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신구 박물관 1978년, 내전 중인 아프리카 대륙에 뚝 떨어진 29세의 한국 여인이 있었다. 에티오피아 외교관으로 발령 받은 남편을 따라 먼 이국 땅을 밟은 여인은, 전쟁으로 어수선한 현지 시장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검은 벨벳처럼 윤기 흐르는 에티오피아 여인의 목에 빛나는 은 목걸이 한 점. 대대로 물려져 내려온 세월이 응축된 그것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었다. 여인은 번개 맞듯 장신구의 매력에 눈떴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었다. 종로구 화동에 아담하게 자리한 세계장신구박물관(www.wjmuseum.com)의 씨앗은 1970년대 에티오피아의 한 시장에서 그렇게 싹텄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강원 박물관장은 25년 간 8개국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김승영 전 대사와 함께 세계를 다니며 장신구를 모았다. 그의 .. 2005. 10. 11. ☆사냥감에 대한 집착 멀리 떨어진 곳을 지나가는 비둘기를 발견하더니 앞발에 힘을 모으고 등을 구부려 용수철처럼 튀어나갈 준비를 갖춘다. 움직이는 작은 동물들에 대한 고양이의 집착이란. 오랜 도시 생활 중에도 사냥 본능은 퇴화되지 않고 남아 있다. 하품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눈앞에 다른 먹잇감이 있다고 상상해보면 무시무시한 풍경이 될 지도. 2005. 10. 9. 고양이의 상황 판단 아주 코앞까지 다가가지 않는 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눈으로 빤히 눈을 마주친다. 하지만 아저씨가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우뚝 서니 얼른 도망간다. 하긴 우산이 몽둥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2005. 10. 8. ★고속터미널 고양이 일가 한가람문구센터에 가려고 고속터미널에 내렸는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고양이 일가를 만났다. 어른 고양이 한 마리, 좀 더 어린 고양이 두 마리. 저렇게 주차 중인 오토바이 위에서 한가롭게 햇빛을 쬐고 있다. 고양이 발견 즉시, 문구센터고 뭐고 30분 넘게 촬영 모드. 길고양이 사진 한달치 분량은 찍었나보다.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멀찍이 관망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건 대부분 아이들이다. 2005. 10. 8. 길고양이의 험난한 삶 과일가게 새끼고양이를 만나러 가던 길에 처음 보는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사진 찍은 각도가 애매해서 차 밑에 깔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바퀴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다. 아마 발정기인듯, 사람이 웅얼대는 것 같은, 흔히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하다는 목소리로 계속 울고 있었다. 고양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지만, PC로 옮겨 큰 화면으로 보면서 착잡해졌다. 귀 앞쪽으로 아직 핏자욱도 채 마르지 않은 상처가 있고, 귀 뒤로는 오래 전에 물어뜯기거나 뭔가에 패인 듯한 흉터가 나 있다. 온 몸의 상처가 팍팍한 길고양이의 삶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 찍어온 대부분의 길고양이들이 지나칠만큼 당당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삶에 찌든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더 심란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길고양이.. 2005. 10. 6. 밀레니엄 고양이의 새로운 가족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어쩐지 좀 뜸하다 싶더니, 밀레니엄타워 고양이들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 새끼를 낳고 키우느라 꼼짝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며칠 전 오후 7시 좀 넘어서 들러보니, 흰 바탕에 황토색 무늬의 아깽이가 혼자 뛰어놀고 있었다. 태어난 지 한두 달 정도 되었을까. 그런데 아직 어려서인지, 부모들과는 달리 경계심이 많다. 밀레니엄 고양이들의 특징은 사람의 관상을 보고, 자기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는 게 아니거나, 뭔가 먹을 것을 주려는 것 같으면 꿈쩍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녀석은 아직 그런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나보다. '두발 짐승이 가까이 오면 무조건 튀어!'라는 것이 이 녀석의 1차적인 생존요건인 것이다. 내가 부시럭거리면서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는 동안 이 녀석은 먼저 .. 2005. 10. 3. 이전 1 ··· 243 244 245 246 247 248 249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