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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 잃은 길고양이의 세상보기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 중에서 눈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인간에게 학대를 당해 눈을 다치는 경우도 있지만, 영역을 지키며 몇 마리씩 무리지어 사는 고양이의 경우, 한 마리가 눈병을 앓으면 빠른 속도로 전염되기 쉽다. 눈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곱이 심하게 낀 고양이라면 십중팔구 결막염에 걸린 것이다. 길고양이끼리 싸우다 각막에 상처를 입고 낫지 않은 채 방치되면, 찢어진 각막 속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결국 실명하고 마는 '각막천공'이란 병에 걸리기도 한다. 늘 건강하고 활기찼던 밀레니엄 고양이들도 지난 겨울 눈병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얼핏 보기에도 눈이 편치 않은 고양이가 서너 마리다. 밀레니엄 고양이 무리에서 왕초 노릇을 하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는 오른쪽 눈이 일그러져 제대로 볼 수 .. 2008. 5. 2.
장모종의 비애 가끔 방바닥에 초코볼처럼 동그란 갈색 물체가 떨어져 있을 때가 있다. 스밀라가 남기고 간 선물이다. 실은 선물이라기보단 지뢰라고 해야겠다. 이 녀석이 예전엔 안 그러더니, 요즘 들어 가끔 엉덩이에 똥을 한 덩어리씩 달고 나온다. 다행히 엉덩이 근처에 뭉개져서 달라붙는 건 아니고, 털끝에 살짝 붙어 대롱거리는 건데,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가 바닥으로 툭 투하되는 것이다. 한번은 방바닥 한가운데 떨어진 동그란 똥덩어리를 무심코 밟을 뻔한 적도 있다. 고양이똥의 냄새란 게 그리 향긋하지만은 않아서, 밟으면 죽음이다. 그래서 요즘은 스밀라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얼른 붙잡아 뉘어놓고 엉덩이 근처부터 확인한다. 스밀라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지만, 내 입장에선 그 절차를 거쳐야만 마음이 놓이는 거다.. 2008. 4. 30.
헬로키티 좋아하는 분들은 달리세요 산리오타운(www.sanriotown.co.kr)에서 5월 5일까지 어린이날 기념 헬로키티 회원가입 이벤트를 한다. 어린이는 아니지만 헬로키티 USB도 추첨증정한다기에 갔다-_-; 사이트 들어가서 구경해봤더니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지마켓 회원이면 헬로키티 우산 증정 이벤트도 참여할 수 있다니, 헬로키티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 달려보시길. 가입이 완료되면 귀여운 인증메일이 온다. 참고로 4월 30일부터 이글루스 렛츠리뷰에서 '헬로키티와 세계의 꽃축제' 행사 리뷰 이벤트도 실시한다. 4천 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신청자 중 100명에게 제공하고, 이 중 리뷰를 잘한 3명에게는 닌텐도 Wii를 준다고. * 가입 추첨 이벤트에서 헬로키티 USB 1기가짜리 득템^^ 2008. 4. 29.
주말 길고양이 출사 예정 오래간만에 올려보는 길고양이 사진. 2006년부터 쭉 썼던 니콘 D70을 유진에게 넘겨주고 한동안 구형 똑딱이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주문했다. 원래 이번 주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물건 없다고 다음 주에나 온단다-_- 5월 초부터 출근하는데, 첫 출근일이 2일에서 6일로 미뤄져서 잠깐 여행이나 다녀올까 했더니 결국 못 가게 될 듯하다. 아쉽긴 하지만 정리해야 할 일도 남았고 하니, 차분하게 기다리다가 카메라 오면 동네로 길고양이 출사나 나가야겠다^ㅅ^ 2008. 4. 27.
도시 동물 여행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비수기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는 걸 깨닫고 새삼 놀랐다. 나는 언제나 떠나는 사람보다 머무르는 사람 쪽에 가까웠으니까. 사람들이 여행에서 기대하는 맛집 탐방이나 쇼핑도 관심이 없었고, 관광명소 앞에서 V자를 그리며 ‘나 여기 다녀왔소’ 하고 증명사진 찍는 건 더더욱 질색이었다. 게다가 모처럼 마음먹고 여행을 준비하려 해도, 낯선 곳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왜 이리 많은지. 가이드북을 사고, 약도를 인쇄하고, 인터넷 자료를 갈무리하고, 경험담을 읽다 지쳐서 여행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쉬고 싶어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휴가가 주어져도 ‘세상에는 여행보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도 있는 법이지’ 하고 되뇌면서 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뒹굴뒹굴 놀곤 했다. 한데.. 2008. 4. 24.
창문에 앞발이 끼었어요 창문 옆 책꽂이 맨 위로 올라가 놀던 스밀라가 앞발 한쪽을 창문에 올리고선 울어댄다. ‘또 벌레 못 잡아서 안달이 났지’ 싶어 그냥 나오려는데, 가만 보니 문틈에 앞발을 붙잡힌 것처럼 꼼짝달싹 못하는 게 아닌가. 섀시 창문이라 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윗부분에 작은 홈이 있는데, 그 속이 궁금해서 앞발을 넣어보다가 그만 낀 것 같았다. 혹시 문에 낀 것이 아닐 수도 있어서, 창문을 조금 앞으로 당겨 보니 팔이 매달린 채로 슬금슬금 따라온다. 스밀라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창문 한번 올려다보고, 나를 한번 돌아다보며 우엥거린다. ‘이거 왜 안 빠지는 거야’ 하고 당혹해하는 얼굴이다. 저러다 앞발이 걸린 채로 놀라 뛰어내리기라도 하면, 몸무게 때문에 팔을 삐거나 크게 다칠 텐데. 다급한 마음에 얼른 책꽂이를 발.. 2008.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