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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 스밀라가 아침 급식을 마치면 꼭 앉아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베란다 창 아래 기댈 만한 곳이 있거든요. 오전 9시, 햇빛이 블라인드 너머로 슬며시 들어왔다 사라지는 시간, 스밀라는 가만히 그 빛을 받고 있습니다. 고양이도 일광욕을 즐길 줄 압니다. 특히 비타민D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햇빛 쬐는 게 좋다고 하네요. 어머니와 함께 눈맞춤을 하느라 고개를 쭉 위로 들어보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습니다. 만약 어머니가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서 계셨더라면, 비켜달라고 항의했을지도 모르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노골노골 몸을 녹입니다. 눈앞의 빛이 서서히 사그러들어 가느다란 빛줄기가 되고, 마침내 실오라기처럼 가늘어질 때까지 스밀라는 눈을 떼지 않습니다. '햇빛과 함께 놀기'란 고양이의 명상법 중 하나인가 봅니.. 2010. 3. 6.
고양이가 불쌍한 자세로 잠들 때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서 집 구석구석을 찾다 보면, 대개 어딘가에 몸을 둥글게 말고 웅크린 자세로 자고 있다. 스밀라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화장대 의자 아래, 의자 다리 사이에 버팀목이 H형으로 대어진 자리. 딱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가 몸을 의지할 만한 공간이어서, 스밀라는 종종 여기로 와서 기대거나 턱을 고인다. 지금은 저녁 8시, 사람에겐 아직 활동시간이지만 고양이에게는 취침 시간이므로, 스밀라는 새벽 산책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고양이는 왜 고개를 한껏 조아리고 자는 것일까. 언뜻 보기엔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는 자세인데. 저러다 허리가 아프지 않을까, 팔은 저리지 않을까 싶다가도, 스밀라가 한없이 편안한 얼굴로 제 꼬리에 얼굴을 파묻고 누운 것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고양이는 제 .. 2010. 3. 2.
고양이 코 고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컴퓨터책상 앞에서 종일 일하고 있으면 스밀라가 슬며시 곁에 다가와서 잠을 잡니다. 가만히 웅크려 잘 때는 모르겠는데, 가끔 코로 쌕-쌕-소리를 내면서 잘 때가 있어요. '이건 뭐 다스베이더도 아니고~' 하면서 쳐다보고 있으면 그 소리가 점점 커져서 사람이 코 골며 잘 때 내는 소리처럼 요란해져요. 고양이와 함께 사는 분들이라면 흔히 본 모습이겠지만 제 눈에는 귀여워 보여서, 발로 찍은 동영상이지만 올려봅니다. 스밀라는 깊은 잠에 빠지면 수염을 파르르 떨면서 눈과 입을 움찔움찔하는데, 아마도 즐거운 꿈을 꾸나 봅니다. 곤히 잠든 고양이를 보노라면 나도 함께 평온해지는 것 같아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조차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고양이, 덩치는 작지만 큰 치유력을 지닌 친구랍니다. 고양이를 좋아하.. 2010. 2. 18.
고양이가 좋아하는 방석의 조건 고양이는 뭔가 깔고 앉기를 좋아합니다. 시중에는 고양이 전용 방석도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가만히 관찰해보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방석의 조건이 따로 있는 듯합니다. 방석을 사 줘도 마음에 안 들면 잠깐 구경만 할 뿐 쓰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스밀라의 방석 취향을 정리해봤습니다. 1. 폭신하고 깔깔해야 한다. 저건 편의점에서 헬로키티 구매이벤트를 할 때 받은 건데, 스밀라가 가끔 쿠션으로 쓰고 있습니다. 사실 그 전에 쇼핑몰에서 이벤트 상품으로 선물받은 방석이 있는데, 면 재질이 아니어서 싫은지 냄새만 몇 번 맡고 앉지 않더라구요.(사진 맨 위 오른쪽 귀퉁이에 분홍색 방석) 그밖에 바닥에 말려둔 수건 같은 데도 잘 올라가는 걸 보면 타월처럼 깔깔한 재질을 좋아하는 듯합니다. 2. 머리를 기댈 곳이 있어야 한.. 2010. 2. 16.
2010년 1월 스밀라 검진 결과 스밀라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면 검진 결과를 블로그에도 저장해두었는데, 수치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언제부턴가 데이터 저장을 게을리하게 됐다. 검사결과지는 받아오지만 받아온 당일 꼼꼼하게 철해두지 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하니... 또 신부전 고양이와 함께 사는 다른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물론 고양이마다 증세가 다르니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처음 스밀라의 신부전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런 자료조차도 빨리 찾기 어렵고, 검사지를 봐도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막막하기만 했다. 원래 추가검사를 하면 아랫단에 주렁주렁 검사결과가 더 나오지만... 참고로 이번 달에는 뇨검사를 하지 않고 9종 혈액검사만 해서 검사비용이 조금 줄었다. 신부전증 고양이의 건강을 확인하는.. 2010. 1. 19.
떼쓰는 고양이, 관심 돌리는 법 스밀라는 가끔 베란다로 나가 창밖을 바라보길 좋아한다. 하지만 요 며칠 사이 날이 부쩍 추워져서 추위에 약해진 스밀라에겐 무리다 싶어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니, 문 앞에서 끼잉끼잉 울고 두 발로 서서 유리창 실리콘을 다 뜯어놓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잠시만 열어주곤 한다. 며칠 전에도 끼잉 소리를 내며 나를 불러서는, 나가고 싶다고 저렇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문 열어달라고 보채면서 유리창 실리콘을 발톱으로 다 긁어놔서, 이사갈 때 다 물어줘야 하게 생겼다. -ㅅ- 베란다로 나가고 싶다고 떼를 쓰는 스밀라의 눈빛 공격. 커다란 눈으로 호소하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재간이 없다. "여기 문 좀 얼른 열어주지?" 하는 듯한 표정이다. '안 열어줄 건가?'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 2010.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