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혼자 남겨진 아기 길고양이 한여름 은신처가 되어준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만 지붕 아래, 어린 길고양이가 몸을 둥글게 말고 있습니다. 엄마 길고양이는 먹이라도 구하러 간 것인지 보이지 않고, 아기 길고양이 혼자 텅 빈 지붕을 지키고 있습니다. 나뭇잎 지붕이 사라진 슬레이트 지붕이 휑합니다. 아기 길고양이에게 태어나 처음 맞는 가을은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머리 위에 가득했던 초록 잎사귀가 누렇게 시들시들해지는가 싶더니, 하나둘 떨어져버려 이제 남은 게 없으니까요. 덮지도 못하는 낙엽 이불만 발치에 뒹굽니다. 저 낙엽이 하나하나 따뜻한 담요 조각이었으면 좋겠네요. 바스락 소리에 아기 길고양이가 귀를 뾰족하게 세우고 지붕 끝으로 달려듭니다. 아빠 길고양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 길고양이는 스티로폼에 앞발톱.. 2009. 11. 15. 책꽂이 위의 스밀라 스밀라는 종종 베란다방 책꽂이로 올라가 나를 근엄하게 내려다본다. 이제 몸무게도 3.3~3.4kg 사이로 회복해서 통통해지고 있다. 힘내라 스밀라~ 2009. 11. 8. [Samsung VLUU WB5000] 24배줌의 강력한 힘! 개미마을 출사기 영 * 이 리뷰는 삼성 VLUU WB5000 체험단의 일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09. 11. 7. 산적두목 닮은 후덕한 길고양이 '폐가를 지키는 길고양이 두목냥' 사진을 찍으면서 만난 고양이 얼굴이 어쩐지 눈에 익어 하드를 뒤져보니 1년 전 이맘때 이곳에서 찍은 산적두목냥이었네요. 볼살이 후덕하게 붙은 모습, 가장자리가 조금 너덜너덜하게 찢긴 귀의 인상이 여느 길고양이와 다르게 산적두목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았거든요. 처음 만난 그때는 지붕 위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지요. "내가 둥글둥글해보이지만 그리 만만한 고양이가 아니야" 하고 눈을 부릅뜬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보살 같은 인자한 눈빛으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보살고양이가 되기도 합니다. 해가 바뀌고 같은 계절이 돌아왔어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남아준 산적두목냥입니다. 자기는 정면보다 옆얼굴이 잘 나온다며 얼굴 방향도 살짝 바꿔주던 모습도 남아있어요. 지붕.. 2009. 11. 1. 가을을 맞이하는 길고양이의 자세 고양이는 가능한 한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갑니다. 도심 하늘에서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맹금류가 활개를 칠 리 없기에, 고양이가 안심할 수 있는 쉼터는 인간이 따라오지 못하는 높은 담벼락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시선을 피해 멀리 달아나도, 계절의 손에서 달아날 수는 없습니다. 먼 산 가득 흐드러졌던 단풍이 찬바람에 하나둘 떨어지는 가을이 오면 길고양이의 마음도 초조해질 것만 같습니다. 탐스럽게 익은 감나무 아래, 허물어져가는 담벼락에 오른 길고양이가 주변을 경계하며 이른 저녁을 먹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엉거주춤, 하던 일을 멈춥니다. 짧은 시간 길고양이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갑니다. 도망갈까, 말까. 일단 눈앞의 먹을 것은 먹고 가야지.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길고양이들이 대개 그런 것처.. 2009. 10. 30. 길고양이 따라 가본 자동차 동굴 길고양이가 즐겨 찾는 자동차 동굴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동굴 깊숙이 따라가 봅니다. 골목길에 주차된 자동차 아래, 노랑둥이 길고양이 한 마리가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을 확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유로운 표정으로 주변을 관찰합니다. "하아~좋구나" 한적한 자동차 동굴 아래 몸을 숨긴 고양이의 얼굴은 평화롭기만 합니다.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감도는 것처럼 살짝 입꼬리가 올라간 모습이 귀엽습니다. "앗, 언제 여기까지 따라왔냐!" 깜짝 놀란 고양이의 눈동자가 휘둥그레 커집니다.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과 달리 자동차 밑으로 기어들어온 낯선 인간이 당황스러웠나 봅니다. 고양이는 주춤주춤 몸을 움직여 조금 옆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평소 쓰던 D300은 무게와 .. 2009. 10. 27. 이전 1 ··· 55 56 57 58 59 60 61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