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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선물 둥지 속에 깔린 꽃담요는 어머니의 선물. 스밀라가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에 사주셨다. 스밀라가 집에 눌러 살면서 어머니도 고양이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서점에서 고양이 책을 찾아 읽어보셨다고 한다. 중성화 수술을 하고 나면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기에 산 거라 한다. 원래는 보자기 크기만 한 무릎덮개용 폴라폴리스 담요인데, 두 번 접어 스밀라의 둥지 안에 깔아놓으니 크기가 딱 맞다. 어머니와 스밀라는 부쩍 친해져서, 이제 스밀라가 어머니 이불 위로 올라가 잠들기도 한다. 걸을 때 왼쪽 뒷다리가 조금 불편해보여서 걱정했는데, 오늘 보니 괜찮은 것 같다. 잘 걸어다니고 잘 먹는다. 이제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도록 붙여놓았던 의료용 테이프도 떼냈고, 꼬투리처럼 삐져나온 실밥 끄트머리도 잘라줬다. 절개 부.. 2007. 3. 11.
중성화 수술 지난 주 토요일 오후 스밀라의 중성화 수술을 했다. 작년 여름 길에서 발견되었을 때 스밀라는 이미 두 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함께 살기로 결정하고서도 한동안 중성화 수술을 해주지 못한 건, 스밀라도 암고양이로 태어난 이상 한번쯤은 새끼를 낳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스밀라를 꼭 닮은 새끼들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스밀라를 상상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태어난 새끼들을 모두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대책없이 새끼를 낳게 하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다. 언젠가 수술을 할 거라면, 한 살이라도 젊어서 회복력이 빠를 때 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성화 수술 전에는 10시간 동안 금식을 시킨다. 수술 자체는 20~30분 내외로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먼저 고양이의.. 2007. 3. 6.
스밀라를 모델로 한 그림카드 작년 가을 오빠가 결혼하면서 새언니가 생겼다. 디자인을 하는 언니는 사진전을 축하하러 와서,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카드와 스밀라의 간식거리를 안겨주고 갔다. 스밀라의 앞발에 있는 회색 줄무늬는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잘 눈에 띄지 않는데, 그것까지 섬세하게 그린 눈썰미가 돋보인다. 스밀라 사진과 비교해서 보자(카드를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다). 길 곳곳에 길고양이가 숨어있다. 그림 속에서 카메라 목에 걸고 룰루랄라 하면서 다니는 사람이 나라는^^ 저 멀리 거대 고양이 스밀라가 두둥~ 카드 속에는 출근길 현관 앞에 앉아 배웅하는 스밀라의 상세 그림이~ 2007. 2. 9.
오래간만에 올리는 스밀라 거의 백만년만에 올리는 스밀라 사진. 고양이와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요청이 와서, 어제 저녁 유진의 선배되는 분이 스밀라와 내 사진을 찍어주셨다. 스밀라는 집밖에 나오더니 말이 없어졌다. 조용한 회색 털뭉치가 되어 얌전히 담요 위에 앉아있기만 했다. 2007. 2. 7.
[웹진 ABC페이퍼]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의 고경원을 만나다 [한 줄 인터뷰]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의 고경원을 만나다 --- 인간과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꿈꾸는 따스한 앵글 Vol. 48 2007. 2. 1~2. 7 ‘고경원의 그로테스크 아트’를 연재하고 있는 고경원은 미술과 책, 그리고 '길고양이'에 푹 빠져 산다. 그녀의 블로그 '길고양이 이야기'는 이미 백만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 그녀가 책을 펴냈다. 좀처럼 보기 드문 '길고양이'에 관한 책이다. "가장 고단했던 시절,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길고양이를 향한 그녀의 따스한 시선이 책갈피마다 묻어 있다. 고경원 지음,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갤리온, 8천8백원, 2007년 1월 Q. '길고양이' 사진을 찍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왜 하필 '.. 2007. 2. 1.
^ㅅ^ 연이은 마감 야근에 밤늦게 돌아오니 어머니께서 뜬금없이 "이제는 고양이 밖으로 내보내도 된다"고 하셨다. 실은 한 달 전쯤 새벽에 스밀라가 방문을 앞발로 열고 거실로 나왔다가, 아버지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날은 그림 그리려고 빌려온 고양이-_-;라고 해명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그저께 내가 없는 사이에 스밀라가 또 슬그머니 문을 열고 나온 모양이다. 고양이가 종종 방문을 열고 나간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설마 닫힌 문까지 앞발로 긁으면서 당겨서 열 줄이야. 아래로 당겨 여는 문이야 매달리면 열린다지만, 손잡이를 돌려서 여는 문은 그렇게 열지 못할 줄 알았다. 한데 딸깍 소리가 나게 꼭 닫지 않으면 고양이 손힘으로도 문이 열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날 거실에서 발라당 발라당 노는 스밀라를 본 아버지가.. 2006.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