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쓰레기 먹는 길고양이, 씁쓸한 마음

by 야옹서가 2010. 11. 8.
주말이면 개미마을로 벽화를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꾸준히 만나러 가는 길고양이들이 있어

틈나는 대로 개미마을을 찾긴 하지만, 벽화가 생긴

뒤로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평일에 들르고 있습니다.

개미마을에 벽화가 없던 시절에도 사진 찍으러 오는

이들은 드문드문 있었지만, 벽화가 생긴 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습니다.



얼마 전 1박 2일에 소개된 이화동 천사날개 벽화처럼

주민들의 생활마저 곤란하게 만드는 큰 소동은 다행히

아직까진 없었던 듯하지만, 사람이 모일수록 문제도

조금씩 생겨나는 법이어서 걱정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개미마을에 들렀던 누군가가 버리고 간 패스트푸트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는

고소한 닭기름 냄새에 이끌려 다가왔는지 쓰레기봉투에

머리를 박고 빈 컵을 쓰러뜨리며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개미마을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에
 
모아 버리고 있습니다. 쓰레기봉투 뜯는 모습이 눈에 

띄면, 길고양이가 좋은 눈길을 받을 리는 없습니다.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과 싫어하는 분들이 공존하는

이곳이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또, 기왕

사진을 찍으러 왔다면 풍경만 마음에 담아가면 좋을

것인데, 이렇게 눈에 띄는 곳에 쓰레기를 남기고 간

모습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먹을 게 마땅찮아 쓰레기를

뒤지는 어린 길고양이의 모습도 안쓰러웠지만,

쓰레기봉투를 보니 더욱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길고양이 만나면 주려고 갖고 간 사료가 다행히 

남아 있어, 아기 고양이에게도 줄 수 있었습니다.

흙이 없는 곳에는 그릇 없이도 사료를 놓곤 하는데

잘 챙겨 먹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배 밑에 사료를
 
방석처럼 깔고 앉아, 빠른 속도로 사료를 해치웁니다.


쓰레기를 버릴 만한 곳이 딱히 보이지 않아 그랬을까요?

그래도 자기 먹은 쓰레기면 더럽게 생각되진 않았을 테니, 

자기 가방에 넣어가면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쓰레기를 자기가 챙겨나오는 일만 제대로 지켜도

마을 분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줄어들 텐데요.

가뜩이나 주말이면 오가는 낯선 사람이 늘어 신경을 쓸

이곳 분들에게도 불편을 끼치는 일이니까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