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의 밀레니엄고양이 보통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피하지만, 밀레니엄 고양이들은 사람이 옆에 지나다니거나 말거나 별로 개의치 않는다. 길바닥 한가운데 도사리고 앉아서 사람들이 지나는 모습을 구경하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해서 웃음이 난다.만지면 폭신폭신할 것 같다. 2005. 5. 7. 기상천외한 주전자의 세계-세계주전자전 [미디어다음/ 2005. 5. 4] 일상적으로 쓰는 그릇 중에서도 주전자는 형태와 기능이 독특해 조형예술가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해 왔다. 16세기 초 중국 강소성 부근에서 제작된 자사호(紫砂壺), 생활 속의 예술품이었던 한국의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주전자, 막대 모양 손잡이가 달린 일본의 찻주전자 큐슈(Kyuhu), 17세기 델프트웨어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청화문 찻주전자 등 도자기로 만든 주전자의 역사는 깊고도 넓다. 특히 주전자를 구성하는 몸통, 뚜껑, 물대, 손잡이 등의 요소는 다채로운 조형적 변주를 가능하게 한다. 공예에서 중히 여기는 ‘일상적 쓰임’과 ‘예술적 미’의 조화를 담아 기발한 상상력과 놀라운 형태로 눈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주전자들을 만나본다. 이 작품들은 ‘제3회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일환.. 2005. 5. 4. 아기고등어냥이 사진을 어젯밤에 올리려고 했는데 넘 피곤해서 휙 자버렸다. 오늘 집에 가서나 올릴 수 있을듯. 파주 취재를 갔다가 아기고등어냥이를 만났다. 두 손으로 쥐면 폭 감싸쥘 수 있을만한 크기인데 딱하게도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얼굴의 무늬가 정확한 대칭형인데다 아방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는 모습이 귀엽다.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회색냥이가 아기냥이를 보호하려는 의도인지, 불안하게 왔다갔다하면서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노려본다. 발 크기는 비슷해 보이는데, 역시 나이 많은 쪽이 키는 훌쩍 크네. 1층에는 아기고냥이, 2층에는 러시안블루인 듯한 회색냥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철창 한가운데가 뚫려 있어 오르내릴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 덕분에 고양이 다리로 만든 아치에 아기고냥이 숨은 진풍경도 목격. 2005. 5. 3. 오래간만의 루이즈 부르주아전 4월 12일부터 5월 13일까지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루이즈 부르주아 근작전이 열린다. 2002년 전시 이후 근 3년 만에 열리는 그의 전시다. 조선일보 프리뷰에 함께 실린 작가의 최근 사진을 보니, 나이도 잊고 정열적으로 작업해온 그도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구나 싶다. 하긴, 내가 기억하는 작가의 마지막 모습은 1982년 메이플소프가 찍은 사진이니, 벌써 23년 전(!) 일인 것이다. 그때도 이미 할머니였지만, 만 나이로도 벌써 아흔 넷이 된 지금은 그때보다 한결 조그마한 할머니의 모습이다. 물론 미소는 잃지 않았지만. 이번 전시의 출품작이 대부분 드로잉과 퀼트 위주로 일관한 것은 역시 기력이 쇠한 때문일까. 입체작품은 달랑 두 점뿐이니, 강렬한 인상을 주는 부르주아의 전작에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 2005. 4. 25. 이야기 속 숨은 보물을 찾아 뛰는 선수들-공연창작집단 ‘뛰다’ 《문화와 나》 2005년 봄호 | 오래된 물건에는 그 물건이 견뎌 온 세월만큼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물건들이 버려지면 그 속에 숨은 이야기도 함께 버려진다. 하지만 쉬 잊히고 버려지는 사물의 쓰임새를 찾아내 연극적 오브제로 탈바꿈시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공연 창작 집단 ‘뛰다’ 단원들이다. 오래된 물건 속에 깃들었다 깊은 밤 뛰쳐나와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이는 도깨비처럼, 무대에 서면 단원들은 장난기 넘치는 밤도깨비가 된다. 극단이란 수식어 대신 굳이 ‘공연 창작 집단’임을 표방하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들은 연기, 연출은 물론 무대 예술, 의상 디자인까지 직접 해낸다. 버려진 생수통, 찌그러진 양재기와 양은 냄비, 모서리가 닳은 나무 빨래판 등 천덕꾸러기 낡은 물건들은 ‘뛰다’의 손을 거쳐 독특.. 2005. 4. 24. 상처와 봉합…치유를 꿈꾸는 노작가의 여정 ‘루이즈 부르주아’전 [미디어다음/ 2005. 4. 23]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우발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어느 여중생의 사연이 최근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장 소중한 안식처여야 할 가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가족 구성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특히 불안과 두려움이 일상화된 생활 속에서 증오와 죄책감의 양가감정을 겪으며 자란 자녀들은 성인이 된 뒤에도 그 후유증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하지만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예술치료는 심리치료의 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으며, 임상적 접근이 아닌 순수예술 측면에서도 이와 같은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서울 사간동 국.. 2005. 4. 23. 이전 1 ··· 255 256 257 258 259 260 261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