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 신장질환 경과 스밀라는 18일 정오부터 19일 오후까지 1리터 수액 주입 들어갑니다. 약 12시간 간격으로 4차례 주사를 맞고,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다시 가서 상태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황망해서 어떻게 해야할 줄 몰랐는데, 허둥지둥하다 치료 경과나 여러 가지 수치를 잊어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기록해 둡니다. *스밀라가 신부전 진단을 받기 전에는 다음과 같은 전조증상이 있었습니다. -식욕 감소와 그에 따른 체중 감소 -무기력증 -다량의 물 섭취와 그에 따른 빈뇨 -가끔 화장실이 아닌 방바닥에 소변 보기 -레몬색 구토액: 헤어볼을 토할 때의 구토액과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위액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평소 입이 짧거나 잠이 많은 고양이였다면, 고양이가 몸이 좋지 않아 보내는 몇 가지 이상신호를 그냥 놓치고 .. 2009. 7. 19. 스밀라가 신장이 많이 안좋습니다. 2주 가까이 스밀라가 사료를 잘 먹지 않고 간식만 깨작깨작 먹는데다 소심해져서 '올해 유독 더위를 많이 타네, 식욕이 줄었네'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한 게 잘못이었습니다. '고양이가 밥을 잘 안먹어요' 따위 글이나 올리고, 정밀검사를 받아볼 생각도 못하고... 회사 퇴사를 앞두고 일에 치이고 마음도 힘들고, 당장 내 앞에 놓인 우울감을 견디는 데만 급급해서, 스밀라가 조금씩 기력이 쇠해가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스밀라 증상은 최근 2주 사이에 밥을 잘 먹지 않고, 구토를 서너 번 했어요. 헤어볼을 토하려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1주일 전후로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봤습니다. 그전엔 소변을 바닥에 싸지 않았는데, 바닥에 몇 차례 누곤 해서 애꿎은 모래만 새로 바꾸었는데.. 2009. 7. 18. '노트북 방석' 즐기는 고양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한 말이지요. 스밀라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면, 아마 저에게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파주에서 서울까지 좌석버스를 타고 와서, 다시 전철을 2번 갈아타고 집에 오면 칼퇴근을 해도 8시가 됩니다. 어머니의 증언으로는, 스밀라가 7시 반만 되면 현관 주위를 어슬렁거리거나 현관문 옆에 도사리고 앉아서 저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이때쯤 올 텐데 하고 제가 올 시간을 기억한다는 거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제가 씻고 책상 앞에 앉으면 "응!" 하고 기합을 넣으면서 단번에 뛰어올라 저렇게 책상 위에 앉습니다. 등을 동그랗게 말아가지고 최대한 몸을 작게 만들어서 앉은 고양이를 보면 오리 같기도 하고, 백자 같기도 해요... 2009. 7. 15. 고양이가 여름을 느낄 때 잠깐 나갔다 올 일이 있어 외출 준비를 하는데, 스밀라가 보냉상자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앉은 것이 문틈 너머로 보인다. 며칠 전 김치배달을 시키고 나서 미처 치우지 않았던 상자인데, 저 위에 앉아있으니 빙산 위의 아기물개 같다. 드디어 고양이들이 바람 잘 드는 곳을 찾아다닐 때가 된 것이다. 완연한 여름이다. 2009. 6. 29. 작은 세계 투명한 물로 가득 찬 스밀라의 눈동자에 방이 비친다. 회색과 흰색이 섞인 스밀라의 털옷과, 스밀라가 깔고 앉은 검은 배낭과, 스밀라를 찍는 나와, 등 뒤의 책꽂이까지. 고양이가 보는 세계를 내가 다시 들여볼 수 있다는 것은 경이롭다. 그건 스밀라의 눈이 볼록거울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조그만 세계의 무게를 떠올려보고, 그 세계를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지켜야 할 소중한 대상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스스로를 놓아버리지 않고 꾸역꾸역 살아내는 게 아닐까 싶다. 2009. 6. 25. 고양이가 생각하는 책의 또다른 용도 오래간만에 스밀라의 근황을 전합니다. 잘 자고, 잘 놀고, 여전히 새벽 5시에 사람을 깨우네요T-T 발밑에는 어머니의 여권지갑을 깔개 대신 깔고, 저렇게 동그랗게 해 가지고 누워있습니다. 종종 사람들도 그렇게 합니다만, 역시 고양이도 책을 베개로 쓸 줄 아는군요^^ 눈이 스르르 감기는가 싶더니... 꾸벅꾸벅 졸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머리를 기댑니다. "난 머리로 책 내용을 흡수하고 있을 뿐이고~" 하지만 실제로 잘 때는, 베개 없이도 잘 잠든답니다. 살짝 앙다문 송곳니가 매력포인트. 2009. 5. 21.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