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 스밀라의 불만스런 표정이 마음에 든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 같아서. 2008. 1. 11. 고양이털의 전설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 나를 가장 두렵게 했던 건 ‘고양이털의 전설’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과 만나 힘든 점을 물으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입을 모아 “고양이털이 많이 날려요” 하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까짓 고양이털이 날리면 얼마나 날리겠나 싶어 물어보면, 대답은 한결같았다. 날마다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바닥을 닦아도, 고양이털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양이털은 가늘고 가벼워서, 민들레 씨처럼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다가 호흡기로 빨려 들어가기도 한단다. 어렸을 때부터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내게는 꽤 위협적으로 들리는 경고였다. 좀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한 애묘가는 매번 고양이털이 반찬 그릇에 날아와 앉는 통에, 날마다 반찬 삼아 고양이털을 먹는다고 했다... 2008. 1. 10. 티스토리 책도장 도착 왜 안 오나 하고 목빠지게 기다렸던 티스토리 책도장, 드디어 도착. 간당간당하게 12월 마지막 날에 택배로 도착했다. 예쁘다^^ 2008. 1. 1. 다즐링에서 '고양이 스승님'을 만나다-삶디자이너 박활민 10년 동안 써온 컴퓨터에 슬슬 사망 기미가 보인다. 하루에 한두 번씩 꼭 ‘치명적인 오류’ 운운하는 메시지가 뜨면서 다운된다. 파랗게 깜빡이는 화면은 내게 모종의 경고를 던지는 듯하다.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며 살다 보면, 네게도 곧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고. ‘라모’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박활민씨에게도 한때 그런 ‘시스템 오류’ 메시지가 떴다. 대개 무시하기 마련인 그 메시지를 읽었을 때, 그는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장소를 찾아 떠났다. 2003년 한국을 떠나 티베트·인도·네팔을 떠돌았고, 북인도 다즐링에서 1년을 머물렀다. 박활민씨가 다즐링에서 한 일은 ‘인생의 방학’을 즐기는 일이었다. 하릴없이 산책하고,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찍거나 그림을 그렸다. 명상하듯 먼 곳을 응시하는 고양이를 .. 2007. 12. 28. 동굴 개척자, 스밀라 고양이가 가끔 어디론가 사라진다. 워낙 숨기를 좋아하는 터라 십중팔구 어딘가 으슥한 곳을 찾아들어간 거겠지만,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닌데 너무 오랫동안 보이지 않으면 ‘혹시라도 집을 나간 건가?’ 싶어 슬그머니 걱정이 된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스밀라 실종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정말 가슴이 철렁했다. 스밀라가 종종 들어가 숨는 종이상자도 열어 보고, 혹시 옷장이나 싱크대 문을 앞발로 열고 들어갔나 싶어 일일이 문짝을 여닫아 봤지만 어느 곳에도 고양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베란다 철망에 매달려 놀다가 추락한 건 아닐까, 아니면 쌓아둔 잡동사니 상자에 깔리기라도 했나’ 하고 온갖 상상을 하면서 베란다 쪽을 살피는데, 베란다방에 세워둔 책꽂이 세번째 칸에 하얀 털 뭉치가 보였다. 스밀라였다. 책꽂이와 .. 2007. 12. 12. <기묘(己猫)한 이야기>전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소중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내게는 길고양이 사진이 그랬다. 비슷한 골목, 닮은 고양이를 찍을 수는 있겠지만, 길고양이를 찍으러 다녔던 그때 그 순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처럼, 길고양이 역시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대학에 다닐 무렵 니콘(FM2)을 장만한 것도, 포트폴리오용 슬라이드 사진을 찍으려면 수동카메라가 필요해서였을 뿐이다. 한데 2001년 2월, 밥벌이와는 도무지 상관없는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니, 학원 강사 아니면 아르바이트밖에 할 일이 없었다. 취직이 안 되는 것보다, 내가 소중히 여겼던 일이 정작 세상에서는 쓸모 없는 짓으로 치부되는 게 괴로.. 2007. 12. 12. 이전 1 ··· 195 196 197 198 199 200 201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