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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귀여운 습관 1. 안아주면 침을 '꼴딱' 소리나게 삼키면서 뛰어내릴 궁리를 한다. 싫다는 표시인가. 2. 화장실에 가면 꼭 따라와서 꼬리를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치고 나간다. * 다른 곳은 안 따라오는데, 꼭 화장실 갈 때만 따라온다. * 이때 화장실 바닥이 젖어 있으면 슬쩍 바닥을 보고 멈칫한 뒤 안 들어온다. 발이 젖는 게 싫은 듯. 3. 안 보는 척하면서 거울을 이용해 나를 몰래 본다. * 베란다문 유리나 장식장 유리를 거울로 활용한다. 스밀라가 방금 1번 항목을 시연한 뒤 뛰어내렸는데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다. 화장실에 따라들어오는 고양이는 의외로 많은 듯하다. 대체 무슨 심리인지-_- 2009. 9. 24.
야경 보며 기분전환하는 고양이 조금만 더 잘 먹이면 3kg대를 회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3주 전에 병원에서 측정한 2.88kg에서 더 늘 기미가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하루 세 끼 강제급여를 한다. 밥을 곱게 갈아서 주사기로 조금씩 짜 먹이는 것이다. 주는대로 냠냠 삼켜주면 좋으련만, 스밀라는 배가 고파도 절대 고분고분 삼키지 않는다. 도리질을 치는 스밀라를 붙들어가며 밥을 먹여야 하니, 한번 밥을 주고 나면 고양이도 사람도 지치고 만다. 스밀라는 원래 자율급식을 하던 고양이였기 때문에 입이 짧다. 5~6번 정도로 밥을 나눠 주면 좋겠지만, 좀 쉴만 하면 밥 먹자고 데려가서 억지로 밥 먹이는 데 고양이가 즐거울 일이 있겠나. 그러면 밥 먹는 스트레스가 2배로 늘 게 분명하니 세 끼에 나눠 먹이는 것으로 절충하고 있다. 가장 좋은 .. 2009. 9. 20.
스밀라의 근황 스밀라가 신부전 진단을 받은 지도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통원치료를 하다가 점차 간격을 두고 검사를 받아도 괜찮을 만큼 좋아져서 어제가 3주만의 스밀라 병원 방문일이었는데, 뇨검사는 하지 않고 8종 혈액검사만 했다. BUN은 37이라 안정권으로 접어들었으나, Cre이 3.1로 허용치인 2.0보다는 여전히 높다. 빈혈수치는 32%로 좀 더 좋아졌지만 체중은 2.88kg로 변화가 없다. 전반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지만, 어쨌거나 정상보다는 좋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다음 방문은 한 달 뒤. 한 달치 약값과 8종 혈액검사, 열흘치 수액세트값을 포함해 병원비는 31만원 정도 나왔다. 스밀라는 병원 갔다 와서 밥을 먹고 기분이 좀 나아졌는지, 오래간만에 책꽂이 꼭대.. 2009. 9. 17.
바닷가에서 먹이 구하는 고양이 동도에 사는 고양이가 바닷가에서 먹이를 기다립니다. 서서히 다가가는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해변에 밀려온 하얀 무언가가 보입니다. 아마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해파리일까요, 생선일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혹시 비닐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잠시 앉아 주변을 둘러보던 고양이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하얀 물체 앞으로 가까이 갑니다. 고양이는 마침내 먹잇감을 물고 일어나 민가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비늘이 다 벗겨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기는 하지만, 너덜거리는 지느러미의 흔적을 봐서는 생선 종류가 틀림없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오늘은 물론이고 내일까지도 배를 곯지 않아도 됩니다. 고양이의 덩치에는 생선이 조금 컸는지, 물고 가는 모습에 힘이 부칩니다. 그러나 이걸 갖다가 두고두고 먹을.. 2009. 9. 15.
달항아리 같은 고양이의 뒷모습 내가 오래 집에 있어 좋은지, 스밀라가 내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살짝 이지러진 달항아리 백자처럼 탐스러운 자태로 등 돌리고 앉아 귀만 쫑긋쫑긋한다. 그런 스밀라의 등 위로 가느다란 길이 보인다. 흰털 사이로 까만 털이 올올이 얹힌 자리마다 길이 되어서, 어서 내게 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그런 무늬다. 스밀라가 호랑무늬였으면 그 길은 횡단보도처럼 연이은 가로줄무늬 길 까맣고 노랗고 하얀 카오스 무늬였으면 징검다리처럼 퐁퐁 뛰어가는 길 아메리칸 숏헤어 무늬였으면 골뱅이처럼 뱅글뱅글 맴도는 길이었겠지만 스밀라는 그냥 스밀라여서,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쭉 이어지는 곧고 가느다란 길 내 손이 그 길을 따라 하늘을 날아, 스밀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러 간다. 곁에 있어도 모른 척, 식빵 자세로 등 돌리고 앉아 있지만,.. 2009. 9. 14.
카메라 가방에 들어가려는 고양이 "북북, 북북." 스밀라가 발톱을 세우고 가방 뜯는 소리가 난다. 가죽을 너덜너덜하게 잡아뜯어 망가뜨린 가방이 벌써 서너 개는 넘는지라, "안돼!"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앉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차마 혼낼 수 없었다. 카메라 가방에 몸을 절반쯤 얹고서 저러고 있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방이 너무 작아서 걸치고만 있는 듯... "응? 무슨 문제 있음?" 하는 얼굴. 초점이 안 맞아도 이 사진이 좋다. 오히려 더 눈빛이 촉촉해 보여서. "에이, 내가 가방 뜯는 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럼 나는 잠깐 눈을 붙이겠음" 하는 자세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흰 식빵이 된다. 아프고 나서 어리광쟁이가 됐는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큰 소리로 울며 뛰어내려오는 것도 애틋.. 2009.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