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파트에 살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비록 시설이 낡아

불편하기는 하지만, 아파트가 오래될수록 화단에 심은 나무도 

함께 자라거든요. 나만의 화단은 아니어도,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곱게 단풍 드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부자의 정원이
 
부럽지 않습니다.   


이런 화단 근처에선 길고양이를 가끔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아파트 고양이들은 장보러 갈 때 어두운 밤길에서나 가끔

마주치곤 했는데, 이날은 웬일인지 동그랗게 식빵을 굽고 있더군요.

화단은 며칠새 찬바람에 떨어진 낙엽으로 곱게 덮였습니다.

길고양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낙엽길이지만, 덕분에 차분히 걸어볼 수 있게 되었네요.  


미미하나마 바닥에 쌓인 낙엽으로 보온 효과가 있을 것 같아도

그것은 땅에 사는 벌레들에게나 도움이 될 뿐, 덩치가 큰

길고양이에겐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차라리 엉덩이가 조금 시려도,

바닥이 매끈매끈한 맨홀 뚜껑이 길고양이에게는 더 좋은 자리입니다.  

이렇게 낙엽 쌓인 날에는 길고양이가 놀라지 않게 조심조심

다가가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바스락

소리가 나니까요. 잠시 망설이던 고양이는 슬며시 일어납니다.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하던 고양이를 방해했나 싶어 미안하네요.


사람이 낸 가을 숲속 낙엽길을 따라, 고양이도 달려갑니다.

인적이 드물어지는 저녁, 고양이가 다시 이곳에 돌아왔을 땐

맛있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누가 주었는지

알지 못해도, 가을날의 즐거운 행운으로 받아주길 바랍니다.

낙엽 쌓인 숲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선물해준 고양이에게

자그마한 보답이라도 해주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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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소춘풍
    2010.11.12 09:17

    블로그가 예쁘게 바뀌었네요~
    길고양이들의 안식처 느낌입니다.
    오늘도 좋은 이야기 듣고 갑니다. ^^

  3. BlogIcon 파란연필
    2010.11.12 09:20

    길고양이라지만... 고경원님 사진으로 보니 참 이쁘게 보이네요....
    황사가 심한 오늘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구.. 즐거운 하루 되세요~ ^^

  4. BlogIcon Phoebe
    2010.11.12 09:22

    누가 맛난것 드뿍 놓고 갔으면 좋겠네요. 다음엔 고양이가 쉬면서 냠냠...^^*

  5. BlogIcon 초짜의 배낭여행
    2010.11.12 09:22

    중동지역에 가면 참 많은 길 고양이들을 볼 수 있는데, 갑자기 이 사진들을 보니 그 고양이들이 생각나는군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용~

  6. 그린레이크
    2010.11.12 09:58

    이가을이 가면 저녀석이 우찌 지낼까 쪼매 걱정되요~~
    잔뜬 움크린 모습도 안스럽고~~올 겨울 정말 따뜻하게 보냈으면해요~

  7. BlogIcon Shain
    2010.11.12 10:06

    다음에 올 땐.. 간식거리 하나 먹을 수 있을테니..
    오늘 놀란 것 쯤은 잊어줄 거 같습니다.. 따뜻한 겨울 보냈으면 좋겠네요
    스킨이 여유롭고 넓게 바뀌셨군요 ^^
    저도 좀 가독성 좋은 스킨 디자인을 하고 싶은데 게으름이 심해서 잘 안되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12 15:2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스킨은 사실 저도 잘 다루질 못하는데 그간 얼렁뚱땅 해왔거든요. 근데 이번엔
      작업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답니다. 예쁘게 나올 것 같아요.

  8. BlogIcon 유리동물원
    2010.11.12 10:10

    요즘 가을 단풍 너무 이쁘죠 ^^

  9. BlogIcon 파르르
    2010.11.12 10:28

    오~~고양이가 경원님의 마음을 받았을겁니다...
    즐건 하우 되시구요^^

  10. BlogIcon 비케이 소울
    2010.11.12 10:44 신고

    아무리 봐도... 경원님은 마음이 너무 따뜻한분 같아요...

  11. BlogIcon misszorro
    2010.11.12 11:46

    가을의 낭만을 한껏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잠시 맡아 키웠던 냥이랑 너무 닮았어요
    다시 주인이 델꼬 갔지만 그동안 정이 참 마니 들었었는데
    왠지 그립네요^^;;

  12. BlogIcon 봄날의곰
    2010.11.12 11:47

    이 추운겨울.. 길냥이들이 무사히 겨울을 보낼수있기를 바랍니다.

  1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1.12 11:50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참 예쁜 고양인데,
    저 움츠린 몸을 보니
    이제 겨울인데
    추운 데서 벌벌 떨며 살겠다 싶네요.

  14. BlogIcon 아이미슈
    2010.11.12 12:04

    한국의 길고양이와 가을은 잘 어울리는군요..
    날씨가 추워지면 고생일텐데...
    걱정입니다.

  15. 고돌칠미키
    2010.11.12 12:42

    가을 분위기로 바뀌었네요~~~
    글자가 커져 얼마나 좋은지...ㅋㅋㅋ 돋보기 끼는 저로서는 반가운 일이구만요.
    동그란 냥이 눈이
    순해 보이는 군요~~~ 행복한 가을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12 15:3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아 글자가 좀 커 보이나요? 11포인트로 쓰고 있는데, 제 컴에서는 그래도 좀 작아보이네요.
      제 어머니도 가끔 제 블로그를 보시는지라 글자를 크게 하려고요.

  16. BlogIcon 초록누리
    2010.11.12 14:05

    길고양이가 돌아와서 아마 눈치챘을 거에요.
    아하,,아까 눈이 마주쳤던 그분이 두고 가셨구나..냥냥 맛있다, 고마워요~

    낙엽이 많이 떨어진 걸보니 가을도 다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길고양이들도 추워질텐데 겨우살이가 걱정됩니다.

  17. 비비안과함께
    2010.11.12 14:43

    고양이 뒤를 쫓다 뜻밖의 풍경을 눈에 담아오셨군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 뒤를 쫓아가다가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게 된 장면이 문득 생각나네요.~저 냥이는 왠지 많이 화가 난 것 같지는 않고 그냥'아, 언니 저 좀 혼자 있고 싶은데...'하는 정도인 듯 합니다. 돌아와보고 맛있는 간식이 있는 걸 보면 낮에 봤던 언니가 사실은 인심좋은 사람이란 걸 알고 마음 풀었을 것 같네요^^

  18. 새벽이언니
    2010.11.12 15:50

    저 맨홀 밑으로 온천이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19. 냥이어매
    2010.11.12 19:56

    저도 너무 걱정이 되네요. 저희 학교 주차장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는데, 날씨 추워지는 게 너무 너무 걱정되네요. 다른 길냥이 맘들은 어떻게 해주시나요? 집이라도 하나 마련해주고 싶네요.

  20. BlogIcon 고양사랑
    2010.11.12 21:39

    날이 급추워진 요즘입니다..부디 올겨울 잘 나주길..힘내요~길냥씨

  21. BlogIcon 미남사랑
    2010.11.18 10:05

    이렇게 멋진 녀석이 다시 찾아와 한끼 식사를 해결했기를 바랍니다.
    너무나 잘 생겨 가슴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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