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고양이들. 사실 아까 한번 으릉거리며 싸웠다가, 멀찍이 떨어져서 관망하고 있는 거다. 2005. 5. 17. 나무를 오르려고 애쓰는 고양이 손톱에 잔뜩 힘을 준 게 보인다. 이 사진을 보면 고등어고양이의 등 무늬는 일종의 보호색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나무와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2005. 5. 16. ★딴청 고양이 요즘은 거의 고양이 블로그가 되어가는 것 같다(-ㅅ-) 밀레니엄타워 앞을 지나던 스님이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불렀지만, 고양이는 여전히 딴청만 부린다. 이쯤 되면 자기를 부르는 걸 알 법도 한데, 바로 코앞에서 소리가 나면 돌아봄직도 한데, 절대로 돌아보지 않는다. 고양이와 스님 사이를 가르는 검은 선만큼이나 확고하게. 2005. 5. 15. ★소화전 밑 고양이 안국동 고양이를 만나러 갔더니, 덕성여고에서 아름다운가게 쪽으로 가는 샛길에서 졸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눈앞에서 얼쩡대는 사람을 신경쓰는 게 귀찮은지 소화전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렸다. 근처에 밥그릇이 있는걸로 봐서는, 고양이집 구멍가게에서만 밥을 얻어먹는 게 아니라 동네 이집 저집을 다니며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이야기다. 등만 보이는 고양이님이다. 구불구불 접힌 소화전 튜브 아래 얼굴이 보인다. 답답해보이기도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양이 은신처로 적당한 곳일거다. 앞다리를 포개어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긴 옆얼굴이 새초롬하다. 2005. 5. 14. ★고양이 이마의 불꽃무늬 고양이는 길을 갈 때도 넓은 곳보다는 좁은 틈새로 다니기를 좋아한다. 담벼락 옆에 침대 스프링을 기대놓았는데 그 사이로 들어가 앉은 모습이다. 고양이 이마에 불꽃무늬가 있었네. 몰랐는데. 2005. 5. 8. ★둥둥 산책간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고양이들이 사람을 피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활보하는 모습이 좋다. 사람을 보고 잽싸게 도망가는 고양이는, 사람에게 몹쓸짓을 당했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짐작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를 멋대로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며 미워하지만, 그런 고양이도 나름대로 신산스런 현실 속에서 살아가려고 애쓰는 거다. 누가 길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사람들이 예쁘다고 데려와서 키우다가, 덩치 커지고 에웅에웅 울어대니까 귀찮다고 내다버려서 그렇지. 먹고 살기 어렵다보니 길고양이의 팍팍한 삶에 마구마구 공감이 간다. 둥둥 산책간다, 자동차 터널을 지나 둥둥. 고양이가 지그시 기댄 벽은 예전 덕성여고 도서관 건물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쓰이질 않아서 오.. 2005. 5. 8. 이전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