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파안대소 고양이의 몸에서 가장 예쁜 곳을 꼽으라면 눈동자라고 말하겠지만, 가장 사랑스러운 곳은 역시 입술이다. 만화 캐릭터처럼 선명한 ㅅ자 입술을 보노라면, 귀여워서 꺅꺅 소리를 지르고 만다. 살짝 입 꼬리를 올린 채 잠든 고양이 입술은 웃는 표정과 어쩜 그리 닮았는지! 틈틈이 찍은 고양이 사진을 갈무리하다가, 나도 모르게 배실배실 웃는다. 변화무쌍한 고양이의 표정이 사랑스럽기 짝이 없어서다. 어찌 보면 단호해 보이고, 어떨 때는 심통 난 것 같고, 때로는 새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표정들. 고양이가 뭔가 집중해서 바라볼 때, 망설이듯 살짝 벌린 입술은 금세라도 내게 말을 건넬 것만 같다. 입을 있는대로 힘껏 벌려 고양이 하품을 할 때면, 실은 웃는 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꼭 파안대소를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만 .. 2008. 5. 22. 그림책 방석과 스밀라 서울국제도서전 부스 지원 나가서 종일 서 있었더니 삭신이 쑤신다. 점심 먹고 들어오다 짬을 내서 고양이 그림책을 몇 권 샀다. 비룡소에서 나온 이케다 아키코의 '다얀 시리즈'8권은 권당 2000원이다. 정가가 6500원이니 새책인데도 헌책 가격과 엇비슷하다. 웅진주니어 부스에서는 고양이와 고릴라의 우정을 그린 앤서니 브라운의 를 50% 할인가에 득템. 서울국제도서전은 이미 '서울도서할인전'이 된 지 오래다. 출간된 지 18개월 미만 책은 10%만 할인해야 하지만, 굳이 힘들게 도서전까지 왔는데 인터넷서점보다 비싸게 사려는 사람은 없으니 출판사에서도 고육지책으로 할인율을 높이는 분위기다. 어차피 도서전은 큰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보다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홍보한다 생각하고 나가는 거긴 하지만. 손.. 2008. 5. 17. 길고양이의 은신처 밀레니엄 고양이들이 그림자처럼 움직일 수 있는 건 화단 덕분이다. 봄이 오고 나뭇가지에 손톱만 한 잎이 다시 돋으면, 자연스럽게 고양이 은신처가 생겨난다. 고양이들은 나무 밑이 비밀통로라도 되는 것처럼 그 아래로 드나들곤 한다. 가끔 나뭇잎 사이로 꼬리만 빼꼼 내밀고 어슬렁어슬렁. 이 녀석은 나무 밑에 몸을 옹송그려 앉아있다가 딱 눈을 마주쳤다. 나를 올려다보는 황금색 눈이 반짝 빛난다. 2008. 5. 12. 건재한 고등어무늬 고양이 밀레니엄 고양이 무리 중 얼굴이 익은 올드멤버로 카오스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가 있다. 그 중 한 녀석인 젊은 고등어 고양이는, 다른 녀석들이 눈병을 앓을 때도 여전히 건강한 몸을 뽐내며 영역을 누비고 다녔다. 돌아보는 뒷모습에 유독 튼실한 땅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참고로 늙은 고등어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있는데, 이 녀석은 눈병 때문인지 한쪽 눈이 일그러진 상태. 등의 무늬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코 주위의 얼굴 색깔이 다르다. 오래간만에 밀레니엄타워를 찾았던 날도, 젊은 고등어 고양이는 어린 회색 고양이의 뒷목덜미를 물고 짝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직 이쪽 깊은 곳까지 TNR의 손길이 미치지는 못했을 테니 저 녀석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씨를 뿌리고 다닐 텐데, 암컷 고양이들만 고생하는 건 아닌지... 2008. 5. 5. 밀크티 고양이 밀레니엄타워 근처에는 밀크티 고양이가 산다. 보통은 이런 생김새면 황토색 줄무늬가 되었을 텐데, 황토색에 우유를 살짝 탄 것 같은 색깔이 되어서 밀크티 고양이. 그런 기준이라면 카페오레 고양이로 불러도 되겠지만, 어쩐지 밀크티 쪽이 좀 더 친근감이 간다. 털색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박색 눈을 하고 있다. 뽀독뽀독 소리나게 세수를 시켜주고 싶은 얼굴 >ㅅ< 가만 보니까 기지개를 켜면서 하품을 하고 있잖아-_- 웅크리고 앉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몸매가 늘씬늘씬. 시원하게 하품하는 고양이를 보면 입속에 손가락을 쏙 넣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직 스밀라에게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다. 콱 물진 않겠지만 어쩐지 기분 나빠할 거 같아서. 스밀라는 내가 되도 않은 장난을 치면 채머리를 흔들면서 신경질을 낸다. 밀크.. 2008. 5. 3. 한쪽 눈 잃은 길고양이의 세상보기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 중에서 눈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인간에게 학대를 당해 눈을 다치는 경우도 있지만, 영역을 지키며 몇 마리씩 무리지어 사는 고양이의 경우, 한 마리가 눈병을 앓으면 빠른 속도로 전염되기 쉽다. 눈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곱이 심하게 낀 고양이라면 십중팔구 결막염에 걸린 것이다. 길고양이끼리 싸우다 각막에 상처를 입고 낫지 않은 채 방치되면, 찢어진 각막 속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결국 실명하고 마는 '각막천공'이란 병에 걸리기도 한다. 늘 건강하고 활기찼던 밀레니엄 고양이들도 지난 겨울 눈병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얼핏 보기에도 눈이 편치 않은 고양이가 서너 마리다. 밀레니엄 고양이 무리에서 왕초 노릇을 하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는 오른쪽 눈이 일그러져 제대로 볼 수 .. 2008. 5. 2. 이전 1 ··· 186 187 188 189 190 191 192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