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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착의 그동안 만난 밀레니엄 고양이의 인상착의. 얼굴만 클로즈업하니 지명수배 사진같다. 물론 모든 사진을 정면에서 찍은 건 아니니까, 고양이들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찍었던 길고양이 사진을 정리하면서 틈틈이 업데이트 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밀레니엄 고양이의 가계도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2002년 7월 7일] 제일 처음 만났던 밀레니엄 고양이다. 뽀얀 얼굴과 갸름한 하관, 또랑또랑하게 생긴 눈망울 등이 길고양이 중에서도 미묘라 할 만하다. 비교적 사람을 잘 따랐으나, 쓰다듬으려면 하악거렸다. [2003년 8월 9일] 엄마가 되어 돌아온 밀레니엄 고양이. 위 사진에서 거의 1년이 지난 후의 모습이다. 고양이는 나이를 먹으면 눈의 색깔이 조금 달라진다는데, 이 녀석 역시 약간.. 2005. 4. 3.
고양이집 고양이의 근황 지난 가을쯤, 안국동 고양이집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고양이집은 안국동 아름다운가게 맞은편에 있는 구멍가게에 대해 내 마음대로 이름붙인 것이다. 제일 나이를 많이 먹은 듯한 삼색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좀 더 어린, 비슷한 또래의 황토색 얼룩고양이 세 마리-이렇게 네 마리가 뒹굴뒹굴 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곤 했는데, 간혹 구멍가게에서 천하장사 소세지를 사다 먹이는 사람들로 구멍가게의 매출도 조금은 올라갔을지 모른다. 아마도 고양이집 주인과 네 마리의 고양이는 암묵적인 동의 하에 화목하게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지난 겨울 내내 그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아서 궁금했는데, 오늘 정독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고양이집 고양이들의 소식을 들었다. 원래는 다섯 마리가 있었는데, 누군가 쥐약을.. 2005. 3. 28.
3D 일러스트레이션의 대부-벤 도미타의 종이로봇전 [미디어다음/2005. 3. 26] 흔히 일러스트레이션이라면 종이 위에 그려진 그림만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신촌 아트레온 13층 다목적홀에서 3월 31일까지 열리는 ‘벤 도미타’ 개인전에서는, 정교한 종이로봇, 기계와 동물의 유기적 결합을 묘사한 입체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 평면 위에 그려지는 일러스트레이션을 3차원의 현실세계로 불러낸 3D 종이 일러스트레이션의 세계를 화보로 먼저 만나본다. 벤 도미타(Ben tomita)는 3D 종이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일본 작가로, 사실적이면서도 기괴한 사이보그 이미지의 오브제가 눈길을 끈다. 그의 작품은 작가 자신도 “편의점 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품을 만든다”고 할 만큼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이번 전시에.. 2005. 3. 26.
☆다시 밀레니엄 고양이 밀레니엄 타워 뒤에 고양이가 많은 것은 화단을 잘 꾸며놓았기 때문이다. 키 작은 나무와 큰 소나무가 골고루 자라고, 흙 바닥에 잡풀들이 수북해 생쥐들도 어딘가 숨어 살 법하다. 상업용 건물로 가득한 종로 한복판에서 고양이들이 야생의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게다가 밀레니엄타워 하단부는 갑옷 비늘 같은 금속 재질로 둘렀기 때문에, 그 비늘이 건물 면과 맞닿는 부분은 비스듬히 경사가 생겨 고양이가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고양이들은 주로 낮에는 이 공간에서 지내고, 밤이 되면 바깥으로 나온다. 물론 건물 관리인들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겠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동물원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으로 밀레니엄타워 뒤뜰을 찾는 것 같다. 야생고양이에 대한 여러 가지 박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열심히 살.. 2005. 3. 20.
소금으로 만든 투명 십자가-‘세계의 십자가’전 [미디어다음/2005. 3. 15] 흔히 십자가라고 하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묘사한 카톨릭 교회의 ‘십자고상’이나, 순수한 형태의 십자가만 강조하는 개신교의 십자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십자가도 국가 별로, 또 시대 별로 살펴보면 그 형상과 재료가 다채롭게 변화함을 알 수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 1층에서 3월 11일~19일까지 열리는 ‘세계의 십자가’전에서 십자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십자가 5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반적인 형태의 십자가 상 외에도, 폴란드 소금광산의 소금으로 만든 투명 십자가, 베를린 분단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 유쾌한 민족성이 드러난 엘살바도르의 분트 십자가, 총알 탄피를 깎아 만든 십자가 등 흔히 볼 수 없는 십자가들이 선보인다.. 2005. 3. 15.
밀레니엄 고양이에게도 봄이 왔는가 최근 밀레니엄 고양이가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잿빛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만나 한참을 놀았다. 5백원 짜리 천하장사 소세지를 3분의 2 정도 먹으면 '이제 먹을만큼 먹었다'는 듯이 무관심한 얼굴로 훌쩍 떠나버리던 녀석인데, 그날은 웬일인지 자리를 뜨지 않고 내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벤치 위로 올라오더니 내 다리 위에 슬그머니 앉는 게 아닌가. 딱히 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차가운 바닥에 앉기 싫어서 따뜻한 곳을 찾아든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반가웠다. 한동안 고양이를 안고 있다가 슬그머니 내려놓을 때는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을 정도니까. 2005.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