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발톱 콜라주 고양이도 허물을 벗는다. 고양이와 한 집에서 살기 전에는 미처 짐작도 못했던 일이다. 허물이라고 해서 뱀처럼 통째로 가죽을 갈아 치우는 거창한 수준은 아니고, 발톱 끝의 각질층이 통째로 훌렁 벗겨지는 정도지만, 그래도 빠지기 전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발톱을 보노라면 신기하다. 처음 고양이 발톱 껍데기를 발견했을 때는 “어떡해, 발톱 빠졌어!” 하고 호들갑을 떨다가, 고양이들은 주기적으로 발톱이 벗겨진다는 사실을 안 뒤에 멋쩍어서 무심코 버렸었다. 하지만 요즘은 거실 청소를 하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고양이 발톱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이 들어 잘 챙겨둔다. 한번 모아서 뭔가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초승달을 닮은 고양이 발톱을 모아 콜라주를 해보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상상도 해 본다. 인간의 피를 .. 2007. 11. 29. 오늘 아침 스밀라 2007. 7. 1. 변심한 스밀라와 어머니 어머니의 의기양양한 웃음. 스밀라는 말린 닭가슴살 간식을 주면 좋아한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대개 그렇듯, 어머니도 “고양이는 원수를 갚는 영물이니, 절대 집에 들이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땐 ‘무슨 전설의 고향도 아니고 …’ 싶었지만, 어머니에겐 확고한 근거가 있었다. 우리 할머니, 그러니까 어머니에겐 시어머니인 그분이, 고양이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루는 할머니가 집 안에 들어온 새끼 고양이를 내쫓았는데, 앙심을 품은 어미 고양이가 어느 날 깜짝 놀라게 하는 바람에 할머니가 쓰러졌고, 오래 앓다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몇 차례 설득도 해봤지만 어머니는 완고했다. 그래서 작년 7월 스밀라가 우리 집으로 숨어들었을 때 제일 걱정됐던 사람도 어머니였다. 언젠가 독립하면 고양이와.. 2007. 6. 27. 상자놀이를 하는 스밀라 귀는 부엉이 귀. 2007. 6. 12. 고양이 입술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은 웃음을 지을 수 없다고 한다. 사람처럼 감정에 따라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인간이 평소에 얼마나 밋밋한 일자형의 입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하루 중에 얼마나 오랫동안 그런 일자형 입술로 살아가는지 곰곰 생각해보면, 고양이가 사람보다 더 풍부한 표정을 지녔다는 주장은 반드시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고양이의 입술에는, 적어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사람의 입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표정이 있다. 고양이의 선명한 ㅅ자 입술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어떻게 보면 단호해 보이고, 어떨 때는 심통이 난 것 같다. 뭔가 집중해서 바라볼 때, 어린아이처럼 살짝 입술을 벌리고 바라보는 모습은 압권이다. 특히 세상 모르고 잠든 새끼 고양이의 입술은 살짝 .. 2007. 6. 2. 장식장 놀이 2007. 5. 22.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