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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타는 고양이 저녁에 처리하기로 했던 일이 어긋나서 꿀꿀한 마음으로 돌아오다가, 혹시나 하고 고양이 은신처를 들렀는데 저번의 삼색 아깽이가 있었다. 약간 거리를 두기는 하지만, 이제는 인기척이 나도 잽싸게 피하지는 않았다. 흰 바탕에 황토색과 검은색 물감을 번갈아가며 찍은 듯한 무늬가 등을 따라 꼬리까지 이어지는 예쁜 삼색냥이다. 게다가 후다닥 달려가더니 갑자기 뛰어오르면서 나무 타는 묘기까지 보여줘서 감동했다. 길고양이 사진을 찍어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오랫동안 고양이 나무타기를 본 것은 처음이다. 저렇게 나무를 탈 줄 아는 고양이들인데, 역시 캣타워만으로는 당연히 성에 차지 않을테지. 잠깐 저런 자세로 나무에 붙어있더니, 조심스럽게 아래를 내려다보며 착지할 준비를 한다. 나무에서 내려온 고양이는 .. 2005. 10. 13.
☆눈맞춤하는 고속터미널 고양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카메라를 구경하는 길고양이. 다듬지 않은 구도 속에 자연스런 자세가 마음에 든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다가와서 좀 놀랐다.-_-; 2005. 10. 11.
☆사냥감에 대한 집착 멀리 떨어진 곳을 지나가는 비둘기를 발견하더니 앞발에 힘을 모으고 등을 구부려 용수철처럼 튀어나갈 준비를 갖춘다. 움직이는 작은 동물들에 대한 고양이의 집착이란. 오랜 도시 생활 중에도 사냥 본능은 퇴화되지 않고 남아 있다. 하품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눈앞에 다른 먹잇감이 있다고 상상해보면 무시무시한 풍경이 될 지도. 2005. 10. 9.
고양이의 상황 판단 아주 코앞까지 다가가지 않는 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눈으로 빤히 눈을 마주친다. 하지만 아저씨가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우뚝 서니 얼른 도망간다. 하긴 우산이 몽둥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2005. 10. 8.
★고속터미널 고양이 일가 한가람문구센터에 가려고 고속터미널에 내렸는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고양이 일가를 만났다. 어른 고양이 한 마리, 좀 더 어린 고양이 두 마리. 저렇게 주차 중인 오토바이 위에서 한가롭게 햇빛을 쬐고 있다. 고양이 발견 즉시, 문구센터고 뭐고 30분 넘게 촬영 모드. 길고양이 사진 한달치 분량은 찍었나보다.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멀찍이 관망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건 대부분 아이들이다. 2005. 10. 8.
길고양이의 험난한 삶 과일가게 새끼고양이를 만나러 가던 길에 처음 보는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사진 찍은 각도가 애매해서 차 밑에 깔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바퀴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다. 아마 발정기인듯, 사람이 웅얼대는 것 같은, 흔히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하다는 목소리로 계속 울고 있었다. 고양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지만, PC로 옮겨 큰 화면으로 보면서 착잡해졌다. 귀 앞쪽으로 아직 핏자욱도 채 마르지 않은 상처가 있고, 귀 뒤로는 오래 전에 물어뜯기거나 뭔가에 패인 듯한 흉터가 나 있다. 온 몸의 상처가 팍팍한 길고양이의 삶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 찍어온 대부분의 길고양이들이 지나칠만큼 당당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삶에 찌든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더 심란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길고양이.. 2005.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