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고냥 파이프 아래 앉아 있는 고양이의 옆얼굴. 뭔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졸리워하고 있다. 2005. 10. 20. 먹이를 찾는 부비 한 손에 천하장사 소세지를 들고 휙휙 흔들면서 부르니, 멀찌감치 서서 올까말까 고민하는 것 같더니 성큼성큼 이쪽으로 온다. 처음에는 머뭇머뭇 했지만, 나뭇잎 위에 소세지 조각을 살짝 얹어 놓으니 냉큼 입으로 물어다가 안전한 곳까지 가서 먹는다. 머리만 나무덤불 속으로 디밀고 꼬리를 휙휙. 다 먹고 나더니 연신 내 손에 쥔 소세지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결국 가까이 다가왔다. 등을 스윽스윽 쓰다듬어도 거부반응 없이 얌전하다. 반들반들한 털 밑으로 등뼈가 만져지고, 고양이의 체온이 느껴진다. 2005. 10. 20. 길고양이와 음식점의 관계 밀레니엄타워 화단 뒤편 음식점에서 생선구이 남은 것을 화단 쪽에 놓아둔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음식점 주인과 고양이가 교감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은 불과 며칠 전 일이다. 화단 뒤편에는 고양이 밥그릇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화단의 나무가 좀 뜸한 자리마다 고양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가운데 심령사진화한 고양이는 몇달 전 금색 탑 앞에서 도도하게 서 있던 삼색고양이다. 어린 흰고양이가 눈치보는 듯한 시선으로 슬쩍 올려다 본다. 이때까지만 해도 울지 않고 있었는데... 음식점 아주머니를 발견한 순간 서둘러 화단 밖으로 나오면서 야옹야옹 울어댄다. 종종 먹을 것을 갖다주는 아주머니 얼굴을 외운 것이다.뭔가 말을 하려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력하게 들었다. 흰고양이는 자기 방식으로 아주머니를 반기.. 2005. 10. 16. ☆나무 타는 고양이 저녁에 처리하기로 했던 일이 어긋나서 꿀꿀한 마음으로 돌아오다가, 혹시나 하고 고양이 은신처를 들렀는데 저번의 삼색 아깽이가 있었다. 약간 거리를 두기는 하지만, 이제는 인기척이 나도 잽싸게 피하지는 않았다. 흰 바탕에 황토색과 검은색 물감을 번갈아가며 찍은 듯한 무늬가 등을 따라 꼬리까지 이어지는 예쁜 삼색냥이다. 게다가 후다닥 달려가더니 갑자기 뛰어오르면서 나무 타는 묘기까지 보여줘서 감동했다. 길고양이 사진을 찍어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오랫동안 고양이 나무타기를 본 것은 처음이다. 저렇게 나무를 탈 줄 아는 고양이들인데, 역시 캣타워만으로는 당연히 성에 차지 않을테지. 잠깐 저런 자세로 나무에 붙어있더니, 조심스럽게 아래를 내려다보며 착지할 준비를 한다. 나무에서 내려온 고양이는 .. 2005. 10. 13. ☆눈맞춤하는 고속터미널 고양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카메라를 구경하는 길고양이. 다듬지 않은 구도 속에 자연스런 자세가 마음에 든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다가와서 좀 놀랐다.-_-; 2005. 10. 11. 세계 장신구 박물관 1978년, 내전 중인 아프리카 대륙에 뚝 떨어진 29세의 한국 여인이 있었다. 에티오피아 외교관으로 발령 받은 남편을 따라 먼 이국 땅을 밟은 여인은, 전쟁으로 어수선한 현지 시장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검은 벨벳처럼 윤기 흐르는 에티오피아 여인의 목에 빛나는 은 목걸이 한 점. 대대로 물려져 내려온 세월이 응축된 그것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었다. 여인은 번개 맞듯 장신구의 매력에 눈떴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었다. 종로구 화동에 아담하게 자리한 세계장신구박물관(www.wjmuseum.com)의 씨앗은 1970년대 에티오피아의 한 시장에서 그렇게 싹텄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강원 박물관장은 25년 간 8개국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김승영 전 대사와 함께 세계를 다니며 장신구를 모았다. 그의 .. 2005. 10. 11. 이전 1 ··· 242 243 244 245 246 247 248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