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가 되면, 성북동갤러리 앞으로 밥을 얻어먹으러 오는
식객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평소 유기동물과 멸종동물을 위한
전시를 기획해온 관장님은 매일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계시는데
친해진 길고양이에게는 이름도 미돌이라고 붙여주었습니다.
이름의 정확한 사연까지는 아직 여쭤보지 못했지만,
미술관 앞 길고양이라 그렇게 지은 것일까 싶기도 해요.
이 미돌이가 은근한 미묘입니다. 젖소무늬 대칭 가면을 얼굴에 쓰고
등허리엔 검은 숄을 두른 모습이, 젖소무늬 고양이의 표본 같아요.
이 전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지
잘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아래 숨어 있다가, 슬그머니 나와서
밥을 먹으려 하는데요, 지금도 시선은 밥그릇 쪽을 향해 있어요.
사람에게 완전히 경계를 푼 것은 아니어서, 조금 빠르게 움직이면
금세 움찔하면서 자동차 아래로 숨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천천히
다가가면 그리 신경쓰지는 않아요. 저렇게 사람이 가까이 있어도
오히려 가만히 앉아 구경을 할 때도 있답니다. 계단 위에
밥그릇과 물그릇이 있으니, 먹으러 갈까 말까 고민하는 중이에요.
눈이 땡그란 미돌이. 성묘지만 앳된 느낌입니다. 천진한 금빛 눈동자가
맑게 빛나네요. 처음에 길고양이가 마냥 좋기만 한 감정이 컸을 때는
길고양이가 친근히 다가오면 그저 반갑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100%
경계를 풀기보다 30% 정도는 경계심을 남겨두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게 길고양이에게 필요한 안전 거리니까요.
자기를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미돌이는
자동차 밑 그늘에 식빵을 굽기 시작합니다. 따스하고 말랑한
길고양이 식빵입니다.
식객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평소 유기동물과 멸종동물을 위한
전시를 기획해온 관장님은 매일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계시는데
친해진 길고양이에게는 이름도 미돌이라고 붙여주었습니다.
이름의 정확한 사연까지는 아직 여쭤보지 못했지만,
미술관 앞 길고양이라 그렇게 지은 것일까 싶기도 해요.
이 미돌이가 은근한 미묘입니다. 젖소무늬 대칭 가면을 얼굴에 쓰고
등허리엔 검은 숄을 두른 모습이, 젖소무늬 고양이의 표본 같아요.
이 전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지
잘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아래 숨어 있다가, 슬그머니 나와서
밥을 먹으려 하는데요, 지금도 시선은 밥그릇 쪽을 향해 있어요.
사람에게 완전히 경계를 푼 것은 아니어서, 조금 빠르게 움직이면
금세 움찔하면서 자동차 아래로 숨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천천히
다가가면 그리 신경쓰지는 않아요. 저렇게 사람이 가까이 있어도
오히려 가만히 앉아 구경을 할 때도 있답니다. 계단 위에
밥그릇과 물그릇이 있으니, 먹으러 갈까 말까 고민하는 중이에요.
눈이 땡그란 미돌이. 성묘지만 앳된 느낌입니다. 천진한 금빛 눈동자가
맑게 빛나네요. 처음에 길고양이가 마냥 좋기만 한 감정이 컸을 때는
길고양이가 친근히 다가오면 그저 반갑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100%
경계를 풀기보다 30% 정도는 경계심을 남겨두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게 길고양이에게 필요한 안전 거리니까요.
자기를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미돌이는
자동차 밑 그늘에 식빵을 굽기 시작합니다. 따스하고 말랑한
길고양이 식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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