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가방에 들어가려는 고양이 "북북, 북북." 스밀라가 발톱을 세우고 가방 뜯는 소리가 난다. 가죽을 너덜너덜하게 잡아뜯어 망가뜨린 가방이 벌써 서너 개는 넘는지라, "안돼!"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앉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차마 혼낼 수 없었다. 카메라 가방에 몸을 절반쯤 얹고서 저러고 있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방이 너무 작아서 걸치고만 있는 듯... "응? 무슨 문제 있음?" 하는 얼굴. 초점이 안 맞아도 이 사진이 좋다. 오히려 더 눈빛이 촉촉해 보여서. "에이, 내가 가방 뜯는 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럼 나는 잠깐 눈을 붙이겠음" 하는 자세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흰 식빵이 된다. 아프고 나서 어리광쟁이가 됐는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큰 소리로 울며 뛰어내려오는 것도 애틋.. 2009. 9. 11. 다섯번째 혈액검사 스밀라의 다섯번째 혈액검사 결과, BUN 54mg/d (정상 12~41), Cre 2.5mg/d (정상 0.7~2.0) 으로 Cre 수치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주엔 4.1mg/d) Cre 2.5mg도 안심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한때 13.1mg이었던 것에 비하면 희망적이죠. 몸무게도 2.77kg으로 200g 가까이 늘고, 빈혈 수치도 22%로 조금 좋아졌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2주에 한번씩 병원에 가면 됩니다. 힘내라, 스밀라! 2009. 8. 11. 스밀라 투병 3주차 토요일 혈액검사를 다시 했는데 BUN: 55mg/d, Cre: 4.1mg/d로 지난 주보다 조금 나아졌다.(지난 주에는 BUN: 60mg/d, Cre: 5.5mg/d) 하지만 여전히 빈혈수치가 20%이고 몸무게도 2.65kg이라는 점이 문제다. 빈혈수치가 최소 27%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살을 찌우려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걸 먹여야 하는데 신부전 환묘들에게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은 무리가 간다 하고...어렵다. 병원에서는 일단 자발적으로 먹는 게 있으면 그거라도 중점적으로 먹여야 한다고 한다. 중성화수술 후에 고양이들이 살찐다는 말을 듣고 혹시 스밀라도 비만묘가 되면 건강하기 어려울 텐데 하고 걱정했는데, 평소 살이라도 찌워놨으면 좋았을 걸. 워낙 입이 짧아서 그런 것 같지만...저단백 식사로도 고양.. 2009. 8. 2. 한 가지씩 해결하기 마음은 무겁지만 지난 주의 공황상태에서 조금 벗어나 스밀라의 간병을 하고 있습니다. 신부전증의 간병은 장기전이라 돌보는 사람이 마음을 굳게 먹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다음번 검사까지 스밀라가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네요. 엄두가 안 났던 몇 가지 문제들도 조금씩 풀려나가는 듯... 일단 약 먹이기, 물 먹이기, 밥 먹이기 모두 서툴러서 고생을 했는데 조금씩 요령이 생겨서 처음보다는 훨씬 하기가 수월해졌습니다. 1. 약 먹이기 캡슐 먹이는데 저항이 심해서 결국 영양제에 개어 주다가, 쓴침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게 안쓰러워서 다시 캡슐투약 도전. 여러 분들이 알려주신 대로 겉에 버터를 바르고 되도록 목구멍 가까이 떨어뜨린 다음 입을 잡고 코에 바람을 훅 불어주면서 목덜미를 쓰다듬어주니까 꿀꺽 삼키네요.. 2009. 7. 29. 간병 우울증 토요일에 스밀라 혈액검사를 다시 했으나 BUN: 60mg/d, Cre: 5.5mg/d으로 상태가 제자리다. 겨우 일주일 수액 놓고 며칠 약 먹인 걸로 정상수치에 가깝게 돌아올 수는 없겠지만, 스밀라에게 강제로 약을 먹이고 밥을 밀어넣는 게 전쟁 같다. 스밀라가 약 먹는 걸 완강히 거부하는 통에 엄지손톱에 구멍이 날 만큼 제대로 깨물렸는데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평소 입질하는 시늉만 할 뿐 아프게 무는 법 없던 스밀라가 얼마나 화가 나고 힘들면 그럴까 싶어 속이 상한다. 병이 깊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은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어쨌거나 앞으로도 물릴 일이 많겠다 싶어 파상풍 주사를 미리 맞아둔다. 그리고 일요일부터 크레메진 투약을 시작했다. 먹이는 건 물려도 약만 제대로 먹이면 다행인데, 고생은 고생대.. 2009. 7. 27. 다낭신장병과 신부전 23일에는 원래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포기하고 스밀라와 병원에 갔다. 전에 다니던 병원도 고양이를 잘 봐주시지만, 스밀라의 상태가 좋지 않아 신장질환 쪽으로 좀 더 정밀한 검사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신장질환을 이긴 고양이' 카페에서 여러 사람이 추천한 병원이 마포의 캣츠앤독스여서, 일단 이미경 원장님께 진료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소변·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방사선 검사를 포함한 종합검사 결과 ‘다낭신장병(polycystic kidney disease: PKD)에 의한 신부전’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다낭신장병(多囊腎臟病)이란 신장에 다수의 낭종(물주머니 혹은 물집)이 생기는 병으로, 낭종이 점점 커지고 그 수도 늘어나면서 신장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신부전이 나타난다. 특히 "페.. 2009. 7.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