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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즈 르네가 엄선한 현대추상미술의 역사 Jul. 12. 2001 | 프랑스의 '문화권력'으로까지 불리는 화상(畵商) 드니즈 르네(88)가 지난 60여년 간 수집해온 현대 추상미술작품을 국내에 선보인다. 8월 15일까지 열릴 ‘20세기 추상미술의 빛과 움직임’전에는 드니즈 르네의 예술적 동반자로서 영감을 제공했던 빅토르 바자렐리를 비롯해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 알렉산더 칼더, 장 탱글리, 폴 뷰리, 옵 아트의 거장 라파엘 소토, 신조형주의의 주창자 피엣 몬드리안, 미니멀 아트의 엘스워스 켈리, 도널드 저드, 로버트 인디애나 등 50여 명의 대표작 80여 점이 전시된다. 1944년 파리에 문을 연 드니즈 르네 화랑은 1955년 키네틱 아트를 처음 선보인 ‘움직임’전을 열면서 세계 미술계에 부각됐다. 빅토르 바자렐리의 기획으로 이뤄진 이 전시는 캔버.. 2001. 7. 12.
사진은 더 이상 예술의 하녀가 아니다-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 Jul. 12. 2001 |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에서 7월 22일까지 ‘2001 포토페스티벌 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의 사진을 비롯해 영상·설치 등의 장르와 결합된 사진을 보여주는 36명의 작품 1백20여 점이 전시된다. 가나아트센터 개관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페스티벌 형식의 대규모 사진전인 만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구본창, 배병우, 오형근, 황규태 등 국내 중견작가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신디 셔먼, 안드레 세라노, 쉬린 네샤트 등의 해외 사진작가, 그리고 빌 비올라, 게리 힐, 토니 아워슬러 등의 영상작가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진계를 대표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유치했다. ‘예술의 미천한 하녀’에서 .. 2001. 7. 12.
바다 한가운데서 죽음과 싸운 사람들 Jul. 09. 2001 |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은 때로 인간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자연의 시련에 맞서면서 서로를 돕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바다 위에서 선원들이 겪는 고난은 자연재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폭풍이나 표류보다 더 빈번히 목숨을 위협하는 건 선장이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폭력이었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 인간과 인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세바스찬 융거의 실화소설 《퍼펙트 스톰》(박지숙 옮김, 승산)은 1991년 10월 허리케인 ‘그레이스’에 의해 조난당한 황새치잡이 어선 안드레아 게일 호의 이야기를 그렸다. 폭풍 전의 고요라는 말처럼, 처음엔 날씨는 흐렸어도 바다는 잔잔했다. 뱃사람들에.. 2001. 7. 9.
2001년 상반기 미술계 동향 Jul. 06. 2001 |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의 타계 소식은 2001년 초 미술계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전시 동향 면에서는 사진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대관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인사동 화랑들이 작가지원을 위한 기획공모전을 제안하고 나선 것도 이채롭다. 한편 미술교사 김인규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부부 나체사진작품이 외설시비를 빚으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 화단의 거장, 운보 김기창 타계 2001년 1월 23일, 운보 김기창(88)이 숙환으로 타계했다. 운보는 17세 때인 1930년 이당 김은호에게 한국화를 배우기 시작해, 이듬해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청록산수, 바보산수, 문자도, 점·선 시리즈 등의 작품에서 구상과 추상, 서양화와 동.. 2001. 7. 6.
(1+1)×13=삶과 꿈에 대한 13가지 진솔한 이야기 June 25. 2001 | 계간 《세계의 문학》 100호 출간을 기념하는 특별기획 대담집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김우창 외 25인, 민음사)가 출간됐다. 예술, 종교, 신화, 정치, 경제, 여성 문제 등 각 분야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26명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진행한 총 13회의 대담을 모았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이 가장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수단은 다듬어진 글보다 말’이라는 전제 하에 기획됐다. 따라서 대담자들의 어렸을 적 이야기나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 살아가면서 어려웠던 점 등 보통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사적인 면모까지도 대화의 형식 속에 꾸밈없이 드러나 있다. 총 13회의 대담을 녹취해 정리한 분량만 원고지 4천 매가 넘는 것을 .. 2001. 6. 25.
동정(童貞) 없는 세상을 향한 동정(同情) June 24. 2001 | 제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박현욱(34)의 장편소설 《동정 없는 세상》은 여자친구와 ‘한번 하는’ 것에 모든 관심이 쏠린 열아홉 살 소년의 성 체험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미숙한 주인공이 여러 사건들을 통과의례로 경험하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성장소설의 특징이라면, 《동정 없는 세상》의 통과의례는 ‘동정 떼기’다. “한번 하자” “싫어” 《동정 없는 세상》의 화자 준호는 막 수능시험에서 해방된 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공부는 딱 질색이고, 졸업 뒤의 일에도 도무지 관심이 없는 그의 소원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여자친구와 한번 자보는 것이다. 포르노 비디오와 섹스사이트를 성교육 교재로 삼아 성장한 세대, ‘지난 몇 년간의 내 개인사는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과.. 2001.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