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길고양이, '털북숭이 인간' 되다 길에서 고양이를 데려오면,인간은 자신이 '선택'했다 여긴다. 하지만, 실은 길고양이가 인간을 '간택'했다는 것이 맞다. 아픈 길고양이나 새끼 낳은 어미고양이가, 평소 잘 대해준 사람에게 찾아가 제 몸을 의탁하는 사례가 그러하다. 물론 모든 고양이가 거리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세계로 합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길고양이로 살기를 그만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싶은 고양이도 있는 것이다. 신사 고양이는 그런 길고양이의 '간택과 정착'에 관한 이야기다. 스스로를 신사 고양이라 여기는 이 길고양이도 처음부터 인간을 간택하는 눈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길고양이를 선택했을 뿐 책임감은 없었던 철부지 소년 알렉산더를 떠나, 신사 고양이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반려인을 고르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 2009. 9. 5. 국립중앙박물관의 '쥐잡는 고양이' 귀엽네 뾰족한 삼각지붕 위에 올라선 고양이 한 마리가 고개를 쭉 빼고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아까부터 은근슬쩍 신경을 거스르는 쥐 두 마리가 자꾸 눈에 밟혀서입니다. 저놈들을 어떻게 해야 한방에 잡을 수 있을까를 놓고 심사숙고하는 듯합니다. 고양이는 오래 전부터 사람 곁에 머물며 쥐를 잡아주는 '가축'이었습니다. 농경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쥐는 재산을 좀먹는 괘씸한 유해동물이었을 것이고, 고양이는 그 유해동물을 잡아주는 소중한 파수꾼이었습니다. 그런데 땅과 사람이 점점 멀어지면서, 땅에 살던 쥐가 사람이 사는 시멘트 집으로 들어올 일이 없어지자, 농가마다 없어서는 안될 동물로 사랑받던 고양이의 역할도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고양이를 '쥐 잡는 도구'로만 생각해온 사람에게는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2009. 3. 29. 용산참사 유족돕기 '연꽃' 한송이 사세요~ "꽃 사세요~ 연꽃 한 송이 사세요~" 제가 키운 꽃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는 길고양이 블로그 잠시 접고 꽃장사 한번 해볼랍니다. 목판화가 이윤엽의 용산참사 유족돕기 기금마련 판화 '여기 사람 있다' 두번째 작품이 나왔습니다. 판매가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3만원입니다.(배송비 무료) 저번 목판화를 보고서 선뜻 주문하기 어려웠던 분들이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늘 향해 팔을 뻗은 남자를 보면, 불 속에서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난 분들이 떠올라 힘겨웠던 분도 계실 거고요. 이번 작품은 연꽃을 든 사람이라 저번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고, 차분한 애도의 느낌입니다. 저 연꽃이 촛불과 닮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용산참사 유족 돕기 판화가 시리즈로 쭉 나오면 모아보고 싶네요. 해서 이번에도 주문하려 합니다. 사실 의미가 .. 2009. 3. 26. 길고양이 작가의 '자작 고양이우표'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생활사진가' 김하연 님이 특별한 엽서를 보내주셨어요. 겉봉에는 김하연 님이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우표가 붙어있고, 봉투에는 자작 고양이 엽서가 들어있었습니다. 처음 김하연 님께 자작 고양이 우표를 선물받은 것은 2007년 11월경입니다. 그때 '고양이는 고양이다'(2007. 11. 19~12.2)라는 개인전을 열면서 기념으로 만드신 듯합니다. 예쁜 연두색 봉투에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 1장과, 전시 안내 엽서가 들어있었지요. 고개를 위로 하고 살짝 미소짓는 듯한 고양이의 얼굴이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고양이 우표는 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의 종이에 지나지 않지만, 제게는 어떤 화려한 전시포스터보다도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우표입니다. 약간 손때가 묻기는 했지만, 아직도.. 2009. 2. 25. 세계의 고양이 우표, 예쁘네^^ 요즘처럼 편지 한 통 구경하기 힘든 세상에, 과연 우표란 얼마나 소용이 있는 물건일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표는 실제로 유통되는 것뿐 아니라, 수집용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표 수집가로 유명했던 미국의 32대 대통령 루즈벨트는, "나는 학교를 다닐 때보다 우표를 모으며 더 많은 지식을 배웠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요. 우표란 그저 조그만 그림이 그려진 종이가 아닌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문화권에서는, 내가 아는 어떤 대상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매개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수집한 세계 고양이 우표들을 구경하면서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2009. 2. 21. '고양이 까세'를 아시나요? '고양이 까세'를 아시나요? 발음이 야릇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고양이를 '까자'는 게 아니고요, 고양이를 테마로 우편봉투에 그려진 그림을 말합니다. 까세라고도 하고, 까쉐라고도 합니다만, 영문으로는 Cachet로 표기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면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수집하게 되는데, '고양이 까세'도 저의 수집목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까세는 보통 '초일봉피'용으로 많이 제작됩니다. 초일봉피란, 새 우표를 발행한 맨 처음 날짜 소인이 찍힌 봉투를 말합니다. 그냥 무늬 없는 흰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그 날짜 소인을 찍은 것을 수집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수집가의 입장에서 너무 밋밋하고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초일봉피에 해당 테마와 관련이 있는 그림이 들어간 기념소인을 찍거나, 까세를 인.. 2009. 2. 17.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