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깬 고양이의 뻗침머리 "귀여워" 점심 전후로는 사람도 식곤증에 노곤해지기 마련인데, 하루에 16시간 이상을 자야 한다는 고양이가 졸음의 유혹을 이길 리 만무하다. 등받이 소파로 쓰던 상자에 머리를 기대고 곤히 잠든 스밀라다. 귀여워서 몰래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간 사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밀라는 셔터 소리가 들리자마자 눈을 번쩍 떠 버린다. 또 다시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표정을 짓는 스밀라. 막 잠들려고 할 때 누가 깨우는 것처럼 짜증나는 일도 없을 테니... 슬쩍 미안해진다. 그런데 저 뻗침머리는 어쩔거야^_^; 웃으면 가뜩이나 심기 불편한 스밀라가 더 화를 낼 것 같고,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면서, 이렇게 스밀라 몰래 실실 웃고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무료구독+해 보세요.[배너 클릭!] 2010. 5. 6. 까치발을 한 길고양이, 쓸쓸한 뒷모습 골목을 걷다보면 문을 열어둔 집이 간혹 눈에 띈다. 이중 삼중으로 걸쇠를 걸고, 그것도 모자라 번호자물쇠며 현관 출입제어장치까지 갖춘 아파트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나,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잃을 것도 없다 여기는 사람들에게 문이란 집에 형식적으로 딸린 부속일 뿐이다. 그 문조차 활짝 열린 부엌 앞에, 종종걸음으로 갈 길을 가던 길고양이가 문득 멈춰선다. 열린 부엌 문 너머로 무엇을 본 것일까. 아마도 눈보다 코가 먼저 반응했을 것이다. 고양이는 잠시 머뭇거리다 계단 너머로 몸을 내민다. 안이 잘 보이지 않자, 까치발을 하고 고개를 쭉 내민다. 가벼운 섀시문 한짝 달린 문턱 너머로, 인간의 영역과 고양이의 영역이 그렇게 나뉜다. 한 걸음 안으로 내딛으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도 맛보고, 귀여워해주는 .. 2010. 5. 6. 어린이날 생각나는 아기 길냥이들 날이 포근해지는 5월이 오면 길고양이 세계에서도 '아깽이 대란'이 일어난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어린 새끼들을 키울 자신이 없는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가장 양육하기 좋은 때에 새끼를 낳게 되는데 그 시점이 1년 중에서도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월이다. 5월이 돌아오면 문득 떠오르는 마음속의 아기 길냥이들을 돌이켜본다. 2002년에 처음 만난 행운의 삼색고양이가 1년 후에 낳은 새끼들의 모습. 이제 막 젖을 뗀 새끼들은 엄마가 맛있는 먹을 것을 구해오길 기다리며 곤히 잠들었다. 그간 만났던 어린 길고양이들 중에는 무사히 자라서 그 동네의 터줏대감이 된 경우도 있지만 다음해, 그 다음해에도 같은 자리에서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 한번뿐인 만남이어도 쉽게 잊을 수 없는 고양이가 있다. 뼈만 남은.. 2010. 5. 5. 길고양이 코점이, 코가 닮았네 디스크 파열 후유증으로 한동안 뻣뻣했던 허리도 좀 나아질 기미가 보여서, 슬슬 길고양이 마실을 다닌다. 병원에서는 걷기 운동을 많이 하라고 했는데, 고양이의 동선을 따라다니는 동안 꽤 쏠쏠하게 운동이 된다. 반나절 걷고 나면 허리가 뻑뻑해지고 마는 저질 체력이 됐지만, 꾸준히 무리하지 않게 운동을 하다보면 허리 근력도 생기고 몸도 좋아질 거라는 기대로... 혼자 아무 일 없이 걸으면 심심하니까, 길고양이와 함께 하는 재활운동인 셈이다. 이날의 걷기운동 중에 만난 고양이는 콧잔등에 점이 2개 있어 '코점이'로 이름붙인 길고양이. 무심한 척하며 뒤따라가 본다. 뒤를 밟히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코점이가 홱 돌아보는데, 벽에 그려진 낙서와 코 모양이 똑같다. 코의 솜털이 벗겨져 빨갛게 변한 색깔까지도 같다. 다.. 2010. 5. 4. 겨울을 무사히 넘긴 새끼 길고양이, 어른되다 사고사와 병사로 짧게 끝나기 쉬운 길고양이의 삶이지만, 힘든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살아남은 모습을 보면 내가 키운 고양이는 아니어도 대견한 마음에 어쩐지 뿌듯하다. 작년 10월 초 처음 만난 어린 길고양이도 그랬다. 겨우내 드문드문 얼굴을 보았지만 제대로 찍을 수 없었는데, 그 사이에 부쩍 자라 어른이 다 됐다. 몸매는 여리여리하고 얼굴에는 약간 앳된 기운이 남았지만, 청소년 고양이의 단계는 넘어섰다. 보무도 당당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오는 쪽을 향해, 음식쓰레기 봉지로 다가간다. 고양이 은신처 근처에는 주기적으로 밥을 챙겨주는 어르신이 계신다. 3마리 일가족이 이 영역을 지키고 있는지라 먹을 것이 확보되지만, 다른 고양이들도 드나드는 터라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한 듯. 허기가 지면.. 2010. 5. 4. 고양이 발바닥 털을 이발하는 이유 장모종 고양이를 기른다면, 주기적으로 발바닥 털을 잘라줘야 합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라면 거친 아스팔트 바닥에 털이 쓸려 자연적으로 짧아질 수 있겠지만, 언제나 매끈한 바닥에서 살아가는 장모종 고양이들의 발바닥 털은 늘 길게 자라난 상태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이 발바닥 털을 그냥 두면 고양이에게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우다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는 앞발바닥으로 제동을 거는데, 장모종 고양이들의 경우 털이 길게 자라 앞발의 마찰력이 떨어질 경우, 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달려오는 힘을 못이겨 눈앞의 물건에 충돌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릴 때도, 발이 착지한 자리에 찰싹 달라붙듯 해야 하는데, 긴 털이 발바닥 사이에 끼어있으면 미끄러질 위험이 있고 발목에 무.. 2010. 5. 2.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