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하는 젖소무늬 길고양이 비 오는 날, 길고양이들은 어디서 비를 피할까? 궁금한 마음에 우산을 들고 골목으로 나서 봅니다. 사람이 쓴 우산도 휘청휘청할 만큼 거센 비바람이 불어, 길 위로 고양이의 자취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고양이 레이더를 윙윙 돌려보면, 어디선가 잡히는 게 있습니다.처마 밑에서 가만히 비를 피하고 있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 것입니다. 물에 젖은 땅을 밟은 듯, 어린 고양이가 오도카니 앉은 땅 주변으로 동그라니 젖은 발자국이 또박또박 찍혔습니다.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춰 살그머니 쭈그리고 앉아봅니다. 가만히 보니, 검은 코팩 무늬에다 짜장면을 먹다가 국물이 한 방울 튄 듯한 점무늬까지 갖추었습니다. 비오는 날, 눈길은 자연스레 젖은 땅을 향합니다. 흙이 사라진 바닥에는 시멘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2011. 3. 16. 어머니를 지키는 고양이 파수꾼, 스밀라 봄맞이 대청소 겸 묵은 짐을 정리하던 어머니가 노곤하신지 잠시 잠을 청한 틈에 스밀라가 그 앞을 지키고 누웠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고 어머니 있는 쪽을 빤히 보는 모습이 "언제쯤 일어날 거예요? 나 심심한데..." 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합니다. 생각에 잠긴 스밀라의 옆모습은 이마가 동그란 짱구 모양이라서 한층 더 어리게 보입니다. 어머니 일어나실 때까지 그 앞을 지킬 모양인지, 아예 문턱을 베고 누웠습니다. 시선은 어머니쪽을 향해 있습니다. 저도 스밀라의 행동이 어디까지 갈까 궁금해져서 계속 옆에 앉아 관찰해 봅니다. '아... 심심하구나' 멍하니 천장을 바라봅니다. 급기야 어머니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가는 스밀라입니다. 겨우내 묵은 짐을 치우는 것도 큰일인지라 어머니도 많이 피곤하셨나 봅니다. 스밀라가.. 2011. 3. 15. 《작업실의 고양이》책, 다음주 초쯤 서점에 풀립니다. 출간기념전과 함께 소개해드리고 싶었던《작업실의 고양이》책이 3월 17일(목)경에나 서점에 풀릴 듯합니다. 인쇄소에서 잘못 재단된 부분이 발견되어 그 부수만큼은 폐기하고 새로 찍어야 한대요. 출간기념전 오픈 때는 소량 정상인쇄된 책을 추려올 수 있었지만 다음 주 수요일 정도에나 재인쇄한 책이 나온다니 서점에 깔리는 건 3월 17일(목) 이후에나 가능할 듯해요. * 검수 후 재인쇄가 늦어져서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 출간기념전은 책 배본과 상관없이 진행 중입니다.^^ 2011. 3. 13. '작업실의 고양이' 출간기념전에 초대해요(3.11~4.11) 2011년 3월 11일, 고양이를 사랑한 젊은 예술가 15명의 작업실 인터뷰 『작업실의 고양이』(아트북스) 출간을 기념해 2건의 전시를 준비합니다. 매년 전시를 열 때마다 진행했던 길고양이 후원기금 바자회를,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 직접 주관하여 매주 토요일마다 벼룩시장을 엽니다. 단행본 출간을 기념해 제가 기획한 고양이 전시 2건 외에도, 출판기념전 장소를 제공해준 산토리니서울에서 자체기획한 낭만고양이페스티벌 행사가 같은 기간에 열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 부대행사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 후원벼룩시장’(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정오~오후 8시) - 일일 공방체험: 『작업실의 고양이』에 수록된 작가들과 '나만의 고양이 소품' 만들기 1) 조은정(메이) 작가의 고양.. 2011. 3. 11. 한쪽 발을 지팡이 삼은 길고양이, 보름이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 중에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왼쪽 눈은 금빛으로 빛나는 태양을 닮았고, 하얗게 변한 오른쪽 눈은 보름달을 닮아 보름달을 눈동자에 담았다는 의미로 '보름이'라 부르고 있는 수컷 고양이입니다. 보름이는 붙임성 좋은 길고양이들과 달리 소심해서, 인기척만 나면 숨곤 했습니다. 태생적인 소심함이 아니라, 어쩌면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의 본능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보름이를 외나무다리 위에서 딱 마주친 것입니다. 보통 저 외나무다리에서 눈이 마주치면, 여느 길고양이들은 잽싸게 몸을 180도 돌려 반대편으로 도도도도 달아납니다. 마치 평지를 달리는 것과 같은 속도로, 거리낌 없이 내달리지요. 그러나 보름이는 조심스레 한쪽 앞발로 기둥을 짚고, 천천.. 2011. 3. 7. 근황 1. 회사를 그만둔 지 근 1년 반만에 다시 잡지기자로 취직했습니다. 3월부터 출근해서 바로 4월호 취재를 시작한지라 좀 정신이 없습니다. 블로깅은 작년만큼 자주 하지 못하겠지만 주말께 시간 내서 올려볼까 합니다. 회사가 종로여서, 밀레니엄 고양이들은 오히려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세 번째 고양이 책 (아트북스)가 3월 11일 출간됩니다. 원래 작년 여름쯤 나왔어야 하는데 추가취재를 하고 편집 수정이 있어 늦어졌네요. 이번 책도 2008년 초부터 2년 넘게 준비했는데요. 새 책을 낼 때면 늘 여러 생각이 듭니다만 저 스스로 출판기획자나 단행본 필자로 살기 이전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고 싶고, 이번 책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 2011. 3. 6. 이전 1 ··· 57 58 59 60 61 62 63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