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터미널 고양이 일가 한가람문구센터에 가려고 고속터미널에 내렸는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고양이 일가를 만났다. 어른 고양이 한 마리, 좀 더 어린 고양이 두 마리. 저렇게 주차 중인 오토바이 위에서 한가롭게 햇빛을 쬐고 있다. 고양이 발견 즉시, 문구센터고 뭐고 30분 넘게 촬영 모드. 길고양이 사진 한달치 분량은 찍었나보다.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멀찍이 관망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건 대부분 아이들이다. 2005. 10. 8. 길고양이의 험난한 삶 과일가게 새끼고양이를 만나러 가던 길에 처음 보는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사진 찍은 각도가 애매해서 차 밑에 깔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바퀴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다. 아마 발정기인듯, 사람이 웅얼대는 것 같은, 흔히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하다는 목소리로 계속 울고 있었다. 고양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지만, PC로 옮겨 큰 화면으로 보면서 착잡해졌다. 귀 앞쪽으로 아직 핏자욱도 채 마르지 않은 상처가 있고, 귀 뒤로는 오래 전에 물어뜯기거나 뭔가에 패인 듯한 흉터가 나 있다. 온 몸의 상처가 팍팍한 길고양이의 삶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 찍어온 대부분의 길고양이들이 지나칠만큼 당당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삶에 찌든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더 심란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길고양이.. 2005. 10. 6. 밀레니엄 고양이의 새로운 가족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어쩐지 좀 뜸하다 싶더니, 밀레니엄타워 고양이들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 새끼를 낳고 키우느라 꼼짝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며칠 전 오후 7시 좀 넘어서 들러보니, 흰 바탕에 황토색 무늬의 아깽이가 혼자 뛰어놀고 있었다. 태어난 지 한두 달 정도 되었을까. 그런데 아직 어려서인지, 부모들과는 달리 경계심이 많다. 밀레니엄 고양이들의 특징은 사람의 관상을 보고, 자기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는 게 아니거나, 뭔가 먹을 것을 주려는 것 같으면 꿈쩍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녀석은 아직 그런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나보다. '두발 짐승이 가까이 오면 무조건 튀어!'라는 것이 이 녀석의 1차적인 생존요건인 것이다. 내가 부시럭거리면서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는 동안 이 녀석은 먼저 .. 2005. 10. 3. 횡단고냥 잰걸음으로 인사동 사거리를 횡단하는 고등어무늬 고냥.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차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도시 고양이들의 은신처 중 1순위가 주차된 차 아래일 것이다. 깜빡 잠이라도 들었다가 차가 움직이면 큰일인데 하고 걱정한다. 2005. 9. 20. ★홍제동 골목에서 만난 고양이 홍제동 대양서점에 들렀다가 만난 길고양이. 하관이 빠르고 몸이 마른 게 새침한 아가씨같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내가 가까이 다가가니까 흠칫 놀라면서 잽싸게 도망을 간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는 옆모습이 날렵하다. 골목에서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계단을 정면에서 보니 마치 외줄타기하는 고양이처럼 보인다. 길고양이답게 조심성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리 해도 잡을 수 없도록 안전거리를 확보했다고 생각했는지, 여유있게 뒤돌아서서 나를 바라본다. 몸을 쭉 늘이고. 뒷다리를 쭉 뻗은 채로 저렇게 한동안 서 있었다. 2005. 9. 12. 과일가게 고양이 아파트 상가 앞 과일가게에 고양이가 종종 출몰하는데, 몇달 전에 새끼를 낳았는지 두 마리가 밥을 먹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니 삼색이는 스르륵 사라지고, 고등어 녀석만 남아 모델이 되어 주었다. 흰 양말을 신은 고등어다. (고양이들의 양말을 볼 때마다, 어첨 저렇게 흰 물감에 퐁당 담갔다 꺼낸 것처럼 저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만 든다.) 과일가게에서도 약간 방관자적인 자세로 고양이를 대하는지라 정식으로 만든 사료를 사다줄 리 만무하고, 그저 사람 먹는 것과 똑같은 밥이다. 그래도 과일가게다 보니 남는 게 과일이라고, 포도 한 알이 덩그러니 담겼다. 앞발이 대야 속으로 쏙 들어간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 2005. 9. 1. 이전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