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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원래 얼굴이 이래요" 소심한 길고양이 서울의 한 사찰 안에서 만난 이 고양이는 절밥을 얻어먹고 살아갑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길고양이라기보다는, 절고양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반 정착 상태로 살아가니까요. 보통 대학 캠퍼스나, 혹은 절 안에 거처를 마련한 고양이들은 그나마 여느 길고양이보다 생활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학교 길고양이의 경우에는, 학생들 중에 고양이를 좋아하고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있어 사료나 간식을 갖다주기도 하고, 학생식당에서 꾸준히 나오는 잔반이 있어 이것을 주식으로 삼기도 합니다. 절고양이의 경우, 생명을 중시하는 곳이기에 길고양이를 쉽게 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답니다. 하지만 별로 근심이 없을 것 같은 절고양이 팔자인데도, 어쩐지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이는 .. 2009. 2. 1.
거문도 길고양이 프로젝트 중간결산, 2009년 목표 2008년 10월 말~12월 말까지 진행한 '거문도 길고양이 프로젝트' 중간결산입니다. 거문도 방문과 더불어, 길고양이로 유명한 일본 섬의 사례, 고양이를 중심으로 한 문화사업 추진 사례 등을 조사하였고, 부족하나마 자료들을 취합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1. '거문도 길고양이 프로젝트' 시작합니다. 2. 행복한 길고양이의 천국, 다시로지마 3. 한·일 블로거, ‘거문도 길고양이 프로젝트’로 만나다. 4. 거문도 길고양이를 만나고 왔습니다. 5.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전시+모금으로 알리기 6. 와카야마전철 고양이 역장을 만났어요 7. 플랫폼 토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기부 8. 복고양이 축제가 열리는 골목, 오카게요코초 9. 일본 고양이역장을 벤치마킹한 점촌역 강아지역장 거문도.. 2009. 1. 27.
스밀라에게 캣타워를 설날 손님맞이 준비를 하면서 스밀라가 좋아하는 낡은 의자 2개를 내다버렸다. 좌석부분을 스크래처 삼아 하도 뜯어놓았는지라, 완전히 너덜너덜해져서 봐줄 수가 없어서. 현관 문을 열고 의자를 버리러 가는 어머니를 보는 스밀라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 저거 내 건데' 하는 표정이다. 그러고 나니 스밀라가 뛰어올라 놀 자리가 없어져버렸다. 잡기놀이를 좋아하는 스밀라는, 내가 두 손을 위로 치켜올려 들고 "잡아야겠다" 하면서 달려들면, 눈을 크게 뜨고 귀는 납작하게 해서,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올라 벅벅 스크래치를 하곤 했다. 한데 이제는 잡기놀이를 해도, 뛰어올라 스크래치를 할 곳이 없다. 여느 때처럼 의자가 있던 곳까지 달려간 스밀라는, 싱거워졌는지 교자상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린다. 잡기놀이의 정점은 거실.. 2009. 1. 26.
눈밭에서 식빵 굽는 길고양이들 폭설 내린 다음날, 길고양이들은 어떻게 혹독한 추위를 견딜까? 걱정도 되고, 마침 설도 다가오는지라 별식이라도 챙겨줘야겠다 싶어 사료와 파우치를 들고 밀레니엄 고양이를 만나러 갔다. 처음에는 다들 어디엔가 숨어 바람을 피하고 있는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가방을 열어 부스럭거리며 사료 봉지를 꺼내고 있자니, 얼굴이 익은 녀석들이 한두 마리 고개를 내밀고 어슬렁어슬렁 다가온다. 몇 년 간 드나들며 서로 얼굴을 익힌 터라, 따로 인사치레를 하지 않아도 '저 인간이 밥을 주러 왔구나' 정도는 금세 알아차리는 것이다. 밀크티가 제일 먼저 앞장서고, 호랑무늬 고양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뒤따랐다. 이곳에는 보통 7~8마리가 상주하는데, 카오스 고양이와 항상 짝을 이뤄 다니던 젖소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가장 .. 2009. 1. 25.
의자와 구멍 집에 10년 묵은 듀오백 의자가 있다. 등받이는 멀쩡한데, 허벅지가 쓸리는 좌판 앞부분이 조금씩 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스밀라가 몇 번 발톱으로 잡아뜯으면서 구멍이 생겼다. 구멍이 작았을 때 순간접착제 같은 걸로 천 가장자리를 붙여주었으면 해결됐을 텐데, 귀찮다고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구멍은 점점 커졌다. 나중엔 해진 자리가 여러 군데가 되어서 보기가 심히 괴로운 지경이 됐다. 그냥 쓰긴 불편하고, 그렇다고 다른 곳은 멀쩡한 의자를 버리긴 아깝고. 듀오백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의자 커버만 따로 팔고 있었다. 이중 망사 재질이란다. 색깔이 보라색과 파란색 단 두 가지여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일단 파란색으로 구입해봤다. 며칠 써 보니 그럭저럭 쓸만은 한데, 좌석 부분의 커버가 자꾸 벗겨져서 불편하다. .. 2009. 1. 18.
스밀라가 삼킨 끈 스밀라가 아침부터 계속 뭔가를 토하려고 하는데, 시원하게 토해내질 못하고 위액만 자꾸 뱉어냈다. 사람이면 등을 두드려주기라도 할 텐데, 고양이에겐 역효과만 날 것 같아서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몇 번 시도하다가 결국 헤어볼을 토해내곤 했는데, 어쩐지 오늘은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가며 위액을 토하는 스밀라를 따라다니면서 토한 자리를 닦아내고 계속 동태를 주시하는데, 이번에는 컴퓨터 뒤 구석진 자리에 들어가더니 꿀럭꿀럭 뭔가를 토해낸다. 평소 헤어볼 색깔은 옅은 황토색인데, 이번에는 왠지 색깔이 불그스름했다. 뭔가 싶어 들여다보다가 질겁했다. 가느다란 끈이었다.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한다고 사온 너비 5mm 정도 되는 끈이 있었는데, 그걸 갖고 놀다가 삼켜.. 2009.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