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캣워크 책꽂이 위 공간이 아까워서 MDF박스를 사다가 자주 안 보는 책들을 꽂아뒀다. 천장에서 15cm 정도 공간이 비는데, 여기가 스밀라의 새 놀이터가 됐다. 베란다 방 책꽂이에서 공간박스 위로 훌쩍 뛰어오르더니 왔다갔다 하면서 논다. 저기 먼지도 한 2년 묵었을텐데, 또 털옷으로 먼지 청소 한번 해 주시고. 냥냥 울다가, 창밖을 빤히 바라보기도 하고... 방향을 바꾸기도 힘들 정도로 좁아보이는데, 어찌어찌해서 몸을 홱 틀더니만. 다시 베란다 방쪽 책꽂이로 폴짝. 고양이들은 역시 높은 곳에서 뛰어놀기를 좋아한다는-_-;;; 2006. 9. 10. 오리를 사냥하는 링스 스톡홀름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던 링스(Lynx)의 박제. 오리를 낚아채는 순간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게 마음에 들었다. 네 다리 얌전히 땅에 딛고 교과서 속 그림처럼 서 있는 우리나라 동물 박제들과는 많이 다르다. 아마 땅에 딛은 저 뒷다리 속에 굵은 철심 같은 게 들어있어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모양인데, 실제로 도약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고양이과 동물이라면 무조건 귀엽게만 보이는 사람의 눈에는 귀여워보이지만, 링스도 맹수다. 2년 전 여름 스칸센에 갔을 때 야외동물원에 녀석이 있다기에 보고 싶었지만, 낮이라 그런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우리 안에는 새끼 링스가 세 마리 있습니다"라는 표지판만 보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래서는 어린왕자의 보아뱀 얘기나 다를 바가 없지 않나. 2006. 9. 6. 위안의 편지, 9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최근 출간된 '내 사랑의 역사: 엘로이즈&아벨라르'(북폴리오)를 뒤적이다가 눈에 띈, 인상 깊은 한 대목. 위안의 편지 letter of consolation는 자신의 불행한 삶을 편지로 써서 보냄으로써, 편지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고통이 사실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만들려는 의도로 쓰였다. 2만 단어에 이르는 그 편지는 단순히 아벨라르의 삶만을 이야기하는 자서전이 아니었다. 몇 세기 동안 그 편지는 그가 직접 지어 붙인 '내 불행의 역사 Historia Calamitatum Mearum'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왔다. 아벨라르는 '위안의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편지를 읽을 이름 모를 수도사에게 자신의 고통스런 지난날을 털어놓는다. 12세기에는, 사는 게 힘겹다고 느끼는 수도사들에게 이런 편지가 역.. 2006. 9. 6. 탐나는 마법의 고양이 빗 고양이계의 '마법의 빗'이라는 퍼미네이터를 사볼까 고민 중이다. 무슨 면도기처럼 생겼고 크기도 작아서, 처음에는 별 믿음이 가지 않았다.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고. 그런데 입소문을 들어보니 꽤 털을 잘 잡아줘서 빗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나중에 우연히 털 빗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빗살 사이로 촘촘하게 끼어나오는 털이 만만치 않았다. 스밀라도 빠지는 털의 양이 장난이 아니어서, 여기저기 날리기 전에 정리해줘야 하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쇼핑몰에도 몇 군데 입점된 것 같은데, 가격도 소규모 구매대행을 할 때보다는 많이 내렸다. 지금까지 알아본 최저 가격은 3만 원이다(여기보다 더 싼 곳이 있으면 제보해주세요^^;). 그래도 3천 원에서 5천 원 사이인 일반 고양이 빗보다 몇 배는 더 비.. 2006. 9. 5. 헤어볼을 토한 스밀라 밤 사이에 스밀라가 헤어볼을 토했다. 가끔 나뭇가지처럼 단단하게 굳은 털뭉치가 변에 섞여 나오기는 했지만, 토한 상태 그대로의 헤어볼을 본 건 처음이다. 망연자실 앉아 있는 스밀라... 아래 사진은 토한 위액 위에 살포시 얹힌 헤어볼의 상세 사진. 헤어'볼'이라기보다는 맛동산처럼 생겼는데. 비위가 약한 분은 보지 말아주세요. 고양이를 안 키우는 분들이 안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헤어볼에 대한 자료를 남기고자-_-;; . . . . . . . . . . . . . . . . . . . . . . . . . . 사진은 실물 크기보다 약간 큰 정도. 저 덩어리가 모두 털이다. 매일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먹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저런 털뭉치가 나오지도 못하고 뱃속에 뭉쳐 있다면 큰일나겠다. 헤어.. 2006. 9. 4. '5대5 가르마' 길고양이 '대오아저씨'의 매력 5대5 가르마를 탄 앞머리, 의뭉스럽게 뜬 실눈, 코 밑의 애교점까지! 넉살 좋은 중년 남자를 닮은 길고양이 ‘대오아저씨’는 애묘인 사이에서 유명인사다. 대오아저씨와의 생활을 재미있는 그림과 사진으로 소개해 온 일러스트레이터 훅끼(본명 신혜원, 24)씨를 만났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은 자주 만나는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그런데 왜 이름이 하필 대오아저씨일까. 혹시 '대오각성(大悟覺醒)' 할 때의 그 대오? 이름에 얽힌 사연부터 물어봤다. 지나치게 정직한 5대5 가르마, 의뭉스럽게 뜬 실눈, 코 밑의 애교점까지, 넉살 좋은 중년 남자를 닮은 대오아저씨가 겅중겅중 뛰어온다. (사진 제공: 훅끼) 훅끼씨가 직접 그린 부채 그림 속에 등장하는 대오아저씨의 모습이 듬직하다. “처음 봤을 때 너무 웃겼.. 2006. 9. 4. 이전 1 ··· 216 217 218 219 220 221 222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