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말 번역가 우리 집에서 스밀라는 ‘시간 잡아먹는 고양이’로 통한다. 녀석의 기분을 맞춰 주려고 깃털 장난감을 흔들거나 털을 빗어 주거나 하다 보면, 한 시간은 뚝딱 지나가 버리니 말이다. 고양이와 함께 산 지 1년이 넘어가면서, 이제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고양이와 함께 살기 전에 나는 고양이 울음소리는 딱 두 가지인 줄 알았다. 평상시의 ‘야옹’ 하는 소리와, 발정기 때의 약간 기괴한 울음소리. 하지만 스밀라 덕분에 어설프게나마 ‘고양이 언어 초벌 번역’ 정도는 할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 참고로 고양이마다 울음소리에 차이가 있으므로, 우리 집에서 먹히는 번역이 다른 집 고양이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단 스밀라가 눈을 절반쯤 감다시피 뜨고 ‘앵!’ 하고 짧게 울면, 기.. 2007. 10. 19. [알림] 길 떠나는 고양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마감하고 있어서 10월 말까지 블로그 업데이트를 거의 못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도 자주 못 썼지만-_-;) 11월 초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올게요~ 생각해보니 글 없이 사진만 가끔 올릴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2007. 10. 8. 애견 운동장을 지읍시다 » 일본의 애견 운동장. 펜스를 친 공간 안에서 목줄을 푼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사진 이지묘 도시에서 개가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간신히 짬을 내어 개를 산책시킬라치면, 무섭다며 비명 지르는 사람, 내 개가 눈 똥도 아닌데 ‘개똥 치우라’며 면박하는 사람을 만나 마음 상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목줄 매고 사람 보폭에 맞춰 느릿느릿 걷는 개에게도 미안한 노릇. 개도, 사람도 행복하게 산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개 세 마리와 함께 사는 이지묘씨는 문득 ‘한강시민공원에 애견 운동장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냈다. “반려 동물을 데리고 나오는 게 죄가 되는 분위기가 화났죠. 일부 양심 없는 개 주인 때문에 개 키우는 사람들이 뭉뚱그려 욕먹는 것도 싫었고요. .. 2007. 10. 4. 고양이 가리개 그림 청담동 카이스갤러리 바로 앞에 있는 카페 Cart. 쇼윈도에 목제 가리개를 전시했는데, 토종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아마도 작가가 키우는 고양이지 싶은데, 다른 그림에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만큼 가까이 곁에 두고 자주 보다 보니 고양이의 다양한 표정도 관찰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재미있는 건 빈 와인병에도 고양이를 그려놓았다는 점. 병 그림 전체를 보면 고양이가 얌전히 앞발을 모은 모습이다. 2007. 10. 2. 고토쿠지의 묘지기 고양이 복고양이를 모시는 사원, 고토쿠지에 사는 길고양이. 일본에서는 절 안에 공동묘지가 있는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서양의 교회에도 묘지가 딸려있는 걸 생각해보면 뭐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한국의 절을 떠올리면 조금 낯설기는 하다. 고양이 눈은 이끼 색이고, 고양이 몸은 비석의 색이니...오래된 무덤을 지키는 묘지기로는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인듯. 이끼가 낀 비석 사이 몸을 숨기고 오도카니 앉아있던 녀석은, 나를 보고는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버렸다. 새로 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끈한 무덤의 경계석도, 언젠가 왼편의 돌비석들처럼 비바람에 닳고 이끼 끼어 자연스러워질 날 있겠지.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의 날카로운 슬픔도, 저 비석들처럼 그렇게 세월에 무뎌질 날 오겠지. 2007. 9. 23. 접대 고양이를 아십니까 마음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때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꿈꾼다. 고양이 동호회 게시판을 기웃거리고, 애묘가의 블로그를 즐겨찾기하고, 오프라인 고양이 카페를 찾아 아쉬움을 달랜다. 애묘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꿈을 잠시나마 이뤄주는 ‘고양이 테마파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도쿄의 신흥 쇼핑지구 오다이바에 위치한 ‘네코타마 캐츠리빙’도 그중 하나다. ‘고양이 100마리와 놀 수 있는 테마파크’란 말에 솔깃해져서 이곳을 찾았을 때, 실제로 눈에 띈 것은 열댓 마리 남짓한 고양이뿐이었다. 그럼 나머지 고양이는 어디에? 한쪽 벽 구석에 붙은 ‘접대묘’ 명단 속에만 있다. ‘미녀 100명 상시 대기’ 따위의 유흥주점 전단지를 보았을 때와 같은 황당함이랄까. 규모 면.. 2007. 9. 6. 이전 1 ··· 197 198 199 200 201 202 203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