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화장실을 기쁘게 치우는 이유 "벅벅벅벅~" 새벽 4시만 되면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스밀라가 화장실 갔다가 발판을 앞발로 긁는 소리인데요.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고양이가 알아서 깨워주니, 시골에서는 장닭이 새벽을 알린다지만, 이 집에서는 고양이가 새벽을 알리는 셈입니다. 볼일을 다 마친 스밀라는 제 방문 앞에 와서 "앵~" 하고 우는데, 이건 "냄새나니까 화장실 빨리 치워줘!" 내지는 "나 안 졸려. 놀아줘!" 둘 중 하나를 의미입니다. 새벽잠이 없는 아버지도 보통 4시 반쯤 아침을 드시기 때문에, 겸사겸사 눈을 뜨게 되지요. 고양이 화장실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보통 뚜껑 없는 평판형과 뚜껑 있는 것으로 나뉘는데, 스밀라는 처음에 평판형을 썼다가, 모래날림이 있어서 뚜껑 있는 것으로 바꾸었지요. 뚜껑 있는 것으.. 2011. 2. 13. <예술가의 고양이>(가제)가 곧 출간됩니다 고양이를 사랑한 젊은 예술가 15명의 작업실 탐방기이고요, 물론 그분들의 작품 이야기와 고양이 이야기도 빠질 수 없지요. 이번에는 책 출간과 함께 2건의 고양이 관련 전시가 함께 열립니다. 책 준비 외에도 전시와 길고양이 후원 바자회 등 두루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마음이 바쁘네요. 작년 12월에 원고를 넘기고, 컬러 출력된 교정지를 설 연휴 전날 받아보았습니다. 교정 보느라 연휴에 한가롭게 놀 계획이 잠시 미뤄졌지만, 오래 공들여 만들었던 책이 곧 세상에 나올 것을 생각하면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네요. 15꼭지 인터뷰 중 2꼭지의 도입부만 살짝 보여드립니다. 스밀라 이야기라도 중간중간 전해드렸어야 하는데,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죄송하네요. 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 나만의 오붓한 작.. 2011. 2. 10. 새 책상을 탐색하는 고양이 쓰던 컴퓨터 책상의 키보드 받침판 레일이 망가져서, 새로 주문을 했습니다. 새 물건이라면 택배상자 하나에도 눈을 빛내는 고양이가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삼나무 책상이라 나무 냄새가 진하게 나서 그런지, 스밀라도 유독 호기심을 갖고 이곳저곳을 탐색해 봅니다. 책상에 오랜 시간 앉아서 일을 하다보니 책상 위에 키보드를 놓고 일하는 게 불편해서 키보드 받침판이 있는 컴퓨터 책상을 늘 쓰곤 했는데, 쓰다 보면 책상 본체는 멀쩡한데 받침판의 레일 부분이 아래로 내려앉아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주문한 책상은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지만, 일단 삼나무로 만든 책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할인쿠폰 써서 배송비 포함 58000원 정도에 주문했으니 괜찮네요. 새 물건이 왔다는데 냄새 맡기를.. 2011. 1. 28. 지붕 위로 쫓겨난 길고양이, 짝짝이 턱 밑에서부터 목 언저리까지 난 하얀 앞가슴털이 귀여운 짝짝이가 지붕 밑 은신처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1월도 다 지나간 요즘이건만, 철 지난 단풍잎은 아직도 나뭇가지 끝에서 떨어질 줄 모릅니다. 아직 이 세상에 무슨 미련이 남은 것인지 마지막 힘을 그러모아 나뭇가지에 매달린 단풍잎이 고양이 얼굴을 때리는 바람을 조금이나마 막아주면 좋으련만, 단풍잎도 제 목숨 챙기기에만 급급합니다. 잠시라도 긴장을 놓으면 발아래 세상으로 툭 떨어져, 그만 빛을 잃고 말 테니까요. 고양이 얼굴을 가리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자니, 인기척을 느낀 짝짝이가 화들짝 놀라 몸을 숨깁니다.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조심성이 많은 짝짝이는 인기척에 놀라 숨지만, 곧 호기심 어린 눈을 빛내며 머리를 쏙 내밀 것을.. 2011. 1. 27. 가방에 몸을 맞춘 고양이의 '고슴도치 자세' 스밀라 방석 대신 쓰라고, 안 쓰는 가방을 집 곳곳에 놓아둡니다. 안 그러면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말리려고 널어놓은 옷가지나 수건 같은 곳에 드러눕기 때문에;; 이 가방은 그래도 털 떼기가 수월하거든요. 심부름 갔다가 얻어온 천가방인데, 도톰하고 무엇보다 바닥에 천이 이중으로 덧대어져 있어서 모서리에 머리를 기대기가 편해서 스밀라가 베개로 애용합니다. 스밀라가 가방을 노리기 시작한 초창기에나 털을 신경쓰지, 아예 '고양이는 늘 뭔가 깔고 앉는 동물이다' 하고 포기하면 여러 모로 마음이 편합니다. 발라당 드러누운 자세의 감상 포인트는 살포시 꼬아준 앞발. 몸에 비해 좀 작은 가방 탓에, 자세를 한번 바꾸려면 꼬리며 다리며 자꾸만 밖으로 삐져나옵니다. 아무래도 발이 한 쪽 밖으로 나오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 2011. 1. 26. 복귀 어제로 1월까지 마감해줘야 하는 모든 일감을 끝냈습니다. 며칠째 일에 쫓겨서 못 갔던 안과도 가서 검진을 받고, 그제 내린 폭설로 눈폭탄 맞은 밀레니엄 고양이네 집에 가서 넉가래로 대강 눈 치워주고, 밀레니엄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이웃분이 보내주신 간식캔 풀어 먹이고, 돌아오는 길에 오래간만에 시내로 나왔다가 집에 그냥 들어가는 게 아쉬워서 인사동을 배회하다가 어머니가 평소 눈독을 들이던 생활한복집에서 마침 80% 할인판매를 하기에 빨간색 저고리를 사서 새해 선물로 드렸습니다. 젊으셨을 땐 검은색 옷을 즐겨입던 어머니인데, 요즘은 하늘색도, 빨간색 옷도 즐겨 입으시네요. 빨간 저고리를 입고 들뜬 어머니는 "나도 나이 들었나보다, 빨간색이 좋아지게" 하십니다. 전 아직까지는 검은색이나 코코아색, 회색 같은 .. 2011. 1. 25.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