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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시인' 황인숙의 유쾌한 캣맘일기-<우다다, 삼냥이> 시인, 캣맘, 세 고양이의 엄마. 황인숙 선생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묵묵하게 길고양이 사랑을 실천하는 선생님은 '길고양이의 대모'로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분이다. 황인숙 선생님의 시나 산문도 좋아하지만, 글뿐 아니라 삶의 방식에서 존경하게 된 분이기도 하다. 길고양이였던 란아, 보꼬, 명랑이-이렇게 세 마리 고양이와 선생님이 함께하는 일상을 담은 책 가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펼쳐든다. 평소 '고양이 시인'으로 불릴 만큼 꾸준히 고양이에 대한 시와 산문을 써온 선생님의 일상이 책에 오롯이담겨 있다. 책 속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화가 염성순의 그림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두 분이 친구 사이라서 그런지 그림에도 유머가 실려 있다고 해야 할까. 책에 실린 그림 중에서 씨익 웃게 되는 한 장면.. 2013. 4. 7.
비오는 날, 고양이의 책상 전망대 스밀라가 즐겨 가는 책상 전망대 위로 폴짝 뛰어올랐습니다. 모기장이 없는 반대편은 이중창으로 되어 있어서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스밀라가 칭얼대면 열어주는데,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스밀라도 바깥구경에 열중하네요. 사람들이 알록달록한 우산을 들고 지나가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뭔가 움직이는 덩어리도 더 커 보입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스밀라의 눈도 분주해집니다. 창문 쪽으로 붙여놓은 책상과 창문 사이의 거리가 30cm 정도 뜨는지라, 공간박스를 사다가 3개 이어서 붙여놓았더니 스밀라가 창문 턱을 오르내리기도 쉬워지고 책꽂이 대용으로도 쓸 수 있어 좋아요. 종종 저 위에 누워 식빵 자세로 저를 구경하며 지냅니다. 스밀라가 저렇게 창가에 앉아 있으면, 회색 줄무늬 등산양말을 신은 것처럼 토실토실.. 2013. 4. 6.
길고양이 따라 10년, 책이 된 '길고양이 통신' 누구나 사는 동안 잊지 못할 인연을 만납니다. 저에게는 2002년 7월 만난 ‘행운의 삼색 고양이’가 그랬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그때만 해도 집에서 함께 살 수 없었기에 길고양이를 따라다니게 되었고, 그렇게 만난 길고양이들과 함께한지 벌써 10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이번에 펴내는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은 그 10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원래 2007년 1월 펴낸 첫 번째 고양이책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갤리온)의 개정판으로 준비할 예정이었습니다. 2012년 타이완에서 번역 출간된 『작업실의 고양이』보다 첫 번째 책이 먼저 번역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던 것도, 사진에세이에 걸맞은 개정판을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0년간 변화해 온 길고양이 동네 이야기를 담다 보니 아.. 2013. 4. 5.
고래벽화마을에서 만난 길고양이 고래와 고양이 벽화가 사이좋게 어우러진 마을이 있다. 울산 야음동 신화마을이다. 1960년대 울산화학공단이 조성되면서 생긴 이주민들이 모여 정착한 마을인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가깝다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서 마을을 관통하는 큰길에 고래를 그려 넣거나 고래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한다. 마을 곳곳에서 이렇게 고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마을에 벽화가 그려진 건 '고래를 찾는 자전거'라는 영화의 배경지로 이곳이 등장하고, 또한 2010년 마을미술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부터였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울산 지역의 화가들이 큰길 양쪽으로 이어지는 골목에 새로운 그림을 채워 넣으면서 벽화가 늘어, 현재 벽화골목만 18개에 달한다. 고래마을로 유명하지만 고양이 그림도 쏠쏠하게 접할 수 있고 길고양이도 종종 만날.. 2013. 4. 4.
봄비 맞이하는 스밀라와 어머니 오래간만에 내리는 봄비를 맞이하러 베란다에 나온 어머니께 스밀라가 도도도 달려갑니다. 자기도 바깥 구경 하겠다며, 베란다에 놓아둔 종이 상자 위로 폴짝 뛰어오르네요. 스밀라를 본 어머니가 반갑게 웃어줍니다. 고양이는 창밖 구경을 좋아합니다. 특히 창문이 열려 있을 때 창문 너머로 흘러들어오는 낯선 냄새 맡기를 즐겨하지요. 하지만 바깥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건 옆에 사람이 있을 때뿐입니다. 모기장이 있기는 하지만 혹시 창밖에 날아든 날벌레를 보고 스밀라가 달려들다가 모기장이 흔들리거나 하면 위험할지도 몰라서, 항상 옆에 지키는 사람이 있을 때만 창문을 열어놓거든요. 그래서 스밀라도 지금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면 바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다가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머니 곁에서라면, 하루쯤은 고.. 2013. 4. 3.
고양이와 닮은 듯 다른 '삵'의 매력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면 같은 고양잇과 동물에게도 마음이 갑니다. 특히 고양이와 몸집이 거의 비슷하면서도 야생생활을 하는 삵은 로드킬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점차 보기 힘든 동물이 되어가고 있기에 자연상태에서는 만나기 힘들지요.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만날 수 있을 따름입니다. 대전미술관 취재를 갔다 돌아오는 길에 대전동물원에 살고 있다는 삵을 만나러 가 봅니다. 원래 육식동물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히 아기동물사에서도 어린 삵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어미에게 버림을 받았다니...사진 속 작은 삵들이 아마 1년 전 모습이었나 봅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것처럼 어린 삵이 이제 거의 다 자랐네요. 고양이과 동물은 수직운동을 좋아하는데, 사진 속의 낮은 나무받침 외에는 딱히 삵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2013.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