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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아기 고양이, 화장실까지 따라오면 곤란해

by 야옹서가 2010. 11. 4.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가 킁킁 냄새를 맡으며

앞발로 슬쩍슬쩍 마른 땅을 고릅니다. 뭔가 맛있는 거라도

발견했나 싶어 마음이 다급해진 아기 고양이 통키는, 누가

엄마쟁이 아니랄까봐 얼른 옆으로 따라붙습니다.

눈치가 빨라야 고양이밥 한 숟갈이라도 더 획득하는 것이

길고양이 세계의 진리니까요. 


"엄마, 맛있는 거 혼자 먹기예요? 나랑 같이 먹어야죠!"

"아니, 인석이... 그런 거 아니라니까."

엄마의 목소리가 어쩐지 좀 떨리는 것 같습니다. 더 수상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맛있는 것을 찾아다 통키에게 놓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슬그머니 엉덩이 높이를 낮춥니다. 엉덩이 근육에

끙차 끙차, 부르르 힘을 주는 소리도 들립니다. 

'아, 이건 아닌데...'

멋적은 듯 돌아서는 통키의 얼굴에 당혹감이 감도는 듯합니다.
 
엄마 옆에 계속 붙어 있자니 꼬릿꼬릿한 냄새도 슬슬 납니다.

'아, 낭패다... 일단 후퇴.'

엄마 옆에 있으면 뭐라도 하나 떨어질 줄 알았더니

오늘은 통키의 착각으로 끝났습니다. 

 

"녀석, 엄마가 그렇게 아니라고 했건만..."

볼일 보는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노랑아줌마의 얼굴이

더욱 노랗게 달아오른 듯하네요. 그러게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알아야 하는데, 통키가 아직 눈치가 좀 없습니다.

말했지만, 길고양이 세계에선 눈치 없으면 몸이 고생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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