백 마리를 한꺼번에 죽인다면 당장 눈앞에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이야 줄겠지만, 그들을 다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거나와, 거문도에 사는.. 2008. 11. 18. 개미마을 감나무집 길고양이 감이 탐스럽게 열려 담장 너머로 쏟아질 듯하다. 가끔 골목에서 보이던 감나무, 모과나무...가을 단풍 색을 닮아 노랗고 붉은 열매 달린 나무들은, 어지간해서는 도심 주택가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효율성을 앞세워 오래된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때, 나무들도 함께 밀려나갔기 때문이다. 이제 도심 에서 볼 수 있는 열매 달린 나무라면, 겨우 은행나무 정도일까. 개미마을 감나무집 안에서 슬그머니 나오던 젖소무늬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여느 젖소무늬 고양이와는 다르게 코가 까맸다. 멀리서 얼핏 볼 때는 잘 몰랐지만, 다가가보니 한쪽 눈이 결막염에 걸렸는지 축축한 눈곱이 흘러나왔고, 그쪽 눈은 불편한지 제대로 눈을 뜨지 못했다. 힘겹게 눈을 떠도 양쪽 눈이 짝짝이였다. 그러나 계단을 .. 2008. 11. 16. 거문도 길고양이를 만나고 왔습니다. 거문도 길고양이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1차적으로는 거문도 길고양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숫자상으로만 존재하는 관념 속의 길고양이가 아닌, 실재하는 길고양이를 볼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번에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다른 블로거들과 함께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생각해보는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거문도는 고도·서도·동도 3개의 섬으로 구성되는데,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도보로 오갈 수 있지만, 동도는 섬 안에서도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므로 이동의 어려움이 있어, 일단 답사 지역을 고도와 서도로 국한하였습니다. 거문도를 찾아가기 전에 궁금했던 것은, 과연 “섬을 점령했다”는 표현이 합당할.. 2008. 11. 11. 거문도 길고양이 이야기, 화요일에 업데이트합니다. *거문도 길고양이 이야기는 원래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할 예정 이었습니다만, 지난 주말에 거문도를 다녀오면서 아직 글과 사진을 정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가능한 한 오늘 밤까지 마무리해서, 화요일 오전 중에 올리겠습니다.(_ _) 사진 속의 고양이는 거문도에서 만난 첫 번째 고양이. 길고양이인가 싶었는데, 바로 옆집 현관문 안에 한동안 앉아 있어도 내쫓는 사람이 없는 걸로 보아서는 외출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집고양이인 듯합니다. 새벽에 비가 내린 터라, 바닥에 고인 빗물에 고양이 얼굴이 거울처럼 비치네요. 같지만 조금은 느낌이 다른, 고양이의 얼굴. 2008. 11. 10. 어느새 이만큼 스밀라가 제 스스로 문을 여닫느라고 내방 문짝 아래 열심히 스크래치를 한 결과, 이제는 "문짝이 워낙 오래되어서요^^" 어쩌구 하는 변명이 통하지 않을 만큼, 확연한 자국이 생겨버렸다. 올 봄에 스밀라의 기록법이란 글을 쓸 때의 문짝 상태와 비교해보면, 그간의 진전(?)을 알 수 있다. 내년에 전세 계약이 끝나서 이사하기 전에 문짝 땜빵하는 재료를 알아봐서, 원상복구를 해놓고 가지 않으면 집주인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법하다. 내 집이 생기면, 스밀라를 위한 고양이 전용 통로를 문짝 아래 달아줄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스밀라는 여전히 문을 긁을까? 내가 나오는 걸 보려고, 문 앞에 앉아 몸을 둥글리고, 애달픈 소리로 삑삑 울어대진 않을까. 2008. 11. 7.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