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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양이 스밀라가 안 보여서 또 어디로 갔나 하고 집을 헤매다 보니, 방바닥에 널어놓은 양말 사이로 슬그머니 찾아와 몸을 누이고 있습니다. 짧은 양말을 빨래건조대에 하나하나 널려니 영 번거롭고, 방바닥에 말리면 빨리 마르기도 해서 안방 바닥에 양말을 줄줄이 깔아놓았더니 어떻게 알고 그 사이로 드러누운 것이죠. 다른 좋은 방석류도 많은데 굳이 빨랫감 위로 몸을 누이는 고양이의 심리는 왜 그럴까 고민해보았는데요. 1. 갓 빨아놓아 세제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빨랫감의 냄새가 좋다. 킁킁~ 2. 꼬들꼬들 말라가는 빨랫감의 까슬까슬한 감촉이 기분좋다. 부비부비~ 3. 빨랫감에 털을 묻혀놓으면 사람이 하나하나 떼어내는 걸 구경하는 게 재미있다. 뒹굴뒹굴~ 뭐 이 중에 하나 아닐까 합니다. 저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밀.. 2013. 4. 27.
도코나메에서 만난 메롱 고양이 일본 아이치 현의 도자기마을 도코나메를 산책하던 무렵 또 다른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혀를 빼꼼 내밀고 메롱 자세로 자고 있네요. "내가 웃는 것처럼 보여도 웃는 게 아니야" 메롱 하고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턱밑에 찌든 침의 흔적을 보면 어딘가 몸이 좋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루밍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숭부숭한 털도 그렇고요. 어딘지 모르게 피곤해 보이는 고양이입니다.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슬그머니 일어나 자리를 피합니다. 그렇다고 마구 뛰어 달아나는 것도 아니고, 여유롭게 기지개까지 쭉 켜며 일어나 슬금슬금 걸어갑니다. 고양이 눈앞에 도자기마을 도코나메의 상징이라라 할 수 있는 대형 마네키네코상 '도코냥'의 모습을 본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마치 길고양이를 보고 반가워 .. 2013. 4. 26.
동화같은 ‘이웃집 토토로’ 메이의 집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팬이라면 가슴 설레며 찾아가는 일본 아이치 현의 명소가 있습니다. 아이치엑스포공원에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살던 집이 재현되어 있거든요. 애니메이션에 잠깐 등장한 조역이었지만 주인공만큼 사랑받았던 고양이 버스에 반한 터라, '이웃집 토토로'와 관련된 장소가 가까이 있다면 빼놓지 않고 찾아가게 됩니다. 일본 고양이여행에서 고양이 버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행이 빠지지 않는 건 그런 이유도 있답니다. 초록빛 숲으로 둘러싸인 덕에 빨간 지붕이 더욱 도드라지는 ‘사츠키와 메이의 집’은 2005년 개최된 아이치엑스포를 기념해 추후 조성된 관람시설 중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곳입니다. 1회 입장인원을 50명 정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 2013. 4. 25.
웃음과 복을 나눠주는 복고양이 신사 고풍스런 목조주택이 남아 있어 고즈넉하게 산책하는 즐거움이 도자기마을 도코나메. 길고양이와 인사도 나누고, 도예점에 들러 잠자는 고양이 모양의 도자기 인형을 사기도 하면서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笑福猫舍'이라고 적힌 세로 현수막이 눈에 띄어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한자의 뜻만 보면 '웃는 복고양이의 집'인데, 복고양이를 모신 신사였습니다. 여행지의 복고양이 신사라면 일부러 시간내어 찾아가기도 하는지라, 우연히 발견한 이곳이 무척 반가웠네요. 잠시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격식을 갖춰 큰 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아니지만, 복고양이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미쿠지가 묶여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나쁜 운세를 뽑으면 신사에 오미.. 2013. 4. 24.
도자기마을 도코나메에서 만난 산책고양이 나고야 추부공항에서 가까운 도자기 마을 도코나메. 이곳은 복을 불러다준다는 복고양이 '마네키네코' 인형의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마네키네코의 길'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랍니다. 복고양이로 유명한 도코나메의 도자기 산책로를 찾아가봅니다. 마네키네코의 길은 워낙 다양한 복고양이 작품이 많은지라 다음 글에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골목골목 돌아보기로 합니다. 못쓰게 된 찻잔들을 깨뜨려버리지 않고 장식해 도자기 벽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도자기 산책로의 벽은 도기들로 장식되거나, 혹은 작가들의 도예작품으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어린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귀여운 이미지로 완성된 도자벽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묘사한 고양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요. 고양이 가족의.. 2013. 4. 23.
드럼통에 뛰어든 길고양이, 뭘 봤을까 돌담 위에서 놀던 길고양이 한 쌍이 드럼통 앞에 문득 멈춰선다. 드럼통 안에 뭔가 맛있는 냄새라도 났던 것일까? 돌담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뒷모습이 심상치 않다. 금세라도 드럼통을 향해 뛰어들 기세다. 올블랙 고양이가 먼저 정탐을 한 뒤에, 돌담 아래로 뛰어내린 채 대기하고 있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부른다. "어이, 이것 좀 봐. 여기 괜찮은 게 있다고" 하는 표정이다. 먼저 드럼통 안을 엿보기는 했지만, 올블랙 고양이는 제가 먼저 드럼통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고등어무늬를 선발대로 앞세워 들여보낸다. 기웃기웃하던 고등어녀석이 별 탈 없이 나오는 걸로 보아 안전한 듯. 쩝쩝 입맛을 다시는 걸 보면 드럼통에 담아 태우려고 남은 음식물쓰레기라도 있는 듯하고. 안전이 확보되고 나서 그제야 올블랙 고양이도 .. 2013.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