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던 길고양이, 민망한 실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기둥에 몸을 기대고 기지개를 쭉 켭니다. "캬~ 시원해! 역시 기지개는 이렇게 몸을 90도로 접어줘야 제맛이지~" "어허 좋구나~" 무아지경에 빠진 고양이. 급기야 앞발 하나 들고 세 발만으로 기지개 켜는 신공을 보입니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뒷발 한쪽이 허공에 둥 떠서, 그만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헉!"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고양이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쓰러져 있다 멋쩍게 몸을 일으킵니다. "멍~" '아무도 못 봤겠지? 얼른 자리를 뜨자.' 사건 현장을 황급히 벗어나지만... "훗, 나는 다 봤다구." 의미심장한 눈빛을 날리는 밀크티가 있다는 건 몰랐겠지요. 사진을 이어붙이니 이렇게 되네요^^ ----고양이 좋아하세요? 이 블로그를 구독+해 보세요=(^.. 2009. 10. 15. 밀크티 길고양이의 애정표현 같은 지역 안의 길고양이 중에서도 유독 감정 표현이 풍부한 녀석이 있습니다. 밀크티 역시 그런 경우인데요, 늘 같이 다니는 카오스 냥이를 무척 좋아하는지, 언제나 함께 다닙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카오스 냥이 곁에서 맴도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덤덤한 카오스 냥이의 반응에 안타깝기도 한데요. 집고양이가 반려인의 손에 부비부비 얼굴을 비비듯, 길고양이도 좋아하는 친구에게 얼굴을 부비댑니다. 심지어 머리까지 땅바닥에 대고 굴리며 재롱을 부리는데도, 무심한 카오스 냥이는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귀찮은 듯 귀를 뒤로 젖히고 잰걸음으로 달아나는 카오스냥과, 머쓱한 표정으로 등 돌린 채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밀크티의 상반된 표정이 귀엽습니다. 밀크티는 자리를 옮긴 친구를 따라 슬.. 2009. 10. 13. 가파른 암벽 사이로 숨은 길고양이 어디론가 마실 가는 길고양이를 살며시 뒤따라가 봅니다. 인기척을 느낀 고양이는 급한 마음에 발놀림이 빨라집니다. 꼬리 짧은 길고양이가 몸을 숨긴 곳은, 가파른 암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틈이었습니다. 생명 하나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 공간에 고양이는 제 몸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만 피할 수 있다면 음습하고 눅눅한 암벽 사이도 고양이에게는 안식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자기 몸 하나 숨길 공간이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아마 평상시에 눈여겨봐두었던 비상탈출 통로겠지요. 이곳에서는 고양이도 안심하고 잠시 엉덩이를 붙입니다. 그러나 바닥에 몸을 누인 것도 잠시, 축축하게 젖은 암벽과 눅눅한 낙엽의 한기를 견디지 못하겠는지 곧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합니다. 달아나기 전에 꼭 한번은.. 2009. 10. 12. 길고양이 모녀가 내게 준 감동 아기 고양이가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젖먹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모든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그중에서도 어린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간이, 그 때의 모습이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고양이는 무아지경에 빠져 젖을 먹습니다. 뒷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 쓴 것일까, 기진맥진한 아기 촐랑이가 엄마 황란이의 등에 가만히 턱을 기댑니다. 엄마에 대한 사랑, 신뢰, 의존...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몸짓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고양이의 말을 알 수 없어도, 고양이의 몸짓을 보며 그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가장 소중한 감정은 말이 아닌 '몸짓'으.. 2009. 10. 10. 폐가를 지키는 길고양이 두목냥 얼굴이 후덕한 길고양이가 가을볕을 쬐며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 하나 없어 잡초가 무성해진 폐가를 지키는 문지기라도 된 듯합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습니다. 코 밑 얼룩무늬 때문에 면도 안 한 아저씨 같다 여겼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초록색 눈망울이 천진합니다. 몸은 피폐한 땅에 의지하고 있지만, 고양이의 마음은 아득히 먼 어딘가를 향해 있습니다. 고양이가 인도하듯 낡은 폐가 안으로 들어섭니다. 오래된 나무 문을 경계로 공기의 냄새가 달라집니다. 나달거리는 벽지에서 스며나오는 곰팡이 냄새가 스멀스멀 코끝을 찌릅니다. 이 집에 살던 이는 세탁기며 그릇이며 낡은 살림살이들을 그대로 두고 집을 떠났습니다. 낡은 집에 켜켜이 내려앉은 시간만큼 오래된 물건들입니다... 2009. 10. 5. 아기 지키는 엄마 길고양이의 모정 천방지축으로 뛰어놀던 아기 길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낯선 제 얼굴에 겁먹은 고양이는 순간 멈칫하더니, 잽싸게 몸을 날려 달아납니다. 가느다랗던 꼬리를 한껏 부풀려 너구리처럼 만들고 줄행랑을 칩니다. 겁먹은 마음은 꼬리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고양이는 겁을 먹으면 털을 부풀리거든요. 조금이나마 몸집이 커 보이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엄마, 엄마!" 꼬리를 통통하게 만들어가지고, 치타 같은 자세로 잽싸게 내달리며 엄마를 찾습니다. 새끼는 엄마 품에 폭 뛰어들어 머리를 쏙 감추고 등을 보입니다. 엄마만 있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습니다. "우리 애를 겁준 인간이 너냐?" 엄마 고양이가 매서운 눈길로 올려다봅니다. 엄마라기엔 너무나 작고 여린 모습. 하지만 저 매서운 눈초리를 보아하니, 잘못하면 한 대 .. 2009. 10. 3.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