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 스밀라 스밀라의 물구나무 서기(처럼 보이는 발라당) 사진들. 다리가 후들거리면 꼬리로 균형을 잡아보아요. 휙휙~ 이 정도는 눈 감고도 할 수 있다고요. 후훗~ 이렇게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힘들어서 헥헥. 그래도 귀여워요. 2008. 3. 28. 길고양이를, '취미 삼아' 키우냐고요? 방송국이라며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왔다. "혹시 길고양이 아직도 데려와 키우세요? 몇 마리나 키우세요? 요즘도 길고양이를 취미로 키우시나 해서요. 그런 분을 섭외하는 중인데..." 함께 사는 고양이 한 마리로도 충분히 벅차다고, 그리고 길고양이를 '취미 삼아' 키우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길고양이를 데려다 돌보고 입양하는 분들을 소개해 드릴 수는 있다고 말했더니, 원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 같지 않았는지 알았다며 끊는다. 무슨 의도에서 '길고양이 키우는 취미'가 있는 사람을 찾는지 모르지만, 그 '취미'란 말이 상당히 거슬렸다. 길고양이 데려다 키우는 일을 취미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그 일을 취미라고 말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전화를 걸어온 분이 단지 어휘 선택을 부적절하게 한 것일 뿐이라고 믿.. 2008. 3. 27. 명상 고양이 일본 오다이바의 '네코타마 캣츠리빙'에 살던 명상 고양이. 파라오의 무덤에 부장된 고양이 조각처럼 허리를 꼿꼿이 세운 옆선이 단아하다. 고양이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오랫동안 앉아있다가 가만히 고개를 돌려, 사진을 찍느라 얼쩡거리는 내 쪽을 내려다본다. '이런 부산스러운 인간을 봤나' 하고 질책이나 하듯이. 그 시선이 예리하고도 서늘해서 정신이 번쩍 들 것 같다. 눈길로 내려치는 죽비처럼, 날카롭다. 2008. 3. 26. 재활용 고양이장난감 1.8리터짜리 서울우유 뚜껑을 따면 병목 아래 빨간 띠가 남는데, 그 띠를 벗겨내고 안쪽의 날카로운 부분을 다듬어서 고양이에게 던져주면 신나게 가지고 논다. 하지만 그냥 주면 저렇게 심드렁한 표정을 짓기 때문에, 요령이 필요하다. 포인트는 '바닥에 대고 밀듯이 멀리 쳐내기'. 마룻바닥 이쪽에서 저쪽으로 빠른 속도로 휙 던지면서 움직이게 해줘야, 고양이가 잡으러 뛰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운동이 필요할 때 주로 이렇게 하면서 논다. 다른 고양이들에게는 아직 줘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스밀라는 꽤 좋아하는 장난감 중 하나다. 표정은 무덤덤하기 짝이 없지만, 토실토실 앞발로 '덥석' 하고 달려드는 건 귀엽고나. 2008. 3. 23. 눈 속의 블랙홀 고양이 눈의 동공은 밝은 곳에서 가늘어지고 어두운 곳에서 커지지만, 밝은 곳에서도 눈이 까맣게 변할 때가 있다. 뭔가 재미난 것, 호기심을 끄는 것을 발견했을 때다. 그럴 때의 고양이는 제 눈에 비친 사물을 모두 빨아들이기라도 할 것처럼, 눈동자 속에 커다란 블랙홀을 만든다. 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의 애절한 눈매는, 그냥 만화적인 재미로 설정한 게 아니었던 거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캐릭터를 설정한 사람은 분명 고양이를 키워 본 사람일 것이다. 그럴 때 고양이의 눈동자를 보면 귀엽지만 무척 진지해서 웃으면 안될 것 같은데, 고양이의 엉덩이를 보면 그만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움찔움찔 두 뒷다리를 동동거리면서 폴짝 뛸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꽝스러워서 웃는 게 아니라 사랑스러워.. 2008. 3. 21. 솜방망이 스밀라가 안겨 있기 싫어서 바둥거릴 때, 앞발을 지그시 잡고 얼굴에 대 본다. 나를 밀치면서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꾸욱 힘줘 누르기 때문에, 자동으로 얼굴 지압이 된다. 그래도 발톱은 내밀지 않으니까 착하지. 솜방망이처럼 동그랗고 포근한 고양이 앞발. 2008. 3. 20.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83 다음