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부부, 그 삶의 현장-김옥선의 ‘해피 투게더’전 Nov 22. 2002 | 흔히 하는 말로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두 사람이 하나가 될 때, 그것도 문화적 성장배경이 판이할 수밖에 없는 국제결혼부부의 경우에는 결혼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의 조합이 한층 복잡다단해지기 마련이다. 이 변수들의 조합이 더할 나위 없는 찰떡궁합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 축적되는 미묘한 차이가 그 사랑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관훈동 대안공간 풀에서 11월 26일까지 열리는 김옥선의 세 번째 개인전‘해피 투게더’는 국제결혼 부부들이 경험하는 모호한 차이의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전시다. 작가 자신도 독일인 남편과 결혼해 9년째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는 자전적 성격이 짙다. 국제결혼부부의 주거공간으로 시선을 옮기긴 했지만, .. 2002. 11. 22. 이야기가 있는 반지 - 700개의 언약전 Nov 22. 2002 | 손가락의 둘레를 따라 기분 좋게 밀착되는 둥글고 서늘한 물체-완전함과 영원불멸을 상징하는 반지는 인간이 만들어낸 장신구 중 신체와 가장 밀착돼있는 것 중 하나다.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절대권력을 대표하는 인장으로 쓰였던 반지는 교회를 통해 세속화되면서 배우자에 대한 귀속의 증거로 탈바꿈해, 오늘날에는 사랑의 징표로 그 의미를 이어오고 있다. 이밖에도 16세기 경 유럽에서 유행한 포지 링(posy ring)처럼 여러 가지 경구를 반지에 새겨 신의의 상징으로 몸에 지니거나, 반지 속에 공간을 만들어 향료, 약, 죽은 이의 유골 등을 담기도 했는데, 이러한 반지의 용도와 형태를 짚다보면 작은 문화사를 완성할 수 있을 정도다. 손가락 위의 작은 예술-반지의 매력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5층.. 2002. 11. 22. 정밀함과 화려함의 조우 - 일본근대미술전 Nov 15. 2002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는 12월 8일까지 일본근대미술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된 일본근대미술작품 198점 중 회화 및 공예품 70점을 엄선, 3차에 나누어 교체 전시한다. 1차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수는 약 30여 점으로, 남화(南畵)의 대가이면서 소정 변관식의 스승이었던 고무로 스이운, 풍속묘사에 뛰어났던 가부라키 기요카타, 일본 근대칠기공예의 일인자 마쓰다 곤로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일본근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다. 전통화 계승과 서양화법 수용 거쳐 정립된 일본근대회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일본의 관전(官展)인 문부성미술전람회, 제국미술원미술전람회 등을 중심으로 출품됐던 것이 대부분이다. .. 2002. 11. 15. 인간 내면의 또다른 얼굴 - 중국탈전 Nov 15. 2002 | 가면은 감추기 위한 도구일까, 드러내기 위한 도구일까. 흔히 본래의 모습을 숨긴다는 의미로 ‘가면을 쓴다’는 표현을 쓰긴 하지만, 굳이 감추기 위해서라면 오늘날 전해지는 가면의 형상에서 관찰되는 강렬한 표현력이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가면은 인간의 내면 깊이 자리잡은 본질을 극도로 응축시켜 드러낸 것’이란 가설 쪽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12월 9일까지 열리는 ‘신의 몸짓, 인간의 표정-중국탈’전은 이처럼 ‘숨기는 동시에 드러내는’ 가면의 특징을 뚜렷이 담고 있는 전시다. 원로중문학자 김학주 씨가 평생 수집해온 중국탈 2백80여 점의 국립민속박물관 기증을 기념해 열린 본 전시에서는 중국전통연희에 이용된 탈을 비롯해 상례, 성인식.. 2002. 11. 15. 온몸으로 편견을 지워내는 법-개리 시몬즈의 ‘고스트 하우스’전 Nov 08. 2002 |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11월 23일까지 열리는 ‘고스트 하우스’전에서는 지우는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 개리 시몬즈(38, 남가주대 교수)의 작품세계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뉴욕 할렘가에서 인종차별을 겪으며 성장한 기억을 바탕으로 칠판과 벽 등을 화폭 삼아 작업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대작회화 5점, 드로잉 20여 점 및 영상작업 1점 등을 전시한다. 개리 시몬즈의 작업방식은 제작과정에서부터 다른 작가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대부분의 그림은 작가 자신이 계획한 형상을 그리는 데서 완성되기 마련이지만, 그는 그림을 그리는 통상적인 절차에 덧붙어 한 가지 작업을 첨가한다. 바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손으로 문질러 지워버리는 것. 그의 작업은 지우는 행위를 위한 그림이라 해도 과언이 아.. 2002. 11. 8. 수를 놓듯 한 획 한 획 그려나간 꽃의 초상 -김홍주전 Nov 08. 2002 | 사간동 국제화랑에서 11월 23일까지 서양화가 김홍주(58, 목원대 교수)의 11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세필로 그린 대형 꽃그림, 드로잉 등 총 20여 점이 전시되며, 꽃의 형상을 본뜬 플라스틱바구니를 이용한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1970년대 후반부터 오브제와 사실주의적 회화의 조합을 통해 현실의 재편을 탐구했던 김홍주는,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한 꽃 그림을 통해 사물의 비판적 해체에 도전해왔다. 그의 그림은 지극히 사실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몽환적인 추상화처럼 보이는데, 이와 같은 인상은 명암의 콘트라스트를 부드럽게 하고 형상은 안개를 한 겹 겹쳐놓은 것처럼 은은하게 묘사하는데서 온다. 이렇게 묘사된 꽃의 모호한 윤곽은 마치 인체의 특정 부분을 연상시키기.. 2002. 11. 8. 이전 1 ··· 274 275 276 277 278 279 280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