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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북유럽

장난감 지키는 아기 고양이, 허세 작전

by 야옹서가 2010.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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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궁금하기만 한 아기 고양이, 오늘은 코주부 물뿌리개를 장난감 삼아 연구에 들어갑니다.

"주둥이가 긴 걸 보니, 새 같기도 하고..."

'도대체 뭐가 든 거야?' 머리를 쑥 집어넣어 보지만 별 것 없습니다. 냄새를 킁킁 맡아보니

그냥 밍밍한 물 냄새만 납니다. 아저씨가 잡아온 물고기라도 서너 마리 들어있으면 좋을 텐데...

실망입니다.


시시해진 아기 고양이, 그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생김새만 그럴 듯한 이 녀석에

슬슬 흥미가 떨어지려고 합니다. 막 물뿌리개 입구에 얹었던 손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옆에서
다른 녀석이 호들갑스럽게 참견을 해 오네요. 

"뭔데 뭔데? 재미있는 거면 나도 갖고 놀자. 응?"

'헉, 이 녀석이 허락도 없이 내 장난감에 손을 대?' 갑자기 괘씸한 생각이 듭니다.

"싫어, 이거 엄청 재미있는 거다. 그러니까 나 혼자 갖고 놀 거야!" 장난감을 독차지한 고양이 표정이

살짝 얄밉습니다. 방금 전까지 그만 놀고 가려고 했는데도 말이에요. 하지만 막상 자기 장난감에

눈독을 들이는 형제
가 있으니, 왠지 재미있는 장난감인 양 허세를 부리고 싶어진 걸까요.   


하지만 밀려난 아기 고양이도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장난감을 갖고 늘 투닥이는 사이지만

시들해지는 것도 금방이니, 곧 저 자리를 뜰 테니까요. 아기 고양이의 눈동자는 벌써 다른 재미있는 것을

찾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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