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렌즈로 포착한 일상의 이면 - 황규태전 Nov 29. 2001 | 현미경으로 양파 세포를 관찰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물의 외관과 그 이면에 숨은 미시적 세계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것이다. 11월 24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되는 황규태 개인전은 일상적인 사물을 마이크로렌즈로 확대한 컬러사진 ‘놀이’연작과 1960년대 찍은 흑백사진을 포토샵으로 편집한 ‘무제’ 연작 등 사진을 확대하거나 편집해 일상의 이미지를 재편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생태지향적이고 문명 비판적인 발언이 강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황규태의 최근 작품들은 이질적이다 싶을만큼 크게 달라졌다. 현란한 색채도 그 변화의 일면이지만, 특히 2층에 전시된 컬러사진연작 ‘놀이’의 피사체를 보면 그의 관심이 일상의 재해석 쪽으로 기울었음을 짐작할 수 있.. 2001. 11. 29. 영화 속 인간심리의 원형을 읽는다 - 영화평론가 심영섭 Nov 28. 2001 | ‘씨네키드’란 필명으로 유니텔 영화동호회에서 활동하며 틈틈이 영화 감상문을 올렸던 젊은 임상심리학자가 있었다. 정식으로 평론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자신을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던 그는 1998년 씨네21 영화평론상에 도전했고, 얼마 후 당선 소식을 듣자 즉흥적으로 ‘심영섭’이란 필명을 지었다. 임상심리학자 김수지가 영화평론가 심영섭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한 순간이었다. “전 이름 속에 우주가 담겨있다고 봐요. 제 필명을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한 사람’의 약자라고도 하는데, 원래는 마음 심자, 그림자 영자, 넓을 섭자를 써서 ‘마음의 그림자가 넓다’는 뜻이에요. 물론 마음 심이란 성은 없지만요.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자기주장적이고 활달하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제 그.. 2001. 11. 28. 폐허가 된 사막 같은 황량한 삶 - 《미란》 Nov 26. 2001 |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근처에는‘미란’이라는 반사막 도시의 유적이 있다. 1천년 전 조성됐지만 점점 건조해져 이제는 폐허로 남은 곳. 윤대녕의 소설 《미란》(문학과지성사)은 이처럼 폐허가 된 사막도시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미란》은 ‘드라이클리닝처럼’ 건조한 삶에 익숙한 남자 성연우가 성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두 명의 ‘미란’을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이 소설에서 사랑은 구원이 아니다. 서로의 모습 속에서 거울 보듯 황량한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이상과 현실의 다른 이름, 오미란과 김미란 30대의 변호사 성연우는 24살 때 제대기념으로 떠난 제주도여행에서 호텔직원 오미란을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눈다. 어느 날 신기루처럼 사라진 오미란의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온 그.. 2001. 11. 26. 대지를 감싸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크리스토와 쟝 클로드전 Nov 22. 2001 | 베를린 국회의사당과 파리의 퐁네프를 하얀 천으로 둘러싸고 콜로라도 계곡에 거대한 장막을 치는 등, 세계의 명소와 자연풍광을 말 그대로 ‘포장’하는 설치미술로 유명한 대지미술가 크리스토와 쟝 클로드 부부전이 개최된다. 11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 설치할 예정인 ‘게이츠(The Gates)’프로젝트와 콜로라도 아칸소강에 설치될 ‘오버 더 리버(Over The River)’프로젝트 등 최근 추진중인 작품과 관련된 드로잉 및 사진 총 28점을 선보인다. 설치와 해체 과정에서 환경을 전혀 훼손치 않아 1960년대 말경 상업화된 예술에 대한 반발과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결합돼 탄생한 장르가 대지미술인 만큼, 크리스토 부부는 .. 2001. 11. 22. 잠자는 토박이말 깨워내는 우리말 지킴이 - 장승욱 Nov 21. 2001 | 총각김치는 총각무로 담근 김치다. 그럼 홀아비김치도 있을까? 농담 같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정말 있다. 그렇다고 홀아비로 담근 김치는 아니고, 무나 배추 어느 한 가지만으로 담근 김치를 말한다. 무와 배추를 잘게 썰어 섞은 김치는 써레기 김치, 절인 배추·무·오이를 썰어 젓국에 버무린 김치는 섞박지라고 한다. 무청이나 배추의 지스러기로 담근 덤불김치, 보통 김장김치보다 일찍 담가 먹는 지레김치, 봄이 될 때까지 먹을 수 있게 짜게 담근 늦김치, 국물이 많아 건더기가 둥둥 뜨는 둥둥이김치, 갓 담가 안 익은 날김치, 푹 익은 김치인 익은지… 김치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의 종류만 해도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정겹고 독특한 토박이말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은 언어가 .. 2001. 11. 21.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 - 《하이파이브》 Nov 19. 2001 | 혼자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사람과 팀원 전체가 우수한 실적을 이끌어내도록 힘을 모으는 사람. 회사는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말할 것도 없이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사람일 것이다. 한 사람이 올릴 수 있는 생산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창출하는 이익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할 만큼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팀워크는 기업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올해 초 한국에 ‘겅호 신드롬’를 몰고 왔던 경영 컨설턴드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콤비가 이번에는 팀워크의 마력을 설파한 《하이파이브》(조천제·박종안 옮김, 21세기북스)를 펴내며 돌아왔다. 팀워크 때문에 해고된 앨런이 만년 꼴찌 아이스하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자신은 팀워크 강사로 재기하는 극적.. 2001. 11. 19. 이전 1 ··· 290 291 292 293 294 295 296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