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뒤에 찾아오는 페이소스-‘funny sculpture·funny painting’전 Oct. 11. 2002 | 10월 24일까지 평창동 갤러리세줄에서 열리는 ‘funny sculpture·funny painting’전은 박영균(회화), 천성명(조각), 노석미(회화), 홍인숙(판화) 등 30대 초·중반 작가 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전시명이 풍기는 이미지는 마냥 가볍고 흥미로운 것 같지만, 막상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하나같이 희화화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희극무대를 방불케 한다. 손에 봉숭아물을 들이고 배시시 웃는 주책스런‘늙은 언니’, 머리에 꽃을 꽂고 철퍼덕 주저앉은 회사원 아저씨, 실연의 충격으로 가슴에 구멍난 처녀,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를 땅딸막한 애늙은이…만화 속에서 방금 뛰어나온 듯 과장되거나 축소된 형태, 화려하고 유치찬란한 키치 이.. 2002. 10. 11. 글씨로 그린 풍경-‘60년대 이응노 추상화, 묵과 색’전 Oct. 11. 2002 | 문자추상과 군중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고암 이응노. 그의 회화를 보면 사람을 닮은 듯, 글자를 닮은 듯 다의적인 형상이 백지 위를 종횡무진 내닫는다. 힘찬 먹선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한껏 뭉쳤다가, 배경색과 먹선이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내는 묵과 색의 한바탕 춤판.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에서 12월 21일까지 열리는‘60년대 이응노 추상화, 묵과 색’전에서는 고암이 파리체류 초기인 1962∼67년 사이에 제작한 추상화 소품 1백20여 점을 소개한다. 모두 일반인에게는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미공개 작품. 흔히 알려진 고암의 작품은 대작 위주지만, 오랜 시간 다독이듯 쌓아나가는 대작과 달리, 스케치로 일기를 쓰듯 그려진 작품들은 고암의 체취를 보다 극명히 보여준.. 2002. 10. 11. 다중시점으로 포착한 리얼리즘의 세계-최진욱전 Oct. 04. 2002 | 영상예술과 설치미술이 급부상해온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회화는 죽었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서 회화의 복권을 논하는 작가들도 여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10월 20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서양화가 최진욱(47,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역시 ‘회화의 종말’과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경계선상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온 작가 중 하나다. 시류에 관계없이 평면회화에 매진해온 작가는 통산 6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다중시점으로 포착한 리얼리즘 회화를 선보인다. 사실적이되, 회화성을 강조한 ‘그림 같은 그림’ 최진욱의 그림은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진 같은 그림’으로서의 정교한 사실성보다 회화작품 특유의 회화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 2002. 10. 4. 자연친화적 문화예술공동체의 청사진- 헤이리 건축전 Oct. 04. 2002 | 극단적인 수직성만 강조된 사무빌딩, 다닥다닥 줄지어 선 아파트촌, 천편일률적인 적벽돌 마감의 다세대주택. 게다가 울긋불긋 간판으로 도배한 상업건물에 이르기까지, 도심 건축환경의 비인간적 측면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을지도 모른다. 전원주택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전원을 벗삼아 살아가면서도 문화혜택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이웃하며 살아가는 마을-이상향으로만 남을듯했던 이런 청사진을 현실로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이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에서 한참 진행중이다. 생태공동체·문화공동체를 표방하며 2007년 입주를 목표로 조성중인 ‘헤이리 아트밸리’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생태공동체·예술공동체로 조성되는 헤.. 2002. 10. 4. 마음 속에 누구나 간직한, 바로 그 길-‘My favorite way’전 Sep. 27. 2002 | 사람은 살아온 연륜만큼 마음 속에 길을 다져놓기 마련이다. 그 길은 물리적인 것일 수도, 은유로서의 길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어떤 순간의 갈림길, 혹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다 쓸쓸히 돌아서던 골목길, 혹은 어릴 적 어머니 손을 붙들고 종종걸음치던 재래시장의 미로같은 길…형태와 빛깔은 다르지만 길의 이미지는, 그 길의 기억을 소유한 이의 마음 속에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서울과 베를린 사이-이방인으로서의 체험을 약도 위에 새기다 관훈동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 10월 20일까지 열리는 ‘My favorite way’전은 서로 다른 문화적 성장배경을 가진 성민화와 요하킴 바인홀트, 두 작가가 보여주는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일에서 작.. 2002. 9. 27. 비누로 빚어만든 고전조각의 패러디-‘Translation’전 Sep. 27. 2002 | 신문로에 위치한 성곡미술관 별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강렬한 향기가 엄습한다. 자극적인 듯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익숙한 이 냄새, 혹시 방향제라도 뿌린 걸까. 그러나 어둠 속에 조명을 받고 서서 관람자를 기다리는 인체조각상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게 된다면, ‘아, 그 냄새!’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대리석처럼 생겼지만, 모든 작품들은 비누로 제작됐다. 완벽하게 이상화된 인체에 반기를 든 모각(模刻)의 모각 조각가 신미경은 성곡미술관에서 9월 29일까지 열리는 네 번째 개인전‘Translation’전에서 쉽게 녹아 없어지는 재료인 비누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고대 그리스의 인체조각을 모사하거나, 고대조각.. 2002. 9. 27. 이전 1 ··· 276 277 278 279 280 281 282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